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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말말 말 속에 숨은 차별
하루 지음, 박미나 그림 / 주니어단디 / 2021년 10월
평점 :
《말말말 말 속에 숨은 차별》
글 하루 / 그림 박미나
주니어단디
몇 해 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샘'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을 부를 때 '백샘, 흑샘'이라고 칭하는 것을 보고선 '이건 좀 아닌 것 같아'라는 생각에 불편했던 때가 있었죠.
그저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귀여운 애칭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재미있다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청자들도 있을 수 있기에 이런 불편한 호칭은 사용하지 않았으면 했었답니다.
이렇게 우리가 쉽게 생각하고 사용하는 말 속에 우리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말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우리가 사용하는 말들을 한 번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해요.
바로 이 책을 통해서 말이죠.
바로 주니어단디 출판사의 《말말말 말 속에 숨은 차별》 이란 책이랍니다.
커버 디자인의 말풍선 속에 담긴 말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기도 하는 말들도 분명 상대의 입장에서는 마음이 불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죠.
그럼 어떤 말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으며 어떠한 불편함을 안겨주는지 한 번 들여다 볼까요?
《말말말 말 속에 숨은 차별》 책 속에는 '차별에 대한 주제별'로 우리가 사용하는 말들을 분류해 놓았어요.
'남녀 차별 / 장애인 차별 / 나이 차별 / 인종 차별' 등으로 말이죠.
또한 우리가 사용하면서도 잘 인지하지 못했던 말들이 차별의 의미로 전달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주기도 해요.
게다가 말 때문에 생겨난 차별과 혐오의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답니다.
그 중 첫 번째 주제로 마주한 '남녀 차별'에 대한 말들은 우리가 인지하고 있기에 요즘은 사용을 자제하자는 반응을 이끌어낸 말들도 있더군요.
어릴 적부터 사용했던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와 '친가, 외가' 라는 말이 대표적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예전의 생활상과 결혼 문화 때문에 이렇게 구분 짓는 말들이 생겨나긴 했지만 '친할 친'과 '바깥 외'라는 의미를 알게 된다면, 시대가 예전과 같지 않은데 왜 이렇게 지금도 변함없이 사용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전 얼마 전 '왜 할머니 앞에 이름이 다른거야?' 라며 물었던 찡이군이 이 차이를 설명해달라면서 심각하게 물어왔었기에 이 말들에 대해 함께 생각해본 시간을 가졌었거든요.
'친할머니랑은 친하고 외할머니랑은 친하지 않아야 하는 거야?' 라며 은근 속상해하길래,
함께 이 말들을 다른 말로 바꿔보기로 했었어요.
그러면서 찡이군과 콩군이 바꿔 부르기로 한 말은 바로 '아빠 할머니', '엄마 할머니' 였답니다.
호칭이 겹쳐지긴 하지만 일단 아이들이 결정한 부분이니 당분간은 이 말을 써보기로 했어요.
이렇게 차별의 의미를 담은 말의 정확한 의미와 이로 인한 불편한 이들의 생각을 인지하고 나면, 이제껏 사용하던 말을 불편하지 않은 의미를 지닌 다른 말로 바꿔보는 건 어떨지 고민해보는 공간이 있어요.
바로 〈말말말, 말을 바꾸자!〉 랍니다.
이 공간을 잘 활용해서 함께 바꿔나갈 수 있는 의미있는 단어들을 찾아보는 것도 활용도 높아 좋을 것 같아요.
게다가 콩군과 찡이군이 '외할머니'를 '엄마 할머니'라고 바꿔 부르기로 한 것처럼
이렇게 다른 단어로 그 속에 품었던 차별적 의미를 지워보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두 번째로 살펴보게 될 주제는 '장애인 차별'에 관한 말들이랍니다.
콩군은 《말말말 말 속에 숨은 차별》 책에서 언급된 '법 속에 포함된 장애인 차별'에 대해 놀라워했어요.
그건 콩군 뿐만 아니라 저도 그랬죠.
장애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에서 조차 장애인을 차별하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에 말이에요.
그래도 이러한 차별적 용어들을 인지하고 법의 표현들도 하나씩 수정되고 있다니 다행이더군요.
또한 요즘 들어서는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장애인, 비장애인' 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어릴 적에는 '장애인'의 반대 의미가 '정상인'이라 생각했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쓰이는 언어도 차별을 담은 그대로였답니다.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장애를 가진 이들이 '비정상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단어를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비장애인'이라는 단어에 이어 곰곰이 생각해보게 만드는 말들도 있었어요.
'장애우'라 부르는 것이 친구이길 강요하는 것 같아서 그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과,
'장애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극복하고'라는 말은 장애를 극복의 대상이라 생각하는 비장애인의 편견이기에 불쾌한 표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말말 말 속에 숨은 차별》 책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이렇게 각각의 주제별로 모은 차별에 대한 말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끝에는,
〈나는 제대로 알고 있을까?〉 라는 부분이 수록되어 있어요.
우리가 무심코 넘기던 일들이나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공간이랍니다.
'차이와 차별'에 대한 의미와 '난민' 이슈 등에 대한 생각이나 고민도 가져볼 수 있도록 말이죠.
또한, 차별의 표현이 담긴 말들이나 내가 받거나 내가 했던 차별의 말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붙임딱지 위에 메모처럼 한 단어씩 적어 볼 수도 있는 공간도 있어요.
그렇기에 《말말말 말 속에 숨은 차별》 책을 통해서 이제껏 함께 들여다 본 말들 이외에도,
더 많은 주제와 관련해 수록된 우리가 알아야 할 '차별적인 말'들에 대해 더욱 꼼꼼하게 알아보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욱 좋을 거에요.
"말부터 바꾸면 생각도 바뀔거에요!"
《말말말 말 속에 숨은 차별》 책을 통해서 이제껏 '차별적인 언어'를 우리가 인지를 하고 있었거나 아니면 그렇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런 언어들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지 않아야 함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해요.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듯이, 제대로 알고 나면 우리가 무심코 내뱉는 차별적인 말들은 조금씩 줄어들게 될테니까요.
콩군은 물론 저도 이제껏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했던 말들 속에 차별적 의미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니, 이제껏 했던 말들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았을 거란 생각에 반성하게 되더군요.
세상의 편견이 너무나 겹겹이 쌓여 우리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당연시하게 된 말들.
이런 차별적 의미를 지닌 말들을 걷어내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의 시선을 멈추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더불어 우리 어른들부터 말을 제대로 사용해야 우리 어른들의 거울인 아이들도 어른들을 따라 '차별'이라는 단어를 걷어내고 모두가 함께 소중한 권리를 누리며 살 수 있을테니까요.
이제부터라도 《말말말 말 속에 숨은 차별》 책을 통해서 재인식하게된 '차별'을 담은 말들을 아이들과 함께 하나씩 바꿔 나가 볼까요?
- 주니어단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