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말해요
프란츠 요제프 후아이니크 지음,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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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말해요]

글 프란츠 요제프 후아이니크 / 그림 베레나 발하우스 / 김경연 옮김

주니어김영사





얼마 전 뉴스를 보고 있던 아빠에게 찡이군이 이게 뭐냐며 TV 화면을 가르키더라고요.

그래서 봤더니 뉴스 화면 아래 한 켠에 나오고 있는 수화하시는 분의 모습이었어요.

아직 수화의 개념을 모르는 찡이군에게 콩군이 '이것도 말하는 거야' 라며 이야기 해주는 것을 보니, 

이럴 때 아이들에게 수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딱!이겠다 싶더군요.


그러던 차에 만난 이 책, 바로 

주니어김영사에서 얼마 전 출간된 [손으로 말해요] 랍니다.






이 책은 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이, '청각 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어린이를 위한 창작 동화랍니다.

사실 저 또한 '장애'에 대해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이야기 나눠보지 못했어요.

이 책에서 다루는 청각 장애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와 함께 길을 걸을 때 '점자 보도 블록'을 마주할 때,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숫자 버튼에 함께 표시된 '점자'나, 

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점자책' 정도로만 접했던 '시각 장애'와 관련된 것만을 몸소 느껴봤을 뿐이거든요.


그래서 콩군이 '청각 장애'를 다룬 동화책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다 하더군요.

'장애'라는 의미에 대해 아이들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고 바라볼 수 있을지, 

아이들에게 그 의미를 전달해 줄 명쾌한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가 요술쟁이라고 느꼈던 어릴 때의 '리자'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손으로 말해요] .

어릴 적 엄마가 현관문을 열 때면 늘 반가운 사람들이 나타나는 요술의 주문이 '리자' 자신에게 일어나길 바랐죠.


어느 날 함께 놀고 싶어서 친구를 찾으러 놀이터로 간 리자.

축구를 하던 친구들의 공이 자신에게 굴러 오는지도 보지도 못했다는 리자의 이야기에, 

다른 아이들은 리자의 말을 알아듣지 못합니다.

리자는 태어날 때부터 세상의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죠.

그렇기에 리자가 말하는 '손짓'의 '수화'를 모르던 다른 아이들이 이해할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아이들 중 '리자'는 자신처럼 '손짓'으로 말을 걸어 주는 '토마스'라는 친구를 만나게 된답니다.







손짓인 수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리자'와 '토마스'를 보면서 다른 친구들은 암호같이 느껴지기도 해요.

단어의 철자마다 고유한 손가락 표시가 있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으로 자신을 설명하는 '손짓 이름'까지도 아이들은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흥미로운 반응을 보인답니다.


콩군은 이 부분에서 '수화'가 더욱 궁금해졌다고 해요. 

'손짓 이름'이라는 것이 참 매력적이면서도 신기하게 느껴졌다면서요.

몸짓만으로도 내가 표현하는 것을 상대방이 제대로 이해하며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그러면서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수화하시는 분의 표정과 수화를 보면서 언젠가는 100 퍼센트로 완벽히 이해할 수 있는 때를 위해 수화를 공부해보고 싶다며, '혹시라도 토마스처럼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잖아'라고 말하는 콩군이 참 멋져 보였답니다. ^^







둘이서 손짓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리자'와 '토마스'를 보면서, 왜 수화를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진 아이들에게 '리자'는 말합니다.


"난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했어. 사람은 자기 목소리를 듣지 못하면 말을 하기 어려워." 라고 말이죠.


책을 읽은 후에도 오래도록 곱씹게 되던 이 구절. 

소리를 듣고, 소리로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 준 문구였다 말하는 콩군에게도 동의하게 되더군요. 



말이 아닌 또 다른 방식의 소통법, '수화' 


다른 아이들에게 말이 아닌 또 다른 방식의 소통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리자'와 '토마스'는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나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겠죠? 


리자와 토마스를 통해서 '청각 장애'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 속에서, 

서로가 몰랐던 것들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들로 인해 

[손으로 말해요]를 읽고 있는 우리들도 깨닫는 바가 생각보다 많을 거에요.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세히 몰랐던 부분들도 알게 되었거든요.

들을 수 없어서 모든 게 불편할거야~라고 생각했던 콩군이 아! 이렇게 하면 들리지 않는 불편이 줄어들겠네~라고 감탄하며 읽은 부분도 있었답니다. 

어떤 방법으로 들리지 않는 것에 대한 불편을 줄였는지 궁금해지죠?



[손으로 말해요]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청각장애'를 가진 이들과 대화를 나눌 때에 알아두어야 할 팁들을 수록해 놓았어요. 

상대방이 놀랄 수 있으니 상대의 뒤에서 이야기 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위치에서 이야기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전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 나누는 것은 필수겠죠? 이건 언제 어디서든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니 말이에요.


 





책의 겉표지 안쪽의 앞부분과 뒷부분에는 '지화'가 실려 있답니다.

리자와 토마스가 서로 대화를 나눌 때처럼, 어떤 단어나 문장을 나타내는 약속을 '수화'라고 하며, 

'지화'는 수화에서 쓰기 어려운 단어나 이름들을 전달하기 위해서 철자를 손동작으로 만든 것이에요.


자음과 모음, 그리고 숫자들을 표시한 '지화' 동작을 따라해보던 콩군의 모습이 신기했던지, 

찡이군도 책을 보면서 '지화'를 해보더군요. 

콩군은 자음 중 'ㅁ' 이 생각보다 잘 되지 않는다며 정확히 해보려 애쓰더군요.

찡이군은 숫자 '6'을 만들어 보이며 '똑같지?'라고 웃어보였네요. ㅎㅎ

이렇게 하나하나 익히면서 '지화'를 습득해 본다면 간단한 문장으로 이야기 나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손으로 말해요] 책을 읽으면서, 콩군이 유치원 졸업 때 동요로 수화 공연을 했던 기억을 떠올랐다 하더군요. 

하지만 그때는 꼬꼬마여서 수화에 담긴 의미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는 없었다면서, 청각 장애를 지닌 이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서 수화를 제대로 배워 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엄마도 함께 배워서 이야기 해보고 싶다 하네요.


우리가 서로 생각과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인식한다면, 청각 장애에 대해 제대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전달 방식이 말소리가 아닌 손짓과 표정으로 다른 것일 뿐이지 틀린 것이 아니니 말이죠.



'장애인'의 반대 의미가 '정상인'이 아닌 '비장애인'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장애'는 소통을 하고 마음을 나누는 데 있어서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아이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진정성 있는 성장의 발판에 [손으로 말해요] 이 책이 도움닫기 역할을 아이들에게 해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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