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가면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5
스테판 세르방 글, 일리아 그린 그림, 이경혜 옮김 / 불광출판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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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면에는 뭔가 신비스러운 면이 있다. 스파이더맨, 배트맨처럼 쓰는 사람의 정체를 숨기기 때문일까, 오페라의 유령처럼 자신의 결점을 숨기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마스크처럼 자기 내면에 숨겨진 모습을 거침없이 드러내기 때문일까? 우리는 가면을 쓴 주인공들처럼 가끔 내 안의 나를 마음껏 발산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이 동화 속 주인공 소년도 마찬가지다. 하굣길에 우연히 발견한 하얀색 가면. 소년은 동물로 변할 수 있는 이 마법의 가면으로 원숭이로 변해 여자아이들의 환심을 사고, 곰으로 변해 남자아이들의 인기를 얻으려 한다. 하지만 뜻대로 잘 안 되자 아이는 주위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린다. 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느새 소년은 화가 난 늑대가 되어있었다. 집에 도착해 문을 두드려 보지만 엄마와 아빠는 소년을 알아보지 못하고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거절당한 소년은 슬픈 떠돌이 개로 변해 이리저리 떠돌다가 소년을 찾으러 온 누나를 만나 위로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린다. 비로소 소년의 얼굴에서 가면이 사라진다.


 우리는 많은 순간 우리 자신을 숨겨야 한다. 별로 달갑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하더라도 주는 사람이 실망하지 않도록 기쁘게 받아야 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이야기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힘들기만 하고 불편할 따름이다. 그렇다면, 동물처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면 자유로워질까? 책 속의 소년처럼 가면을 쓰고 원숭이처럼 펄쩍펄쩍 뛰어볼까, 아니면 곰처럼 재주를 부려볼까? 그러다가 기분이 나빠지면, 그땐 늑대가 되어야 하는 걸까? 마음은 수시로 변한다. 기분이 좋다가도 내 얼굴에 빗방울이 한 방울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늑대로 변해 사람들을 위협한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처음엔 통쾌하겠지. 하지만 내쫓아 버린 사람들은 다시 오지 않는다. 결국, 외로운 늑대, 슬픈 떠돌이 개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인터넷상의 사람들이 떠올랐다. 자유로운 영혼처럼 숨김없이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들, 그러다가 누군가가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거나 자기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하면 거침없이 쏘아 붙여댄다. 누군가는 상처를 입고, 또 그중 누군가는 다시는 회복되지 못할 깊은 상처를 얻는다. 인터넷상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모두 우리 자신일까? 아니면 가면을 벗지 못하고, 아니 그 가면을 인식조차 못 한 채 떠도는 한 마리의 짐승일까? 처음엔 나였지만 감정이 통제를 벗어나는 순간, 감정에 휘둘리는 나 자신은 이미 내가 아님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프랑스창작|불광출판사 | 2012.06.21 | 38쪽

그림 (일리아 그린) ★★★★

글 (스테판 세르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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