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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와 그림자 ㅣ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29
안리오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2월
평점 :

★ AAU 스프링쇼* 어린이책 부문 1위 *Academy of Art University Spring Show
★ AAU 스프링쇼 심사위원상
★ CQ49* 일러스트 입상 *Creative Quarterly
복슬복슬한 금색 곱슬머리에 땡그란 눈,
발그레 두 볼이 사랑스러운 피트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소년이에요.
친구들과 헤어지고 혼자가 되면 그림자를 너무 무서워하죠. 특히 피트 자신의 그림자를요! <피트와 그림자>는 그림자처럼 점점 커지는 두려움을 이겨 낸 소년 피트 이야기입니다. 피트는 알까요? 점점 커지는 그림자만큼 자신의 키도 용기도 그만큼, 아니 두 배로 자란다는 것을! 일찍이 자기 그림자를 가지고 연극놀이를 하며 자란 우리 집 아이는 '자기 그림자가 무서울 수 있어요?'라며 '어린 동생들은 참 많은 게 무서운 가 보네' 하며 귀여운 형 노릇을 하는데 웃음이 났어요.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소년 피터팬의 에피소드 중에 피터팬은 그림자를 잃어버려요. 그림자를 찾아 날아든 집에서 웬디 달링을 만나게 되고 웬디가 그림자를 피터팬의 발에 단단히 꿰어줘요. 피터팬은 자기자신으로부터 분리돼 버린 그림자를 잃고서 큰 상실감을 느끼지만 웬디의 도움으로 분열된 자기 그림자를, 감정을 되찾는 장면은 그림자는 마치 형체가 있어 볼 수 있으니 느낄 수 있는 영혼 같아요. 심리학에서도 그림자는 굉장히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피트와 그림자>에서 피트는 '나를 쫓아다니는 무서운 존재'로 느끼는 것을 보았을 때 어둠에 대한 콤플렉스 또는 자신의 일부임에도 그 형태로 인해 받아들일 수 없는 마음으로 표현되는 것 같아요. 분석심리학의 창립자 칼 구스타프 융은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자신의 그림자를 자각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해요. 그리고 그림자를 방치하는 삶보다는 그림자를 보살피는 삶이 더욱 슬기로운 마음 챙김의 비법이라고 말하죠. <피트와 그림자>이 동화책은 칼 구스타프 융의 이론을 아이답게 풀어낸 책으로 보여요. 그리 무서워하는 그림자를 대면해 보니 상상했던 것만큼 무섭지 않았고 나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가능성과 잠재력, 창의력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자신임을 발견하죠.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에게 늘 서툴고 미성숙합니다. 어른도 그렇고 아이도 그래요. 아이들 속에 있는 '나'는 밝고 긍정적인 편입니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 속에 '나'는 어렵고 불편해서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음영의 나를 발견하고 억압과 외면보다 이해와 받아들임의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우리로써 미성숙하지만 인간적이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 동화책에 심리학까지 너무 지루한 감상문이 되어버렸네요. 혹시 내 아이가 자신의 그림자를 무서워한다면 <피트와 그림자> 이 책을 추천해요. 혹은, 자기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방법이 궁금한 아이가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안리오 작가님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도 감상하고 스스로 해피엔딩이라는 결말이 가장 추천하는 이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