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할머니 한마리가 산다
송정양 글, 전미화 그림 / 상상의집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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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글 송정양 / 그림 전미화

상상의집





요즘 찡이군과 등원하는 길에 많은 분들이 아침 산책으로 반려동물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요.

그런 모습을 보고 찡이군도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찡이군이 친구집에 가끔 놀러 갈 때면, 반려견을 너무나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전 선뜻 반려동물 키워볼까? 라고 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어릴 적 반려견을 키웠었는데 병이 들어 떠나보내고 난 뒤, 반려견들만 보면 마음 아팠던 그 때의 이별이 떠올라서요.


아직 제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고 아이들에게까지 그 마음을 전달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반려견과의 이별 내용이 담긴 이 책이 좀 더 마음에 깊숙이 남았어요.




 



상상의집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던 《우리 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는 201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동화를 그림책으로 출간한 거라고 해요.


반려견과의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의 시선에서 담아낸 그림책이라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이야기 나누면 좋을 동화랍니다.




 



"우리 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책제목과 같은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우리 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는,

주인공 '나'인 초등생 여자 아이의 시선에서 그려지고 있어요.


우리보다 일곱 배의 빠른 시간으로 나이 들어가는 반려견.


스무 해를 넘게 살아내고 있는 반려견 '할머니'는 우리 나이로 치면 백 살도 넘는 거라서,

털도 빠져 듬성듬성하고 잘 듣지도, 잘 걷지도 못하는데다 힘이 없어 잘 움직이지도 않고 잘 먹지도 못해요.




 



이런 반려견 '할머니'가 주인공인 아이의 눈에도 안타까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예전처럼 반려견으로의 제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 같지 않아서 투덜대곤 해요.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늙은 반려견 '할머니'도, 주인공인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뽀'라는 이름으로 늘 함께 있었고, 예쁘고 똑똑하기까지 했답니다.


그래도 주인공 아이는 남아 있는 사진으로 보는 것일 뿐, 자신의 기억속에 그런 모습은 크지 않아서인지 아빠와 엄마가 느끼는 만큼 크게 다가오지 않는거죠.


게다가 주인공 아이가 꼬마일 적에 엄마가 통화하느라 정신없는 사이, 베란다 난간에 기대 위험했던 '나'를 보고 '할머니'가 요란하게 짖어댄 덕분에 사고없이 무사할 수 있었던 일화도 있지만, 자신이 직접 기억하지 못하니 이 또한 시큰둥해 하네요.




 



'내'가 이러는 데에는 또 다른 하나의 이유가 있어요.


그건 바로 친구 규민이네 강아지 '꾀순이'가 낳은 흰둥이 새끼 강아지가 너무 예뻐서 키우고 싶어졌거든요.


이제 막 태어나 꼬물거리는 강아지는 '할머니'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였으니까요.


똥오줌도 못 가리고 이제는 늙어서 활동하기도 힘들어 하는 '할머니' 때문에 새끼 강아지 흰둥이를 키울 수 없다는 게 '나'에게는 즐겁지 않은 사실로 여겨져요.




 



'내'가 꾀순이의 새끼 강아지인 흰둥이를 키우고 싶어 자꾸 생각할수록, 그 시간동안 '할머니'는 죽음에 가까워져 가고 있었죠.


그러다 "할머니 죽으면 강아지 키워도 돼?" 라는 '나'의 말 이후로 엄마는 크게 놀라고, 아빠는 큰 슬픔에 잠겼네요.


아파서 힘들어 하는 '할머니', 그리고 그런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아빠와 엄마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말 이 아빠와 엄마에게 더 큰 상처를 준 것 같아 '나'는 덩달아 슬퍼졌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아빠와 엄마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더욱 더 힘들어 하는 '할머니'의 안락사를 결정하죠.



함께 지냈지만 이제는 늙어서 숨쉬는 것도 힘들어 하기에 안락사를 앞둔 반려견 '할머니' 와,

이제 막 태어난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했던 주인공 '나' 는 어떤 이별의 결말을 맞이할까요?


《우리 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를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만남부터 이별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이 책을 읽은 콩군과 함께 제가 어릴 적 반려견과 이별한 이야기를 나눴더니, 콩군은 이별하는 게 마음 아플 것 같아서 반려동물 키우기가 지금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네요.


하지만 그런 이별의 아픔을 겪더라도 함께 하는 행복한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추억한다면 버텨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면서요.


《우리 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이 책을 읽는 친구들은 과연 어떤 마음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콩군은 반려견을 '할머니'로 표현한 것과 등장 인물들에 대한 그림체가 인상적으로 보였다고 해요.


수묵담채화 기법으로 채워진 《우리 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는 여러가지의 색감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먹의 농도로 인물들의 감정까지 표현하고 있어서 그 감정을 오롯하게 전해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슬픈 감정이 느껴지는 부분에서는 색감을 자제하고 먹의 농도로만 표현해주니 말이죠.



책 속의 주인공인 '나'인 여자 아이가 늙은 반려견보다 친구 반려견의 새끼 강아지를 더 예뻐하는 모습에 처음에는 철없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콩군 자신은 물론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이런 상황이라면 주인공의 마음처럼 행동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네요.


하지만 잠깐의 생각일 뿐 주인공처럼 내 곁에서 항상 나와 함께 해주는 반려견의 고마움과 그로 인한 행복한 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할 것 같다면서요.




 



"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힘들지만, 소중한 추억들의 고마움으로 채워질 시간! "



《우리 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를 읽어 주었더니, 찡이군은 이 장면에서 머무르며 한참을 바라보고, 이 페이지만 반복해서 읽어달라고 하더군요.


반려견 '할머니'가 가만히 누워 있는 모습이 힘들어 보여서 마음이 아프다는 찡이군도 아마 이 장면을 오롯하게 느낀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반려동물과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행복함만으로 가득 누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더불어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마주하는 때이더라도, 그 아픔이 상실감만으로 채워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해지더군요.


마치 어릴 적 반려견과 이별했던 그 날의 제게 위로를 건네주는 듯, '서로가 행복한 시간이었어~'라고 토닥여주는 듯한 《우리 집엔 할머니 한 마리가 산다》  이 책을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많은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어집니다.

 






- [상상맘17기] 상상의집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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