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도 없는게 왜 오른팔만 아픈지 모르겠다. 어제부터 그랬는데 갈수록 위쪽이 아파진다. 그러다가 나으려니 생각한다. 역시 너무 오랫동안 운동을 자주 안 했나 보다. 나의 체력의 헤이해짐을 느끼고 강습이 끝난뒤에도 수영을 자주 하러 다니고 집에서도 체조나 런닝머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우리집에는 런닝머신이 있다. 거의 한달에 한번쯤 돌아가는 불쌍한 녀석이다. 태어났으면 사명을 다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자신은 사명을 다하고 있는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는것 같다.ㅡㅡ

오랜만에 내 컴퓨터를 켰다. 더이상 동생한테 갈굼받기 싫어서이다.

내동생이 전문대를 가겠단다. 그렇게 공부까지 해서 뭐하러 4년제 가냔다. 역시 막내동이라 어리다라고 생각했다.ㅡㅡ 그러면서 여태 컴퓨터 앞에 앉아 영화니 드라마니 보고 있다. 정말 걱정이다. 자기가 잘 알아서 한다면서 빌려다 준 컴퓨터 언어 책도 잘 안본다. 챙겨주지 않으면 밥도 안먹는다. 인스턴트나 과자같은 거만 좋아하고...걱정된다. 그러나 그런 걱정어린 잔소리를 그녀석은 간섭정도로 취급한다. 사춘기라 그런가? 난 저 나이때 안 저랬는데.... 물론 나한테 걱정어린 잔소리도 별로 없었다. 아빠도 엄마도 다 바빴고 적어도 난 인문계였던데다가 성적도 중간은 유지하는 편이었으므로... 이녀석은 실업계 출신에 대입준비 전혀 안 했으면서 너무나 태. 연. 하. 다. 걱정이다. 공부만 안하나? 운동도 안한다. 외모도 신경을 안쓰고 먹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Tv보고 자고...누가 이 문제를 감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나도 포기하고 싶다. 차라리 저녀석이 오빠였으면 싶다. 그랬다면 내가 이정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됐을텐데.

내가 태어나기 전에 엄마에겐 아들이 있었다. 자세한 것은 모르겠지만 남자아이였고 죽었다. 사산이었는지 유산이었는지... 그리고 나를 낳으셨다. 그리고 저 녀석이 나왔다. 엄마는 나의오빠가 있었다면 저 애를 안 낳았을 거라고 하셨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시대였다.)엄마는 저 녀석의 존재에 만족하고 계시지만 나로서는 오빠가 있었으면 내인생이 좀 달랐을까 라는 생각이 없을 수가 없다. 물론...간섭쟁이 오빠는 싫겠지.... 그래, 내동생도 간섭쟁이 누나는 싫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간섭...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지? 공부도 네가 알아서 해라, 밥도 네가 알아서 먹어라. 운동도 하고 싶으면 해라 해야한단 말인가? 저녀석의 선택대로?  그렇다면 잘 알아서 할까? 지금까지 너무 간섭 안해서 저런 모양이 된건지도 모르는데...아침마다 깨워줘야 일어나는 저 버릇...EBS시간 맞춰 보라고 말해야하는 저 녀석이 스스로 할 수 있으리라는 건 상상도 안된다.ㅡㅡ;; 그렇지만 본인도 간섭말라고 하고 나도 간섭하기 싫은데 간섭을 할 수 밖에 없는건 저녀석을 위해서다. 상투적인 말이고 선생님들로부터도 많이 들은 소리다. 난 그 소리를 이해할 수 없었었다. 그러나 정작 그분들이 했던 말과 간섭이 어느정도 도움이 됐다는 걸 인정한다. 그렇다면 시각을 내 동생에게로 돌려보면...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ㅜㅜ

간섭하기 싫지만 해야하는 지경인 것이다. 이래서 저녀석이 오빠였음 싶은 거다. 간섭하지 않아도 된다. 내겐 그럴 의무도 책임도 없다.ㅡㅡ 바보같이 책임 회피를 하고 있다.  이런 내가 싫다.

내 동생에게 주어진 달란트가 무엇인가? 재능이 뭔가? 공부와 대학을 떠나 그것을 생각해 볼 필요를 느낀다. 난 무엇보다 내동생이 길을 잘못 들지 않기를 원한다. 어느대학에 가건 무슨 공부를 하건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달란트를 낭비하거나 썩히지 않기를 원한다.

스스로도 주장하는 대로 그 녀석이 할 수 있는건 컴퓨터밖에 없다. 게임을 너무 많이 하고 영화같은거 너무 보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그 녀석 스스로가 자신의 미래를 준비해야한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사실....잔소리가 아니라 기도하는 것이다. 정말이지, 그 녀석이 그 숱한 게으름과 이기속에서도 건강과 안전을 보전 받을 수 있었던건 오직 주님의 은혜와 엄마의 기도 덕분이다. 엄마를 잘 만난 줄 알아야 할 것이다. ㅡㅡ

동생에 대해 불평하기보다 좀더 생산적인 문제 해결책을 갈구 하는 것이 내 성격형성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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