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그 자체의 감각 - 의식의 본질에 관한 과학철학적 탐구 Philos 시리즈 26
크리스토프 코흐 지음, 박제윤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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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론적 관점으로 '의식' 이라는 영역을 탐구하는 이 책은 윤리적이면서도 동시에 과학적인 맥락에서 나라는 존재의 의식과 세계의 의식'들'을 인지할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작가는 의식의 영역을 인간에게 국한시키지 않고 어떻게 의식이 존재하며, 의식이 있는 존재들이 인간과 동등하게 귀한 존재임을 설파한다.

 

좋았던 점은 의식이라는 것이 전지전능한 신이 인간에게만 내려준 어떤 특혜가 아니라 물리적 감각 기관을 통해 감지되고 통합되어 생겨나는 것이란 걸 나 같은 과학 문외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히 설명해 준다는 점이다. 더불어 거기서 더 나아가 그렇게 생겨난 의식이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비인간 존재들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짚어줌으로써 이 책은 단순 생태윤리학적 가치 또한 내포한다.

 

복잡다단하고 상호의존적인 생태계 속에서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있는가? 이 세계 속 지속가능한 인간의 존속을 위해서라면 우리가 사는 지구에 함께 발 딛고 사는 존재들을 '의식' 하며 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며.

 

아르테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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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헌터 - 어느 인류학자의 한국전쟁 유골 추적기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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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를 통해 고인이 된 이들의 죽음의 원인을, 그들의 삶을 추적하는 본 헌터. 이들은 뼈의 발굴과 더불어 한때는 육신이 존재했을 역사 속 지워진/잊힌 목소리들을 불러낸다. 아주 오래된, 그러나 그렇게 오래지 않은 이야기. 뼈가 이야기해 주는 한국전쟁 이후 벌어진 동족상잔의 비극.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많이 죽게 만들었을까? 무엇이 그들을 빨갱이로, 부역자로 몰아가게 만들었을까?

 

오르한 파묵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 처럼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책은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듯하나 목적지는 뚜렷하다. 현대사 속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 민족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것. 어느덧 칠십여 년이 흘렀음에도 그때의 비극은 여전히 이념과 이익을 둘러싼 욕망으로 얼룩져 있다. 그러나 한 인류학자의 집념과 열망이 그 시절 무형의 기억과 목소리를 불러와 유형의 기록으로 남긴다.

 

하니포터,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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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 영 케어러와 홈 닥터, 각자도생 사회에서 상호의존의 세계를 상상하다
조기현.홍종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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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초까지만 해도 '돌봄' 이라는 개념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왜 돌봄을 이야기하는지, 무엇이 돌봄인지 알지 못한 채 단순히 아픈 사람들을 위한 연대를 형성하기 위한 움직임인가 생각하곤 했더랬다.

 

그러던 차에 몇 권의 책을 읽은 후 '돌봄' 이라는 언어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의 연대를 구체화한 거란 걸 알게 되었다. 이 깨달음을 얻고 나니, 나 또한 돌봄의 주체이자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 세상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음을 다시금 인지하게 되었다.

 

책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 는 나처럼 흐릿한 '돌봄' 개념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삶 속 다양한 돌봄의 형태, 돌봄의 필요성, 돌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돌봄은 과연 운에만 의존해야 하는 것인가? 늙고 아프고 병든 인간은 당연한 듯 형벌과도 같은 사회에서 유리된 삶을 살아야 하는가? 미디어가 사회 내 돌봄 주체를 재현하는 방식에는 문제가 없는가? 이러한 질문에 책 속 다양한 의견들은 목소리 모아 NO 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우리의 상상력을 가두는 '정상' 신체, '정상' 가족, '정상' 제도, '정상' 국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극진한 비효율성" 을 꿈꾸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이상. 그 이상이 만들어낸 따스함과 희망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리라 믿기에, 그 길을 함께 걸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니포터,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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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셋 2024
송지영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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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에서 출간된 <셋셋> 은 아무도 이름 붙이지 않은 별자리에 최초의 이름을 붙이기 위해 작가, 출판사, 독자 세 존재의 만남을 셋set 한다는 의미에서 정해진 책이라고 한다. 가볍고 단숨에 읽을 수 있으나 깊게 머무르게 되는 소설 세 편, 시 세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펼치면서도, 동시에 동시대를 사는 이들을 대변하는 공통된 질문을 던진다. 지금 여기, 오늘을 사는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우리의 관계는 어떠한가, 사회의 규범은 어떻게 우리를 옥죄어 한계로 치닫게 하는가, 그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드높일 수 있는가. 

 

끝없이 높아져만 가는 담장은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는 족쇄로, 아무렇지 않게 내 안에 똬리를 튼 족쇄는 나도 모르는 사이 재채기로 발현되었을지도 모른다. 함께 이 책을 읽을 모든 이들이 한동안 머물러 책이 주는 메시지를 곱씹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니포터, 한겨레출판으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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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9
리처드 벨러미 지음, 황소희 옮김 / 교유서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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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벨라미의 <시민권> 은 시민권이란 무엇이며 시간 흐름에 따라 어떻게 사회 내 다방면의 힘이 시민권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면밀히 살핀다. 특히 도시 국가 형태의 초기 사회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시민권 개념이 전환되었는가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는 시민권을 설명하기 위해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등과 같은 다양한 이론과 함께 논의하면서 개인과 집단 간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살피며, 이에 따라 현대 민주 사회를 지탱하는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적 의무/압박 사이 여러 복잡한 상효 작용을 이해하고자 한다. 더불어, 저자는 세계화를 비롯한 다문화주의 혹은 이주 등과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와 결부하여 시민권을 재맥락화하고자 한다.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첫단추 시리즈를 계속해서 보고자 하는 이유는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여러 핵심 개념들을 한 권으로나마 간략하게 정리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생 수준의 눈높이에서 어렵지 않은 설명으로 풀어나가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입문서로서 요긴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교유서가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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