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원하는 아이 -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10
위해준 지음, 하루치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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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원하는 아이》
 

글 위해준 / 그림 하루치

웅진주니어





코로나 때문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면서 제 주변 지인들도 아이들과 티격태격 하는 날이 좀 더 많아졌다 하더군요.

물론 저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진 않고요.^^;;

친구들과 어울려 바깥놀이를 마음껏 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집에서 TV나 영상매체를 시청하고 있는 아이를 보면 잔소리 할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이런 잔소리도 줄이고 타의적으로 공백기가 되어버린 친구들과의 관계에서의 공유 시간을 채워주기 위해 책을 권유해본답니다.


최근 건넸던 책들 중에서도, 타이틀과 표지 디자인만으로 아이의 흥미도를 이끌어 낸 한 권을 소개해보려해요.




 



웅진주니어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책들 중에서 국내외 우수 창작동화들을 만날 수 있는 「웅진 책마을 시리즈」 중에서 110번째로 만나게 된 책인 《모두가 원하는 아이》 랍니다.


이 책은 '제 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 이라 심사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음이 증명된 것이기에 더욱 믿음을 가지고 들여다 본 책이었어요.


전 《모두가 원하는 아이》 를 처음 만났을 때에는 단순히 아이들의 성장동화 쯤으로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로서의 내 행동들을 돌아보며 마음 한 켠이 아려오기도 했답니다.


그럼 《모두가 원하는 아이》 는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한 번 들여다 볼까요?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 라는 곳에서 정신성형을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는 대상자로 선발되기 위해 모인 아이들을 보여 주며 시작해요.

현재 자신의 모습이 아닌,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정신성형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과 그의 부모들의 바람이 모인 곳이죠.
 

하지만 그런 정신성형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는 아이도 있답니다.

바로 주인공인 'B5-33번'이라고 불리는 안재희에요.

이름 없이 번호로만 불리는 이 곳에서 재희는 자신과 교감을 나누며 믿음이 가는 친구인 'B5-34번'을 '치치'라고 불러요.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렇게 불려진 적이 없어요.

재희가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에 들어 오기 전, 힘든 일이 있고 난 뒤 언어상실을 겪고 있거든요.

그리고 연구소 소장을 자신의 첫인상으로 '프로 박사'라고 별명을 붙였어요.


서로의 이름도 제대로 모른채, 연구 대상에 붙이는 제품 번호처럼 불려지는 아이들을 보니 이런 곳은 너무 삭막하다며 이야기하는 콩군이에요.

서로의 이름을 불러 주는 것 또한 상호간의 교감을 형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일이니까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비교적 마음이 통하는 것 같은 치치는 재희와는 달리 정신성형을 너무나도 원하는 아이에요.

그것도 너무나도 매력이 넘쳐나 좋아하게 된 '메리 재인'처럼 되기 위해서 '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핑크 버튼'을 꼭 받고 싶어해요.


하지만 재희는 그 어떤 버튼도 자신과 맞지 않는 것 같고, 지금 이대로의 자신이라도 좋다고 생각했답니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 당한 느낌이 들고, 옳지 않은 행동을 하는 담임 선생님과의 마찰 이후, 재희는 그저 마음의 문을 닫고 방황할 수 밖에 없는 아이였거든요.




 



재희가 마음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출구였던 '메리 재인'을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의 홍보 모델로 만날 수 있었던 이후, 치치와 함께 중앙 센터 너머 '빨간 지붕 탑'에서 프로 박사와 함께 있던 메리 재인을 마주하게 되네요.

그런데 이 일로 재희는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된답니다.


핑크 버튼으로 정신성형을 해서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은 간절함이 큰 '치치'와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메리 재인', 그리고 좀 더 완벽한 모습이 되어주길 바라는 부모님의 바람 사이에서 재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모두가 원하는 아이》 의 재희와 치치, 그리고 메리 재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이 지켜내고 싶은 나와 타인이 바라는 나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을 한 번 들여다 볼 기회를 가지면 좋겠어요.



전 《모두가 원하는 아이》 를 읽으면서, 그리스 로마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를 연상케하는 별명이 붙은 '프로 박사'를 보니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함축해 놓은 것 같아서 뜨끔하더라구요.


책속에 나온 말처럼, '나쁜 습관이나 쓸모없는 생각들' 이란 범위의 정의도 '이건 맞고, 이건 틀렸어' 라는 어른들의 잣대의 틀 속에 아이들을 맞추려 하는 것이니까요.

진정 스스로의 삶의 주체자인 아이들의 생각은 무시한 채 말이죠.


저도 콩군에게 '좀 더 열정을 가져봐, 집중력이 중요해.' 라는 말들을 하게 되는데, 《모두가 원하는 아이》 를 읽고 나니 이런 말들이 잔소리가 아닌 조언 정도에서 그치도록 유의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게 되네요.




 



" 스스로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할 줄 아는 내가 되자! "




"어제의 약한 나는 잊어. 완벽한 내가 될거야. 모두가 원해, 달라진 나."

《모두가 원하는 아이》 중에서 -



이 구절이 당찬 포부를 보이는 것 같지만, 내가 원하는 내가 아닌, 타인이 원하는 나로 살아가는게 최선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서 왠지 모르게 씁쓸한 생각이 들더군요.

콩군도 제 생각과 같았어요.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나 스스로 갇힌 느낌? 이건 별로인데~' 라면서요.
누군가의 조언이 나를 도움되는 방향으로 이끌수는 있지만,

스스로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건 오롯한 나의 몫이니까요.



코로나로 인해 이전보다 훨씬 더 아이와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늘면서 다른 한 가지도 늘어 났어요.

바로 아이들에게 향하는 잔소리였죠.

아이는 물론 어른들까지도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하는 것에 제약이 있는 지금인데,

그런 고민에 힘들었을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지 못하고 자꾸 아이에게 더 많은 걸 바라게 된 것 같아요.

아이가 이 시기에 제대로 마음이 성장하고 있는지를 먼저 체크해봐야 하는데, 그런 부모가 되지 못한 것 같네요.

이러한 부끄러운 부모의 모습에 경종을 울려 준 책인 《모두가 원하는 아이》 를 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읽어보고 생각을 나눠보는 것도 좋은 기회일 것 같아요.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고 격려해주는 부모의 마음과,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아끼고 존중하는 아이의 마음이 맞닿아 서로 믿어주는 기회를 말이죠. 








-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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