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푸르른 숲 33
이브 그르베 지음, 김주경 옮김 / 씨드북(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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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지은이 이브 그르베 / 옮김 김주경

씨드북




 

씨드북 출판사의 '청소년 위한 문고'인 『푸르른 숲 시리즈』 의 서른세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살인 사건을 둘러싼 추리소설의 형식을 띈 책이랍니다.



 



바로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


이전에 같은 시리즈에서 출간되었던 《슬픈 돈을 찾아라》 이야기를 콩군과 전 인상 깊게 읽었던 터라 더욱 기대하면서 읽어내려간 책이랍니다.


그럼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가 탐정이 된 듯, 사건의 단서들을 모아 범인을 추리해보는 이 추리소설 속 이야기를 살짝 들려 드릴게요.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의 첫 시작의 문장이 매우 흥미로웠어요.

문장 자체가 흥미롭다기 보다는 국어 시간의 과제가 '창작과 놀이'라는 제목이라는 점이 말이죠.


주인공 에르완은 국어 시간에 선생님이 내주신 과제를 흥미롭게 받아들여요.

프랑스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바칼로레아'와는 상관없는 과제였기 때문이에요.


"시내 한 장소를 정해 머무르며 아침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목격한 것이나 흥미롭게 여긴 것을 마음껏 표현해보는 형식이 따로 없는 글쓰기" 라서 더욱 더 매력적이었고요.



그 날 에르완도 갈릴레 길에 자리를 잡고 자유로운 형식의 글을 써내려갔답니다.

단, 무언가를 관찰하고 쓴 것이 아니라는 점이 선생님의 좋지 않은 코멘트를 받게 된 이유가 되지만요.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는 에르완을 포함해 총 25명의 반 친구들이 제출한 과제를 들여다 볼 수 있어요.

정말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가득한 각자 자신들만의 개성을 담은 글쓰기 과제들을 말이죠.


이 과제들은 위에 첨부된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얼굴과 이름, 머물렀던 장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글을 평가하는 선생님의 코멘트까지 볼 수 있어요.

단, 주인공 에르완과 그의 여자 친구가 되는 카상드라는 신발 신은 모습만 보여지네요.


사실 이 부분이 콩군도 저도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지는 포인트였어요.

다른 반 친구들처럼 얼굴을 나타내보이지 않은 의도가 있었을까요?

콩군은 소설을 주로 이끌고 있는 주인공들이기에 일부러 그런 것 같다고 했지만,
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함께 추리하고 있는 독자 자신의 얼굴을 대입해보라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마침 반 친구들이 과제를 위해 각자 흩어져서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인가를 관찰하던 그 때, 그 시각 즈음 '법무사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2주 뒤 지역신문 기사로 알게되는 에르완이었죠.


에르완은 직감적으로 반친구들의 과제에 단서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먼저 선생님께 이 사실을 알리지만, 선생님은 무시해버린답니다.

사실 코 앞으로 다가온 시험이 있었기에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시선과 시간을 빼앗기는 걸 우려하셨고, 혹여 살인 사건에 아이들이 휘말릴 수 있다는 걸 귀찮아하시기도 했죠.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코멘트를 달아놓은 과제들 속에서 살인 사건의 단서가 될 만한 거라고는 한 개도 없다는 '자신만의 합리화'가 있었기 때문일 듯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르완은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과제를 모아보기로 결심하면서, 자신을 선뜻 도와주는 카상드라와 함께 과제를 모으고,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 내용들이 담긴 신문 기사 스크랩을 통해 '추리 지도'를 정리해보게 되네요.   


에르완과 카상드라가 모은 스물다섯 개의 과제들은 얼핏 보면 연관성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사건의 실마리를 포함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되죠.

에르완도 이런 생각 때문에 선생님이 허락하지 않음에도 친구들의 과제를 모아 살펴보고 사건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들을 찾으려 애쓴 것일 테니까요.




 



물론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책이 살인 사건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들을 찾는 것에만 초점을 둔 소설은 아니에요.

청소년 문고답게 이렇게 단서들을 찾는 과정에서 함께하는 에르완과 카상드라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마음을 토닥여줄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하는 모습도 담고 있어요.

비록 이런 친밀도가 부모님들의 우려를 낳기도 하지만, 누구나 거칠 수 있는 성장과정임을 드러내며 '성장소설'로써의 면모도 보여주니 더욱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25개의 과제들을 살펴보면서, 그 중 눈에 띄는 단서들도 찾아낼 수 있었죠.

파란색 자동차, 빨간 머리, 선글라스 등을 공통적으로 목격한 친구들 덕분에, 찾아낸 단서들을 토대로 경찰에게 사건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적어서 익명으로 우편 제보를 하게 된답니다.


과연 이들이 발견해 낸 단서들은 살인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가 되어 줄까요?

과제들을 읽어볼 때마다 놓치고 있었던 부분도 발견하기도 하고,

좀 더 확실하게 알고 싶어서 과제에 기록된 그 곳을 찾아 직접 가보기도 하고,

과제에는 기록하지 않은 그 날의 기억들도 친구들로부터 듣게 되며,

에르완과 카상드라를 도와줄 새로운 친구들이 합류하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또다시 펼쳐보는 과제들에서는 상상치 못한 반전으로 향하는 스토리도 담겨 있답니다.


이렇게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책을 통해 반전을 담은 추리 소설의 매력을 느껴보시길 바랄게요.


더불어 책의 앞부분에 첨부된 '추리 지도'를 통해서 독자인 여러분들도 함께 이들의 추리를 흥미로이 따라가보세요.

이 추리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주인공들처럼 과제물 속에 등장하는 위치를 정확히 안내해주는 지도가 있어서 좀 더 쉽게 사건 현장속으로 데려다주는 팁 역할을 한답니다.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이 책을 읽으면서 콩군이 슬쩍 궁금한 게 생겼어요.

그건 바로 이 책에 등장하는 '바칼로레아 시험'이 궁금해서 콩군은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봤다고 해요.

그랬더니 우리의 수능시험과 같은 역할을 하는 시험이지만, 성격이 정말 다른데다 '논술 및 철학 시험'이 필수라는 이야기에 주인공들과 반 친구들, 그리고 선생님과 부모님들이 왜 그리 시험 이야기를 하는지 어렴풋이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고전을 비롯해 다방면의 책을 두루 읽어야 하는 것, 구술 시험을 대비할 수 있도록 많은 책과 수업, 노트 필기를 해야 하는 것 등이 우리의 대학수능시험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면서요.


그래도 논술이나 철학 시험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 것도,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부러웠답니다.

'조금 더 나를 위한 공부'가 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정해져 있는 답을 찾는게 아닌, 내 생각과 주관을 견고하게 만들어가는 것처럼 말이죠.



더불어 이 책에도 나와 있듯이, 친구들이 작성한 과제들마다 자신의 개성이 묻어나고 자유로운 형식속에서도 다양한 시각의 다양한 주제들이 담겨 있어 읽는 내내 자극되는 흥미로움이 생겨났답니다.

그래서인지 책 속의 '유명 작가들의 고전 텍스트보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쓴 현대 텍스트가 더 흥미로웠다'는 이야기가 제 눈길을 끌더군요.


그렇기에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이 책은 콩군도 물론 그랬지만, 저도 너무나 흥미롭게 마주한 이야기였어요.




 



" 선입견을 걷어내고 숨어있는 진실 찾기! "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는 25개의 과제들을 훑어 보다가 나중에는 다시금 돌아가서 정독을 하게 되더군요.


정말 내가 보고 싶었던 것만 보게 된 건 아닐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들이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들 때문에 말이죠.


주인공 에르완과 카상드라도 과제들을 접하면서 친구들의 성향에 따라 과제의 내용들도 선입견으로 바라본 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다시금 과제들을 살펴보게 되거든요.

그리고 다른 시각을 가진 친구들이 합류하면서 그렇게 범할 수 있는 오류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입견으로 만들어진 틀 속에 갇혀 이렇게 범하는 오류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의외로 많이 생겨날 것 같아요.


에르완과 카상드라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따라 가면서, 혹시 나도 그런 오류를 만들어낸 적은 없는지 떠올려 볼 기회도 될 것 같아요.


추리소설이자, 성장소설이면서도 자신의 생각과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이야기를 품은 《오전 9시에서 10시 30분 사이》 의 매력을 마음껏 누려보길 바랄게요.








- 씨드북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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