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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겨울아 - 겨울 ㅣ 통합교과 그림책 17
어린이 통합교과 연구회 글, 이지연 그림 / 상상의집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통합교과 그림책 '겨울'
《안녕, 겨울아》
글 어린이 통합교과 연구회 / 그림 이지연
상상의집
부쩍 추워진 겨울의 날씨에 모두 적응 잘 하고 계신가요?
이번 겨울의 첫 눈을 기다리던 아이들에게 오늘 하얀 눈이 펄펄 내려 준 겨울날이었어요.
이렇게 기다리던 하얀 눈이 내리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는 아이들이었답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콕의 시간이 많아진 탓에 더욱 이 겨울을 즐거이 누릴 수 없는 아이들이라 조금은 안쓰럽기도 해요.
그렇지만 뜻하지 않았던 이런 시간들 덕분에 도란도란 앉아서 함께 책 읽는 시간은 좀 늘어났으니 한 편으로는 좋기도 하네요.
그럼 오늘처럼 흰 눈이 펄펄 내린 12월의 겨울날에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딱! 좋을 책 한 권 골라 볼까요?
상상의집 출판사에서 『통합교과 그림책 시리즈』의 '겨울'편으로 출간된 《안녕, 겨울아》 이 책을 함께 읽어보려 해요.
『통합교과 그림책 시리즈』 는 초등 1,2학년 아이들이 배우는 '통합교과'에 맞춰 주제를 더욱 다양하게 다루며 접근할 수 있도록 흥미로운 그림책으로 만들어진 것이랍니다.
콩군이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서 받은 교과서를 보고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네요.
시간의 개념이 담긴 사계절의 교과와 공간의 개념인 학교, 우리나라 등의 교과가 준비 없던 제겐 조금은 낯설었거든요.
그런데 콩군은 교과서들이 너무 마음에 든다며 1학년을 마칠 때 즈음 가장 좋았던 교과 중에서 '겨울'을 꼽을 정도로 '통합교과'의 매력을 충분히 즐기고 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아직은 유아기인 찡이군에게 콩군이 좋아했던 '겨울'에 관한 '통합교과 그림책'을 보여주는 지금의 감회가 더욱 남다르게 느껴지네요.
그럼 《안녕, 겨울아》 는 어떤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줄지 살짝 들여다 볼까요?
어느 겨울 날 민지는 친구들과 만나서 신 나게 놀려고 외투를 입고 집을 나서려했죠.
그런데 엄마가 오늘은 눈이 내릴 것 같은 날씨이니 집에서 쉬는 건 어떠냐며 이야기하죠.
시무룩해진 민지에게 엄마는 자신의 어릴 적 눈 오던 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해요.
하얀 눈이 펄펄 내린 날, 어린 날의 엄마는 함께 웃고 떠들며 같이 놀던 정들었던 친구들과 학교를 떠나 전학을 가게 되었죠.
이제는 학교도 친구도 못 볼거라는 생각에 자꾸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엄마였을 거에요.
하얀 눈이 쌓인 텅 빈 운동장을 걸어나가는 모습에서 서운함과 슬픔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저도 어릴 때 초등 4학년의 겨울방학이 시작되던 때 먼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어 전학을 갔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 때 느꼈을 그 감정들이 고스란히 제게 와닿더군요.
새로운 곳에서의 설렘보다 이제껏 함께 만들었던 추억이 가득한 곳을 다시 올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슬펐거든요.
게다가 전학가는 날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하얀 눈이 가득 내려앉은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며 하얀 눈 위에 서로의 발자국을 찍어보면서 깔깔거리고 싶었을테니까요.
전학간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도 나쁘지 않았지만, 문득 옛 친구들이 그리워진 어린 날의 엄마는 옛 학교를 혼자서 찾아가기로 해요.
옛 동네로 데려다 줄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담긴 삽화에서는 눈이 내리는 겨울날의 동네 모습을 담아놓았네요.
눈이 펑펑 내리는 동네에는 도로 곁 인도를 군데군데 지키고 있는 앙상하게 나뭇가지만 뻗어있는 가로수와,
날이 추워 두툼한 외투와 머플러, 그리고 모자를 쓰고 눈길을 조심스레 걷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네요.
또한 눈이 내려 미끄러우니 차들이 서행하느라 옛 동네로 향하는 버스도 조금 더 기다려야했답니다.
그렇게 더디게 도착한 버스를 타고 옛 동네에 내리게 된 어린 날의 엄마는 홀로 씩씩하게 옛 학교를 찾아 걷기 시작했죠.
펑펑 내려 쌓이고 있는 눈 위로 길을 헤매이느라 어지러히 발자국도 찍어가면서요.
홀로 눈 내리는 골목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옛 학교를 찾던 그 때의 엄마에게 그 하루는 어떤 기억으로 가득 차 있을까요?
옛 학교를 찾아 그리웠던 옛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
더불어 오늘 같은 눈 내리던 그 어린 날의 엄마의 기억 속 풍경은 민지의 마음에 어떻게 새겨지게 될까요?
《안녕, 겨울아》 책을 통해 '눈 내리는 그 겨울날의 기억'이 엄마에게서 민지에게로 어떻게 물들어가는지 직접 확인해보길 바랄게요.
《안녕, 겨울아》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STEAM 생각 톡〉 공간을 붙여 놓았어요.
'겨울'은 어떤 날씨를 데려오는 계절인지, 겨울철 옷차림은 어떤지,
또한 겨울철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어떤 생활습관이 필요한지 알아볼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들이 추운 날에 두터운 옷을 입어 몸을 보호하는 것처럼,
길가의 가로수들도 겨울나기 준비를 한답니다.
가로수 줄기 아래쪽을 짚으로 감싸 나무가 얼지 않도록 말이에요.
하지만 요즘은 이렇게 짚으로 감싸주는 풍경이 예전보다는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잘 볼 수는 없었답니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는 가로수들이 짚으로 옷을 입고 있는지 더욱 유심히 찾아보게 될 것 같네요.
"흰 눈이 데려온 그 때 기억 속 겨울 풍경"
찡이군은 《안녕, 겨울아》 이 책을 손에 들자마자 표지의 그림을 유심히 보더군요.
그러더니 '슬퍼보여'라는 말을 하더군요.
이유를 물으니 사람도 버스도 회색이라서 그렇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이 그림이 담아내는 감정이 슬플지 한 번 확인해보자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답니다.
어린 날의 엄마가 회상하며 들려 준 그 날의 눈 내리는 동네의 풍경은
찡이군이 느꼈던 것처럼 정말 슬펐던 거였을지 궁금해지지 않나요? ^^
보통 '겨울'이라고 하면 친구들과 눈싸움하는 놀이터나 공원에서의 풍경이 담긴 그림책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을 거에요.
그렇기에 찡이군처럼 《안녕, 겨울아》 이 책이 낯선 느낌으로 다가갈지도 모르지만,
겨울의 풍경이 엄마에게 남은 추억으로 채워져 '또 다른 겨울의 감성'을 느껴볼 수 있었답니다.
더불어 콩군도 초등 1학년 때 만났던 《안녕, 겨울아》 이 책을 찡이군과 함께 다시금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하더군요.
콩군은 찡이군과는 달리 표지를 처음 봤을 때 버스에서 내리는 아이의 웃는 모습이 빨간 색 옷 덕분에 더욱 힘차보였다면서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더라고요.
역시 같은 그림도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다른 느낌을 안겨주네요.
월별로 만나는 주제로 구성된 통합교과 12월의 '겨울'을 만나고 있을 아이들에게,
시간적 구성의 겨울 풍경이 담긴 따스한 기억을 안겨줄 《안녕, 겨울아》 이 책으로 또 다른 겨울 이야기를 즐겨 보길 바랄게요.
더불어 민지와 엄마처럼 아이들과 이 계절의 시간을 함께 공유하게 될 겨울날의 이야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 [상상맘18기] 상상의집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