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쓸모 - 내가 보기에 좋은 것, 남도 알았으면 싶은 걸 알릴 때 쓴다
손현 지음 / 북스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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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P.11


<읽고 쓰다>를 운영하게 되면서 글쓰기에 대한 책을 부쩍 많이 읽게 된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늘 고민하며 나의 글을 고치고 또 고친다. Never-ending editing after editing 과정의 끝에 도달한 책, 손현의 <글쓰기의 쓸모>는 내가 하고 있는, 자칫하면 의미 없어 보이는 프로세스가 부질없는 것이 아님을 알려줌과 동시에 계속해서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원동력이 되어준 책이다. 



책은 총 네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Part 1: 글쓰기가 있는 인생은 꾸준히 성장한다 

Part 2: 나다운 글을 시작하는 법

Part 3: 타인에게 가닿아야 글은 완성된다 

Part 4: 인생은 기니까, 글도 긴 글쓰기 


그중 내게 가장 와닿았던 파트는 <Part 4: 인생은 기니까, 글도 긴 글쓰기>이다. 


나는 고등학생 시절에 영어 선생님으로부터 글을 줄여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 했던 말을 또 해서가 아니라, 글이 너무 길다 보면 읽는 사람이 읽기도 전에 질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생님의 말씀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지금. 나의 긴 글을 읽어 줄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


하지만 나는 에세이 과제를 한번 시작하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길-게 쓴 뒤에 지우고 또 지우는 것을 반복한 후에야 선생님이 정하신 word count 650 words를 맞춰서 낼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어려움은 SNS에 내가 쓴 글을 올리는 오늘날까지도 계속된다. (그런 의미에서 트위터는 나와는 정말 잘 맞지 않는 플랫폼이다. 140 자라니, 140 자라니!) 각 플랫폼이 정해둔 word count를 맞춰서 내려니, 긴 시간을 할애하여 고민하고 사유한 끝에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 희열을 느끼는 나로서는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닐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긴 글의 쓸모>에 대해서 말해주는 작가님이 계셔서 든든하다. 그리고 그가 <긴 글쓰기는 내 공장을 짓는 일이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만의 긴 글을 짓고, 공장을 지어 기초부터가 탄탄한 읽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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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글쓰기>에게 다가가고 싶으나 아직도 낯을 가리고 있는 분들께 적극 추천드린다. 글을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풀어줄 뿐만 아니라, 작은 챕터들이 끝난 후에 주어진 <worksheet>를 따라 글쓰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글쓰기와 친해진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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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은 한 편의 긴 글은 내가 직접 만들고 가꾼 탄탄한 공장이다. 가장 나다운 것들로 채워져 있고, 나답게 쉴 수 있고, 즐거울 수 있고, 또다시 새로운 것을 생산해낼 수 있는 그런 공장이다."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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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이어 말한다 - 잃어버린 말을 되찾고 새로운 물결을 만드는 글쓰기, 말하기, 연대하기
이길보라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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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보라 작가의 <당신을 이어 말한다>를 읽었다. 


그리고 그를 이어 말하고자 한다.


다음은,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속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던 나의 지난 5월의 이야기다. 


나에게는 소중한 리츄얼이 있다. 그것은, 몹시 바쁜 6-8월을 잘 보내기 위해 에너지를 얻기 위해 5월 즈음에 고향에 대전에 다녀오는 것이다. 나의 친가 쪽 가족들이 계시는 곳. 내가 사랑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잠들어 계신 곳. 대전에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마치 서울에 두고 온 나의 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느낌이랄까. 아마 대전에 가는 시간은 1년 365일 중 362일은 일로부터 잠시 분리되어 살아보라는 신의 계시일 것이다. 일이 없는 나의 삶이 어떤지 느껴보는 것도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데에 있어 아주 소중한 순간이 될 테니. 


때문에 대전에 간다는 것은 1년 중 나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닐 수가 없는데, 2021년의 5월에 대전에 갔을 때 나의 미간이 몹시 찌푸려지는 상황이 있었다. 작은 고모, 작은 고모부, 나, 그리고 사촌언니 이렇게 4명이서 삼계탕을 먹으러 갔을 때였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날로 기억한다. 삼계탕을 먹으려고 들어가려는데 우리 보고 빨리 지나가며 빵빵거리는 운전자를 마주했다. 참으로 불쾌한 소리가 아닐 리 없었다. 


분에 풀리지 않은 나의 씩씩거림은 삼계탕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되었고, 대전에서의 힐링이 마무리되고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오는 길에도 그 클랙션의 기분 나쁜 울림이 떠올라 이따금씩 몸서리쳤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운전자들이 클랙션을 울리는 게 한두 번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의 <작은 고모부>라는 사람을 소개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불필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보는 그의 모습을 설명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까?


"나의 작은 고모부는 몸의 반쪽이 마비가 되어 걸음이 불편하시기 때문에 누군가의 부축과 지팡이 없이는 혼자 걸으시기 힘드시다. 그래서 걸음이 남들보다 느릴 수밖에 없다." 


차에서 내려 삼계탕집까지 걸어가는데 걸린 시간은 단 20초. 

긴 횡단보도를 건너간 것도 아니었고, 작은 골목을 걸어가신 것뿐이었다. 

비가 내렸다. 우산을 펴는데 조금 지체가 되었을 뿐이다. 


나는 나의 고모부께서 몸이 불편하다는 사실이 당신에게 밝혀졌다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도 된다>고 여겨졌던 운전자의 행동이 <몸이 불편한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 나쁜 인간>의 행동으로 뒤바뀌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장애인이 지나갔든, 비장애인이 지나갔든 간에, 그 잠깐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클랙션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눌러댄 운전자를 그저 마주해야만 하는 게 현실이라면 나는 그 현실이 진심으로, 내 온 마음 다해 <끔찍하다>고 표현하고자 함이니. 


나는 사회가 좀 더 서로를 포용할 줄 아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차별 없는 사회, 서로를 기다려 줄 줄 아는 사회, 누구나 마음 놓고 길을 건널 수 있는 그런 사회 말이다. 


-


그때 당시에는 너무 놀라고 어이가 없어 경황이 없었음에 운전자에게 물어보지 못한 질문이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그에게 묻는다. 


우리 고모부께서 나의 부축 없이, 지팡이 없이, 홀로 우산을 쓰고 걸어가셨어도 그 클랙션을 감히 누르셨을 테냐고.


-

"그런 순간과 시도를 마주할 때마다 희망이 생긴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각자가 가진 고유성을 인정하기에 '장애'라는 단어를 굳이 가져다 쓰지 않아도 될 때. 사회의 '소수자'. '마이너리티', '장애인'이라는 말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그런 분류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사회, '다수'가 '소수'에게 매번 자신의 소수성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믿게 된다." P.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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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프랙티스 - 놀라운 성취를 이뤄낸 사람들의 비밀
세스 고딘 지음, 도지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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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라면, 마케터라면, 기획자라면 다 아는 <세스 고딘>. 그의 신작 <프랙티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프랙티스 (Practice): 우리가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세상에 보여주기까지, 그 과정의 시행착오를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꾸준한 실행뿐이다. 우리는 이것을 프랙티스라고 부른다. P.6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8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챕터 타이틀이 너무 좋아서 꽤 긴 편임에도 불구하고 나눠본다.

Chapter 1: 너 자신을 믿어라 

Chapter 2: 이타적으로 행동하라 

Chapter 3: 프로가 되어라 

Chapter 4: 의도를 가지고 실행하라 

Chapter 5: 슬럼프는 없다 

Chapter 6: 주장하라 

Chapter 7: 너만의 스킬을 연마하라 

Chapter 8: 한계를 넘어라 


각 챕터 안에 소분화 되어있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한데, 짧은 건 한 바닥, 긴 건 2-3페이지 정도 되는 길이라서 하루에 한 에피소드씩만 습득하고 체화시켜 하나의 데일리 루틴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일기 형식으로 해서 <프랙티스 일기>를 하루에 한 편씩 적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루틴일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슈퍼팬> 혹은 나의 콘텐츠에 열광해주시는 분들 한 분이라도 만드는 것에 집중하기의 목표를 갖고 열심히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때마침 세스 고딘이 이런 명언을 남겼다. 


"먼저 10명의 사람을 찾아라. 당신의 작품에 충분히 마음을 기울이고, 여정에 함께할 사람을 말이다. 그러고 나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올 것이다." P.206

-내가 <읽고 쓰다>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이 많지만, 그중 하나를 나눠보자면, 나의 콘텐츠에 <마음을 기울일> 사람은 생각보다 주변에 많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읽고 쓰다> 밴드를 만들고 인스타와 페이스북, 그리고 몇몇 채팅방에 올렸었는데, <읽고 쓰다>를 들어오신 분들의 유입경로를 보면 대부분 네이버 검색을 통해서였다. 


즉, 나를 <인간적으로 아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나의 콘텐츠에 마음을 기울여주는 것보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나의 콘텐츠에 더 귀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나는 이 포인트가 아주 중요한 포인트를 시사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를 개인적으로 모르는 사람들이 내 콘텐츠에 열광해준 다는 것은 콘텐츠 제작자로서 거룩한 부담을 안게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내가 만들어내는 모든 것들이 <나>의 개인적인 만족감과 나와 연결된 주변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연결이 되어있었다면, 이제는 그럴 시기가 지났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에게도 묻는다. 

당신의 콘텐츠에 <마음을 기울일> 10명의 사람이 떠오르는가? 


-

"사람 사이의 연결 고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리고 전에 없던 문화와 가능성을 함께 만들어준다. 마법을 거는 데 필요한 재료는 모두 있다. 당신이 늘 가지고 있던 재료들이다. 이제 마법을 펼쳐 소동을 부려보자." P.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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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 마케팅 - 한계를 뛰어넘는 마켓 프레임의 대전환
라자 라자만나르 지음, 김인수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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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서 마케팅의 진수를 배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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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섬 웅진 모두의 그림책 41
다비드 칼리 지음,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이현경 옮김, 황보연 감수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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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내가 동화책을 읽고 이렇게 소름이 돋을 줄이야. 이 동화책은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는 마음인데, 뭘 어떻게 소개해야 사람들이 많이 읽을까? 


내가 근 5년 동안 읽은 책들 중에 가장 소름 돋는 반전이 숨어있고, 마지막에는 짠해서 눈물이 고였다,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읽어줄까? 아니, 내가 아무 말 안 하는 것이 어쩌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림자의 섬>은 악몽을 해결해주는 왈라비 박사와 악몽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그의 환자들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제각각 다양한 이유로 왈라비 박사를 찾는데, 그중 늑대 한 마리가 꿈에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고 그저 멍한 상태가 지속된다는 이유로 왈라비 박사를 찾아온다. 처음 들어보는 악몽에 왈라비 박사는 그것이 악몽이 아닐 거라며 늑대를 다그치게 되는데. 수많은 악몽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왈라비 박사에게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자 반전이자 나의 눈물을 쏙 빼간 장본인이다. 


나는 <그림자의 숲>을 읽고 동화책의 저력을 느꼈다. 그리고 이렇게 짧은 세상 속에 텍스트와 그림이 모여 누군가의 마음속에 <쿵>하는 순간을 선물할 수 있는 능력은 내가 감히 탐낼 수 없지만 너무나도 갖고 싶은 능력임은 분명하다. 


멋지다. 정말, 박수에 박수를 더하고 싶다. 이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어서 애석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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