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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 길 잃은 날의 기적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57
샘 어셔 지음, 이상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1년 12월
평점 :
《LOST 길 잃은 날의 기적》
글·그림 샘 어셔 / 옮김 이상희
주니어RHK
날씨의 이야기를 담은 '샘 어셔의 기적 시리즈'의 신간 소식에 또 즐거워졌어요.
비 오는 날에 도서관에 갔다가 찡이군이 우연히 북카트에 놓여져 있던 《RAIN 비 내리는 날의 기적》 책을 함께 읽고난 뒤 샘 어셔 작가의 이야기에 매료되었거든요.
아이 눈높이에서 직관적이면서도 주인공 아이를 따라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기도 해서,
종종 아이와 날씨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책이기도 해요.
그렇기에 더욱 설레이며 저도 찡이군도 책을 기다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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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RHK 출판사에서 출간된 《LOST 길 잃은 날의 기적》 은
'샘 어셔의 기적 시리즈' 로 익숙한 이야기들의 연장선 같아요.
맑은 날은 물론 비가 오는 날, 폭풍우가 치는 날, 눈이 오는 날도 늘 그에 대한 따스한 기억이 담겨 있는 책이거든요.
그렇기에 'LOST'라는 상실의 의미가 있는 이 단어조차도 샘 어셔의 기적처럼 따스한 이야기를 상상하게 되더군요.
그럼 우리가 기대하는 상상의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을지 《LOST 길 잃은 날의 기적》 의 첫 장을 넘겨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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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깨어나 침대에서 바라 본 창밖의 풍경은 아이가 느끼는 것처럼 저도 덩달아 기운이 빠지는 듯 해요.
아이들은 날이 덥거나 추워도 해가 쨍쨍한 날씨이기만 하다면 늘 밖에서 뛰어놀고 싶어하니까요.
흐리고 눈이 내리다 비로 바뀌어 내리는 듯 잔뜩 흐리고 추운 날씨를 창밖 너머를 바라보고 있으니 축~ 늘어져 있고만 싶은 아이에요.
이렇게 멍~하게 방의 천장만 바라보고 있는 아이를 보다 보니, 아이의 발 아래쪽 그림으로 눈길이 쏠리네요.
펭귄과 원숭이 인형에게 이불을 내어주고 서로 포근하고 다정하게 누워 있도록 해준 아이의 마음 속에는 지금 어떤 생각들이 담겨 있을까요?
찡이군은 무서워보이는 날씨 때문에 놀이터에서 놀 수 없으니 속상한 듯 누워있는 아이를 보니,
자신도 유치원에서 점심 먹기 전의 일과인 바깥놀이 시간을 늘 손꼽아 기다리는데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바깥놀이를 즐기지 못해서 슬플 때가 많다며
이 아이의 감정이 제 것인양 오롯하게 느끼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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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잔뜩 흐리고 추운 날씨에 집에서 꼼짝도 하기 싫은 아이는,
함께 몇 가지 해야 할 일이 있다며 말씀하시는 할아버지를 따라 집을 나서요.
꽤 재미있을 수도 있을거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에도 아이는 도통 신이 나지 않는 표정이네요.
읽을 거리가 있기에 안경을 구입하려 할아버지와 안경 가게에 들르고,
중요한 설명서를 찾으려 도서관에도 가고,
또 중요한 걸 만들 재료를 사기 위해 철물점에 들러서
집으로 온 후에도 아이의 표정은 시무룩해보여요.
창가에 앉은 아이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창문 밖의 날씨는 아이의 표정만큼이나 여전히 우울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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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뚝딱뚝딱, 탕탕 이렇게 만들다보니 아이의 얼굴에는 이제서야 미소가 가득 피어나네요.
할아버지와 아이가 함께 만든 것은 바로 '썰매'였거든요.
때마침 펑펑 내리는 눈에 밖으로 나가 할아버지가 끌어주는 썰매를 타고 아이는 길가를 씽씽~ 달려나간답니다.
찡이군은 할아버지인 루돌프가 끌어주는 썰매에 산타인 아이를 태우고 가는 장면인 것 같다며 크리스마스를 떠올렸다 해요.
눈 내리는 날에 썰매를 타는 이런 장면이라면 아이도 어른들도 정말 그 순간이 너무나 행복해질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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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할아버지가 끌어주는 썰매를 신 나게 타던 아이가 멈춰선 뒤, 길가의 가로등에 붙은 광고지 하나를 보게 되요.
'루피'라는 강아지를 찾는다는 내용이었죠.
신 나게 타던 썰매도 잊게 만든 광고지 속 루피를 찾아 나선 할아버지와 아이는
큰 소리로 루피를 부르며 여기저기 헤매이게 된답니다.
과연 할아버지와 아이는 누군가가 잃어버린 강아지 루피를 찾아낼 수 있을까요?
그런데 할아버지와 아이처럼 한참동안 정처 없이 누군가를 찾아 헤매이다 보면
결국 길을 잃는 건 누가 될지 상상해봤나요?
그리고 할아버지와 아이가 목 놓아 부르며 찾아 헤매이던 '루피'는 과연 어디에 있는걸까요?
《LOST 길 잃은 날의 기적》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루피'의 이야기를 알아차릴 수 있을 거에요.
늘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기도 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면서 말이죠. ^^
찡이군은 광고지를 보자마자 루피의 행방을 알아차렸지만,
전 주의 깊지 못했던 탓인지 찡이군 덕분에 알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첫 장면에 등장했던 아이 곁의 원숭이와 펭귄 인형의 활약도 기대해보면서,
아이와 함께 그림 속 세상의 멋지고도 놀라운 풍경들도 오롯하게 누려보길 바랄게요.
이렇듯 그림을 보면서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상상의 나래를 더욱 크게 펼쳐 줄 팁들이 숨어 있으니 그 즐거움과 마주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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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길 잃은 날의 기적》 책 속에는 스토리에 녹아 든 따스함도 발견할 수 있어요.
그건 바로 온기 가득 담아 사랑하는 아이에 대한 할아버지의 마음이랍니다.
흐린 날씨에 나가 놀지 못해 속상해하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내고,
그 서운한 마음을 함께 녹아내리게 만드는, 상상하는 설레임을 아이에게 안겨주는 할아버지의 멋진 계획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할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시려는지 너무나 궁금한 아이는 계속 질문을 하지만,
지금 해야 할 일들만 슬쩍슬쩍 이야기해주시는 할아버지는 궁금함을 더욱 증폭시켜주시거든요.
'네가 탈 수 있는 썰매를 만들거란다' 라며 미리 말해주는 것보다,
궁금함을 가득 담아 아이는 물론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그 궁금함이 이어져 상상해보도록 이끌어주고 있기 때문이에요.
안경점을 왜 가야 하는지,
도서관에서 어떤 설명서를 찾아야 하는지,
철물점에 들러 어떤 것을 만들 재료를 사야 하는지
미리 말해주지 않고 이런 행동들이 이어져 결국에는 어떤 것을 만들어낼지 상상하는 즐거움을 쏟아내거든요.
더불어 할아버지는 그 궁금증을 안고 있는 아이와 설레이는 마음으로 함께 썰매를 만들게 되죠.
점점 완성되어 가는 썰매를 보면서 아이의 설레이는 마음도 한껏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을 거에요.
'썰매 만들건데 같이 하자' 보다는 '이렇게 하면 무엇이 만들어질지 혹시 아니?'라는 다정함이 채워져 있는 듯 느껴졌거든요.
아이가 직접 모든 과정을 경험해보도록 하면서 결과물을 마주했을 때의 더 높은 성취감과 만족도를 채워줄 수 있을 거라는 멋진 팁을 저도 다시한 번 깨닫게 된 기분이었답니다.
"길을 잃어도 두려워하지마, 새롭고 즐거운 순간이 될 수도 있으니까!"
찡이군과 함께 도서관을 다녀오면서 가보지 않은 길을 따라 집까지 걸어가기로 했던 날이었어요.
찡이군은 처음 마주하는 광경에 신기하다며 들떠서 재잘거렸고,
큰 길이 아닌 골목길 사이 사이로 길을 탐험하듯이 걷다 보니 방향감도 잃고 집과는 더욱 멀어져 있었죠.
예상했던 길이 아닌데다 계획보다 더 많이 걸어야했기에 전 좀 당황했었는데,
찡이군은 그 때의 기억을 '여행'으로 기억하더군요.
늘 걸어다니며 보던 길이 아닌, 낯설지만 새로운 풍경에 매료되어 이것 저것 구경하면서 걷느라 힘들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면서요.
찡이군은 그 때의 기억 덕분에 '길을 잃다'라는 뜻을 기분 좋게 각인했답니다.
《LOST 길 잃은 날의 기적》 을 읽으면서 전 그 날의 '낯설었던 여행길'의 추억을 마주할 수 있었어요.
그림책 속 할아버지와 아이도 예상하지 못했던 '길을 잃다'라는 것에 대해
찡이군처럼 '즐거운 기억'으로 담을 수 있을까요?
'길을 잃어도 괜찮아. 그만큼의 기적이 우리 마음속에 자리할테니까!'라고 토닥이며 안아주는 책인 듯 느껴지는 《LOST 길 잃은 날의 기적》 은,
잔뜩 흐린데다 차갑게만 느껴지던 눈 내리던 날의 풍경이
어느 새 따스한 마음으로 가득 차올라 상상 너머의 세계로 이끌어주는 멋진 여행의 순간을 선물해줄 거에요.
- 서평단에 선정되어 주니어RHK 출판사로부터 그림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