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누구니? 비룡소 창작그림책 76
노혜진 지음, 노혜영 그림 / 비룡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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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와 어머니의 어머니' 어머니라는 단어만큼 가슴을 시리게 하는 말도 있을까요? 하물며 '고된 삶 속에 숨어 있는 강인한 아름다움'이라는 다음 문장은 뜨겁고 한편으로 애잔한 어머님의 희생과 사랑이 느껴집니다. [넌 누구니(노혜진 글ㆍ노혜영 그림)] 이 책은 해방과 전쟁 그리고 가난의 시대 자식을 키우며 꿋꿋이 인생을 살아간 두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언니가 글을 쓰고 동생이 그림을 그려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추억을 담았는데요, 아이에게는 반가운 할머니, 저에게는 보고 싶은 우리 엄마로 이입해서 읽으니 눈물이 나서 혼났습니다. 엄마 왜 목소리가 울먹울먹해~ 하며 저를 놀리는데 나어릴 때 살림 챙기랴 자식 키우랴 고단했을 엄마의 밤을 생각하니 너무도 외롭고 슬펐어요. 뭘 그렇게 자신을 다 태워가며 키우셨냐 미련하다 말하고 싶은데 속마음은 늘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시는 그분들의 넓은 아량과 속을 내일은 오랜만에 고향집에 전화해서 달래주려 합니다.


[넌 누구니]는 우리들의 어머니, 어머니... 한국 근현대사 시절을 지낸 할머니의 이야기이지만, 해방과 전쟁 그 이후의 가난하고 어려운 시대 속에도 할머니와 엄마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들의 역사는 이제 지고 끝이났지만 태어나 자라는 또 엄마의 세대에는 여전히 남아있는 그 시대만의 고통이 전 시대를 닮아보였어요. 어느 시대에나 이별이 있고 아픔이 있는데 늘 같은 이름으로 집을 지키고 아이를 키우고 사랑하고 살아가는 '어머니'가 있죠. 


해방과 전생 그 비탄의 시대, 남편과 자식을 잃은 두 여인의 말로 다 헤아릴 수 없는 슬픔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사셨을 '어머니의 어머니...'를 생각하니 이 세상에 이토록 위대한 존재가 있을까. 여자로 태어났을 뿐인데 그 강인한 생명력과 끊임없는 희생, 그 사랑의 원천은 어디까지일까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에게는 늘 아낌없이 쏟아주시는 사랑에 포근한 할머니와 저에게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진정한 사랑을 일깨워주신 할머니의 노고와 희생이 생각나 먹먹하면서도 뭉클한 동화였습니다.


#비룡소 #넌누구니 #노혜진 #노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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