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말 사전 슬기사전 3
박효미 지음, 김재희 그림 / 사계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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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말 사전. 제목부터 눈길을 잡아끄는 작품이다. 착한 말 사전이었다면 교훈주의로 똘똘 뭉쳐 고루하고 지루할 것 같아 펼쳐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몸에 좋지 않은 인스턴트 식품이 시시때때로 땡기는 것처럼 괜히 한 번 들춰보게 된다. 표지의 그림마저도 강력하다. 하지만 잡아오라던 나쁜말이 속된말로 육두문자가 아니라, 우리의 편견 섞인 말이었다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요깃거리가 아님을 알고 진지하게 또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이 책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편견이 드러나는 말을 쓰면서도, 편견인줄 모르던 때가 생각났다. 이제는 용어가 바뀐 저출산이라는 단어인데, 이제는 저출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왜 바뀌었는고 하니, 여자가 적게 낳는다는 의미의 저출산은 저출생의 이유를 여성에게서 찾음으로써, 성차별적인 요소가 있을 뿐만 아니라 저출생의 다양한 사회적 원인을 간과하게 만들어 해결책 또한 제대로 도출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듯, 나쁜말이 나쁜말인줄 알아야 색안경을 벗고 세상을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어른인 나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차별과 비하의 말들이 친숙하고 다양한 주제로 제시되고 있다.

말이라는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 굉장히 중요하다. 언어에 사고가 담기고, 또 반대로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생각이 만들어지기조 하니까. 별거 아닌 말로 유난떤다고 생각하지 않고, 편견이 포함된 나쁜말은 잡아내 고쳐야 발전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변화해갈 때 모두에게 기회가, 차별로 인한 상처가 빨리 회복될 것이다.

실제로 내가 했던 나쁜 말을 죽어서 잡아오게 된다면 몇 쪽이나 나올까? 몇 권쯤 되면 부끄러워서 어떻게 하지?
무심코 썼던 표현들이 가르고, 상처주는 말이었음을 알게되었다. 쓰지 않거나 바꿔쓰려는 노력만으로도 슬기롭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꼭 읽어야할 책. 나쁜말 사전!
바르고 고운말만큼이나 눈여겨 보고 경각심을 가져야할 나쁜말들이 다 잡혀, 더이상 이 책에 있는 말들이 일상어가 아니기를 바란다.

앞서 나온 열살 사랑, 블랙아웃, 노란 상자 작품에 빠져들어 읽었던 지라 박효미 작가님하면 일단은 믿고 사보곤 했는데, 호흡이 긴 동화는 아니지만 이 책에서도 작가님의 재치가 느껴졌다. 후루룩 읽어낼 수 있지만 오랜 시간 생활 속에서 영향을 줄 것 같은 나쁜 말 사전!!
작가님의 다음 작품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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