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간 - 제2차 대분기 경제 패권의 대이동
김태유.김연배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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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배우 윤여정 님 주연의 <죽여주는 여자>를 보게 되었다. 페이스북 피드를 휘적거리는데, 그 영화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한 20분가량의 영상을 잠시 보다가, '아, 이 영화는 이렇게 봐서는 안 되겠다. 제대로 봐야지.' 해서 보게 된 영화다. 


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수하다. 하지만 그중에 내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은 단어는 '노인 빈곤'이었다. 그리고 오늘 읽은 선생님 앤 파커스의 <한국의 시간>에서 한국의 경제성장과 몰락에 대한 이야기 중  <가난한 노년, 은퇴한 베이비부머> 부분에 집중했다.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은 세계 최고다. OECD 평균의 무려 4배 정도라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이끈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빈곤과 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기사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늘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자식들은 뭐 하고 있는 걸까?'인데, 이 책에서 해답을 찾았다. 


노인들의 자식들은 베이비부머들이다. 1950-1963년에 태어나신 분들인데, 그분들은 우유도 제대로 못 먹고 자란 세대다. 가난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도 못 받고 자란 탓에 대부분의 베이비 부머들이 55세 이전에 은퇴를 한다. 또한, 예전에는 자식들을 많이 나아서 부모 봉양을 나눠서 했다지만, 요즘은 1-2명이 전부다. 즉, '내 한 몸 건사하기 힘든' 시대가 왔기 때문에 부모 봉양을 선뜻 나서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노인들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린다. 그리고 이 빈곤은 계속해서 다음 세대에게 대물림이 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힘든 것이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선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뭐든지 "빨리빨리" 하는 나라인만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빨리 발을 들이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명분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정치가 아닌 오직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경제를 발전시켜 국민의 의식주를 보다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리더. 그리고 그를 통해서 국민들을 도울 수 있는 최대한의 복지를 만들어야 한다. 복지가 곧 우리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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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강의 기적'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 한국이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 신 패권전쟁의 승자가 되는 길에 대해 제시한다. 그리고 책은 말한다. 이미 한국에 거대한 기회의 문이 열렸으니 우리는 선택만 하면 되는 거라고. 미래를 선점하는 자가 미래의 지배자가 될 것이라는 따끔한 충고와 함께.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한국의 문명사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추천받아야 할 사람 중에 당연히 나도 포함되어있다. 나는 서평을 쓰며 한국의 현대사와 문명사에 관심이 많다고 이야기를 종종 해왔는데, 이 책이 내가 평소에 궁금해했던 것들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쳐줬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치가 아니라 정책이다 라는 책의 에필로그를 읽고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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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만만해지는 책 - 넷플릭스부터 구글 지도까지 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의 발견
스테판 바위스만 지음, 강희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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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까지 이과 학생이었던 나는 기나긴 문제풀이 끝에 하나의 답에 도달했을 때의 쾌감을 주는 수학을 사랑했었다. 문과 -- 영어, 역사, 사회  -- 수업들은 에세이만 많이 내주고, 선생님의 입맛 따라 점수도 천차만별이었어서 딱히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결국 나는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는 아이러니. 


그래서 학생들이 수학 문제에 대해 물어보면 종종 대신 풀어주기도 하고, 학생들과 수학 문제 풀기 대결도 하면서 수학에 대한 나의 사랑을 표현하고는 하는데, <수학이 만만 해지는 책>을 읽고 있자니, 옛날 생각이 나면서, "아, 내가 이래서 수학을 사랑했었지," 하며 추억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다. 


수학은 일상생활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학문이다. 요 앞 슈퍼마켓에 가서 무언가를 사는 기본적인 행위 역시 수학을 하지 못하면 계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올바른 값을 지불하고 물건을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길 찾기, 영화 추천, 일기예보, 여론조사, 전염병 통제 등 수학은 이미 우리 삶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수학은 우리네 삶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살면서 한 번쯤은 친해져 볼 가치가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숫자 없이 수를 세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수학에 관한 책이지만 숫자 없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니. 브라질에 사는 피라항족에게 숫자와 과거완료형 같은 문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라는 단어는 없지만 <아주 많은 양>을 뜻하는 단어는 있다고 한다. 그들은 <돈>을 수단으로 쓰지 않고 <현재>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수명이 다 되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은 즉시 주민들의 기억 밖으로 사라진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숫자 없이 사는 삶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숫자가 없다 보니 시간 개념이 없고, 시간 개념이 없다 보니 언어에도 현재 시제만 있는 그런 삶 말이다. 숫자와 수학 사이 그 어디쯤에 존재하고 있는 나에게 숫자 없이 수를 세는 피라항족의 삶은 선망의 대상일까, 어려움의 대상일까. 이 역시 그 어디쯤 아닐까 싶다. 


숫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피라항족은 아무런 문제 없이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이 책은 강조한다. 특히 문명이 발달된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숙명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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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신들을 <수포자>라고 부르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아무리 수학이 어려워도 숫자와 우리네 삶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고 숫자와 조금 더 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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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생존의 법칙 인간 법칙 3부작
로버트 그린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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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무한 경쟁의 시대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경쟁하고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 발버둥 친다. 그런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내 입으로 말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임은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로버트 그린의 <인간 생존의 법칙>은 경쟁사회에서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 그게 나 자신과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 사람들에게 필독서다. 이 책은 5장으로 나뉘어 있고 각 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법칙을 가르쳐 준다.


제1장: 자기 준비의 기술

제2장: 조직의 기술

제3장: 방어의 기술

제4장: 공격의 기술

제5장: 모략의 기술 


개인적으로 내게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자기 준비의 기술>이다. 세상에 나를 내어 놓기 전까지, 학생들 앞에 서기 전까지 나는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인지 깨달을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특히 <평정심을 잃지 마라> 부분에서 <욱>하는 성질이 있는 나에게 정말 필요했던 조언이 담겨있었다. 


"전쟁 같은 일상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당신을 무장시키는 최선의 것은 더 깊은 지식이나 지성이 아니다. 정신을 더 강하게 하고 감정을 더 잘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내면의 규율과 강인 함이다. 매일매일 평정심이 유지되도록 연마하라." P.45


나는 나 스스로가 멘털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은 무언가에 압도당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나 자신에게 되뇌어야 할 말을 오늘 이 책에서 찾았다. 내면의 규율과 강인함. 나만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규율은 무엇인지, 또한 강인함을 키우기 위해서,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해봤다.


1) 명상하기 

- 요즘 책을 읽으면서 깨닫는 것은 명상의 중요성이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입에 달고 사는 내게 하루에 단 5분이라도 내 하루를 되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중인데, 짧다면 짧은 300초의 시간이 나의 하루를 이렇게 풍성하게 할 줄 꿈에도 몰랐다. 그와 동시에 나의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이제 명상 없는 나의 하루는 상상하기 힘들다.


2) 일기 쓰기 

- 일기장은 내가 나 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내가 품고 있는 질문들과 고민들을 서슴없이 적는데, 글로 내뱉고 나면 글을 쓰기 전 그 고민은 어느새 고민이 아닌 게 되어버리는 마술 같은 순간이 있다. 그때 나는 나 자신의 강인함을 본다. 글을 통해서 나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 혼자 삭히지 않고 훌훌 털어버리는 것. 내가 직면한 문제점들을 스스로 파악하고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나는 나의 강인함을 마주한다. 


3) 대화하기 

- 나는 내가 가진 고민들이 비단 나만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 또래 친구들이나 나와 비슷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 역시 내가 가진 고민들을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과 나의 고민을 나누고 설루션을 함께 해결해 나아가는데, 그때 나는 시너지의 효과를 마음껏 누리며 나의 감정을 컨트롤한다. 이 방법은 다른 사람과 함께 고민해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나 자신의 단단함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시에 내 사람들의 속내도 들여다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내면의 단단함을 찾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린다. 또한, 매일 마주하는 경쟁 속에서 나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싶은 분들도 읽으시면 아주 좋을 책이다. 가끔 책이 시사하는 것이 too much라고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분명 전쟁의 극히 일부분이었다. 슬프지만 그것이 현실임을 받아들인다면 이 책이 얼마나 명작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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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이야기 - 마트와 편의점에는 없는, 우리의 추억과 마을의 이야기가 모여 있는 곳
박혜진.심우장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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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러운>것이 좋다. 예를 들면 <구멍가게>라는 단어 말이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까지 한국에 거주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미국에 거주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보낸 약 5-6년간의 기억이 (정말 어린 시절에는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내 기억 속에 하나의 필름처럼 남아있는데, 그중 <구멍가게>에 가서 사촌 언니 오빠와 다양한 불량식품을 먹었던 기억이 내 삶의 행복했던 기억중 하나로 남아있다. 


복수동에 있던 우리 친할머니 친할아버지 댁 앞에는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다. 우리 할머니와 친한 분의 가게였는데, 그곳에는 유독 불량식품이 많았다. 쫀드기부터 아폴로, 동전 사탕, 페인트 사탕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것들을 팔았고, 주인 할머니께서 우리 할머니와 친분이 있었던 탓에 외상으로도 많이 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불량식품을 한 아름 안고 할머니 댁으로 돌아가 사촌들과 갖가지 대결을 했다. 누가누가 아폴로 깨끗하게 먹나, 누가누가 입술 안 파래지고 페인트 캔디 먹나, 등등. 그때는 무엇이 그렇게 재밌었는지, 승부욕에 불타 어떻게 해서든 이겨보겠다고 노력했던 나 자신이 생각나 글을 쓰면서 입가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띠고 있는 나를 본다. 


이렇듯 <구멍가게>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애틋해지는 나의 유년시절의 한 일부분인데, 그 향수를 제대로 자극하는 책이 있다. 책과 함께의 <구멍가게 이야기>이다. 이 책은 마트와 편의점에는 없는, 우리의 추억과 마을의 이야기가 모여있는 곳들을 찾아가 주인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몇십 년 동안 그곳을 찾는 단골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어 책으로 엮은 작품이다. 



각 구멍가게가 가진 이야기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추억여행에 푹 빠져 이 책을 앉은자리에서 단숨에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신기하다고 느꼈던 것은, 추억 여행은 오감이 다 자극된다는 것이다. 내가 직접 겪은 경험들이어서 그런지 그때 당시에 함께 했던 사람들, 나눴던 대화, 내 혀를 자극했던 식품들의 맛과 냄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는 자주 먹었지만 지금은 먹은 지 꽤 된 식품들 -- 꽈배기, 강냉이, 크라운 산도 -- 이 갑자기 그리워져 잠시 마트에 들린 엄마에게 전활 걸어 크라운 산도를 사다 달라고 했지만, 애석하게도 우리 집 앞에 마트엔 산도를 팔지 않는다고 해서 못 먹은 해프닝도 있었다. 다음에 편의점이나 휴게소에 들르면 꼭 사 먹으리라. 


이 책은 비단 각 구멍가게가 가진 이야기들만으로 이루어진 책이 아니다. 박혜진/심우장 저자는 그 현장 속을 샅샅이 들여다보기 위해 2년여에 걸쳐 구멍가게 백 이곳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마주한 사회문화적 맥락과 역사적인 변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이야기들은 책 중간중간에 <쉼터>라는 제목으로 실었다. 그래서 <구멍가게>가 왜 <구멍가게>가 되었는지 이름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고, 구멍가게의 개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읽을 수 있었다. 


내 기억 저편에 자리하고 있는 할머니 댁 앞에 있던 작은 구멍가게가 계속해서 떠오른다. 후에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이사를 하시고 난 후에는 통 그쪽을 가보지 못했는데 지금 가보면 많이 바뀌었겠지. 대전에 간다면 추억여행 삼아 그곳을 찾고 싶다.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도 물론 전해야겠다. 


이 책은 <구멍가게>와의 추억이 있으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의 인생에 귀 기울이는 일에 매길 수 없는 무한의 가치를 아시는 분들께는 더더욱. 읽다 보면 어린 시절에 자주 갔던 구멍가게가 생각이 나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은 안 비밀.




"손바닥만 한 구멍가게가 전부인 채 살아온 분들, 스스로 먼지 같이 보잘것없는 인생이라고 말하는 그분들에게 부족하나마 이 책이 한 자락 의미 있는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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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 있어요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권남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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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요시타케 신스케>의 상상력을 보여주는 끝판왕이 아닐까 싶다. 사실 책의 처음부터 아이가 어른들은 얌체 같다 그래서, 어른들이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끝나는 책일 줄 알았는데, 아이가 질문하는 것들 마다 위트 있게 받아치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계속 웃음이 나와서 혼났다. 


<불만이 있어요>를 통해서 배운 것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화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자야 하는 시간을 왜 어른들이 정하냐는 부분이 있었다. 그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어른은, "애는 원래 일찍 자는 거야! 일찍 자야 키 크지."라고 대답할 테지. 아이들에게 키가 쑥쑥 자라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사실 큰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당장 눈앞에 놓인 <일찍 자야 하는 것>이 싫은 아이들은 계속 불만을 품고 있을 테고. 하지만 요시타케 신스케는 이렇게 대답한다.


"사실은 다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느라 산타 할아버지의 부탁을 받은 조사원이, '밤에 늦게 자는 아이'는 없는지 몇 번씩 조사하러 오기 때문이야." 


이 대목을 보고 사람의 상상력은 무한이고, 예쁘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구나 싶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줬을 때 <일찍 잠에 들어야 하는 이유>를 받아들이지 못할 아이들이 몇이나 있을까. 어린이들을 위한 책으로 나온 <불만이 있어요>이지만 어른인 내가 더 배우는 것은 왜 때문일까. 이래서 동화책을 끊을 수가 없다.


이 책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하는 법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린다. 또한, 말 센스를 키우고 싶은 분들께도. 이렇게 예쁘게 말하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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