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동안 수영강습이 없어서 운동을 못했던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물도 그 김에 갈았다고 하니 내일 뛰어들 맑은 물이 너무나 기대된다. 역시 난 물이 너무 좋다.
요즘 하는 일은 거의 책을 읽는 것이다. <나의라임오렌지나무>와 그 2편인 <햇빛사냥>을 읽고 시내에 나간김에 산 <안녕, 기요시코>를 읽었다. <안녕, 기요시코>는 하루만에 다 읽은 셈이다. 난 너무 읽는 속도가 빨라서 문제인것 같다. 음미할 시간이 부족해서 이해가 좀 딸린다. 그래서 읽었던 책을 또 읽고 또 읽는 버릇도 있다.
산책하는 버릇도 생겼다. 고등학교때는 "유리"라는 이름의 강아지와 산책하기를 좋아했었다. 근데 그 강아지가 말 그대로 없어졌다. 도망간건지 누가 훔쳐간 건지 알수 없었다. 수능 얼마 전 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참 착하고 말도 잘 듣고 똑똑한 개였다. 어찌나 귀여운지 몰랐다. 문을 열어놔도 도망가는 개가 아니었는데....정말 누가 훔쳐간걸까? 그 이후로 여러개가 우리집에 왔지만 모두 정을 붙일 수가 없었다. 우리식구들 누구에게도 맘이 차질 않았다. 그래서 와도 얼마 안돼 다른 집으로 보내졌다. 아무리 이쁘장하고 귀여워도 유리가 차지한 공간이 너무 컸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 개들에겐 좀 미안하다. 이름도 죄다 붙여 줬다. 유키, 그다음에 똘망똘망이 왔었다. 지금 있는개의 이름은 "두리뭉실"이다. 하지만 거의 불리질 않는다. 게다가 얼마나 겁이 많은지 밥 주기 전에는 개집 밖으로 나오질 않는다. 추워서 그런걸까? 날이 풀리면 산책이라도 시켜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하간 요즘 하는 산책은 개와하는게 아니다. 그냥 롯데백화점 까지 걷는다. 롯데백화점에는 세창문고가 있다. 요즘 거기서 책을 훝어보는게 취미 아닌 취미다. 오늘도 가려고 하다가 너무 추워서 관뒀다. 책들을 볼때마다 소유욕이 물결치기 때문에 지갑을 아예 가져가지 말아야한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사게되지만 말이다.
집에는 나와 내동생이 있다. 아빠와 엄마는 집에 있는 일이 많지는 않다. 어렸을 때는 외로웠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다니던 어느날, 집에 와보니 아무도 없었다. 기다려도 오지않았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베란다에 앉아있다가 울음을 터뜨렸던 일을 기억한다. 곧 엄마가 오시긴 했지만 그런기억이 있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어쨌든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을 굉장히 즐기는 편이다. 난 독방을 좋아하고 혼자 하는 일을 잘한다. 오히려 동생이 있는 것이 귀찮을 때도 있다. 방에서 꼼짝않고 컴퓨터만 만지기는 하지만...동생은 지가 컴퓨터 할때 귀찮게 한다고 내게 막 짜증을 낸다. 그런 모습을 보며 짜증 나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난 짜증난다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 그 말을 들으면 난 상처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안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원래 형제란 잘 싸우는 법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난 안 싸우고 싶다. 그렇지만 또 알고 있다. 싸우면서 알아가는 것임을....꼭 싸워야한다면 서로에게 상처주지는 않게 싸우는 게 좋을 것 같다.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일단 욕을 하면 안되겠다. 욕은 안하니까 괜찮고...또....인신공격을 하지 말아야 될 것이다. 외적 내적 약점공격말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동생한테는 나도 모르게 그럴 지도 모르겠다.그리고 과거를 꺼내는 버릇도 나쁜 버릇이다.
나는 좀 끈질기다. 사과를 할 때까지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사과를 하면 금방 용서를 하는 편이다. 근데 내 동생과는 그게 잘 안된다. 미안하다는 말을 안한다. 이것은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다. 자기 잘못은 솔직히 시인하는 습관이 있어야한다. 시인만 하고 정정하지 않는것은 사과 안한것과 별 다를 거 없을 수도 있지만...(습관이라 하니까 뭔가 이상한 듯...)사과를 안하니까 내동생과는 좀 오래 싸우는 지도 모르겠다. 형제이기 때문에 하고 봐주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형제이기 때문에...! 동생이 귀찮다고 여겨지는 문제는 동생탓이 아니다. 이런 나의 성격 탓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