명탐견 오드리 수사는 발끝에서부터 사계절 중학년문고 38
정은숙 지음, 이주희 그림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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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아니, 명탐견 오드리는 날카로운 추리력의 소유자지만 귀엽고 마음씨마저 따뜻하다. 이전 작품을 미처 읽지 못해 초면이건만 위풍당당한 콧날과, 총기 있는 눈빛에 첫 눈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사실 처음에는 좀 걱정이 있었다. 사람이 아닌 탐정견이기 때문에 추리를 잘 펴낼지, 보조의 역할만 해내는 것이 아닌가하고 말이다. 강아지가 사람의 사건을 추리해, 해결까지 한다는 것이 가능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판타지 같은 요소가 꼭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드리가 집사인 범이와 말이 통한다던지 하는 장치가 존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작가님께서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으셨고, 이런 나의 생각은 편견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동물의 능력을 인간보다 낮게 여기고, 보조의 역할로만 쓰일 수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오히려 인간은 철저히 조수의 역할이고 매력적인 오드리는 진실을 감별하는 귀와 날쌘 몸, 그리고 친화력과 따뜻한 마음씨로 맹활약한다. 아이들과 동네를 지키려는 오드리의 공명심이 어째 좀 많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근거 없는 자신감인 것은 아니어서 오드리는 훌륭한 추리력으로 무려 3가지의 사건을 해결하며 묻혀질 뻔한 진실을 밝혀낸다. 

그 진실들은 때로는 먹먹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감동적이다. 아이들과 오드리가 없었다면 그저 지나가는 일이었을 것이다. 

오드리와 아이들의 일상의 작은 균열들을 놓치지 않고, 의아하게 묻고 생각하는 힘은 놓치고 있는 많은 것들을 보게 한다. 이를 테면 소외되는 아이, 학대 받는 아이, 전하지 못한 마음까지. 

실낱 같은 실마리를 찾아내고, 단서를 꿰어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의 과정 자체도 흥미 진진했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 댕기 머리 탐정 김영서에서도 느꼈듯, 사회 문제를 추리 동화에 녹여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오드리로 대변되는 작가의 시선이 위태로운 아이들을 발견하고, 마치 독자들에게도 오드리처럼 눈 반짝, 귀 쫑긋, 지구력으로 위태로운 아이들을 놓치지 말라는 간절한 바람이 전해져 오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내년에 찾아올 오드리 시즌3가 기대되고, 미처 읽지 못한 오드리 시즌 1도 빠른 시일내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드리가 온몸으로 추리력을 내뿜듯, 명탐견 오드리 시리즈도 따뜻한거 귀여운거 사랑스러운것을 다해내기 때문이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잠깐 퀴즈 타임은 얼마나 유익하고 흥미 진진한지. 추리력 테스트는 막간의 재미마저 챙겨준다. 오드리의 조수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강아지 말도 끝까지 들어봐야 해! 코너는 아는 만큼 보이는 코너로, 작가님의 언어 유희에 감탄하고야 만다.  인간의 말을 철저히 오드리식으로 재해석했는데, 그게 또 적절하고 재미있을 일이냐고! 코너의 제목마저 오드리스럽다.   

재미+감동+추리+심장 쫄깃 다 잡은 명탐견 오드리!
곧 시즌 3로 돌아올 오드리를 예리한 손끝으로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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