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이의 이름 찾기 내친구 작은거인 62
최은옥 지음, 원혜진 그림 / 국민서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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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이의 이름 찾기]

글 최은옥 / 그림 원혜진

국민서관


 


얼마 전, 콩군이 등교하면서 필통을 깜빡하고 가져가지 않은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연필 빌려 썼냐 했더니, 

교실에 항상 있는 연필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선생님이 준비해놓으신거냐 물었더니, 

아이들이 잃어버리거나 찾아가지 않는 문구를 모아놓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전 적잖이 놀랐답니다.

자신의 물건을 잃어버렸을 땐 찾으려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자신이 잃어버린 물건일지도 모르는데도 주의 깊게 보지 않고 찾아가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게 놀라울 뿐이었거든요.


요즘은 필요한 물건들을 언제 어느 때나 사서 쓸 수 있죠.

그래서인지 물건을 잃어버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새로 사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이런 아이들의 생각에 따끔한 충고를 해줄 수 있는 동화 한 편을 만나 소개해보려 해요.







국민서관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내친구 작은거인 시리즈』 중 

[몽당이의 이름 찾기]라는 책이에요.

 『내친구 작은거인 시리즈』 는 그림책과 글자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 주는 저학년을 위한 읽기책이랍니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고학년이나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까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동화책이라 좋더라고요.








그럼 어떤 이야기를 만날 지 기대하며  [몽당이의 이름 찾기]를 펼쳐 볼까요?


그리기 숙제를 해야 하는 한솔이는 학교에 두고 온 크레파스를 찾아오라는 엄마의 말씀에 떠밀리 듯 집에서 나오게 되요.

투덜대며 학교로 향하던 한솔이는 떡집 앞에서 '떡좀비'라 놀림 당하기 일쑤인 동철를 만나 학교에 같이 가자며 으름장을 놓죠.

그 때, 떡집 할아버지가 곧 장대비가 쏟아질 것 같은 이런 날씨에는 무시무시한 게 나올지도 모르니 조심하라고 하시네요.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장대비를 만난 한솔이와 동철이는 부랴부랴 교실로 향하는데,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한 교실에서 한솔이의 크레파스를 들고 도망가는 삐죽머리를 쫓아서 도착한 곳은 이상한 교실이었어요.

칠판에 '변신술'이란 글씨도 그렇고 교실 안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봐도 어딘가 이상하네요.

어멋! '펑!' 소리와 함께 푸른 불덩이로 변하는 아이들을 보니, 여기는 '도깨비'들이 있는 곳이었네요.








한솔이와 동철이가 따라갔던 삐죽머리는 '몽당'이라는 반쪽짜리 이름을 가진 도깨비였어요.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용한 손때 묻은 물건의 이름이 바로 도깨비들의 이름이 되는 것이며, 

그렇게 태어날 때부터 마음속에 새겨지게 되는 그 물건인 '짝꿍'을 찾아야 한데요.


자신의 짝꿍인 물건을 찾지 못해 반쪽짜리의 이름이었던 도깨비 '몽당'은 

어떤 물건을 찾아 인간 세계로 나타났던 걸까요?


자신의 짝꿍을 찾지 못해 반쪽짜리 이름인 '몽당'이를 보며 한솔이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또한 '몽당'이를 쫓아 도깨비 세계로 가버린 한솔이와 동철이는 과연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어떤 이야기를 더 많이 담고 있을지 [몽당이의 이름 찾기] 책 내용이 궁금해지지 않나요?








제가 어릴 적에는 연필을 쓰다가 짧아져서 잡기 힘든 몽당연필이 되면

연필 위쪽을 살살 칼로 깎아내고 볼펜대에 쏙~ 끼워서 연필이 다 닳을 때까지 썼답니다.

그렇게 몽당연필을 다 쓰고 나면 왠지 마음이 뿌듯하기도 했고 말이죠.

'내가 연필 한 자루를 다 쓸만큼 무언가 열심히 해냈구나!'라는 뿌듯함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값싸고 흔히 살 수 있는 연필인데다 디자인에 따라 유행도 빨리 바뀌고 흥미도 떨어진다는 이유로 쓰다 말고 굴러다니는 연필들을 많이 볼 수 있답니다.

그렇기에 연필이 닳으면 깎아내고 또 쓰고 몽당연필이 될 때까지 아끼는 마음이 부족해진 것 같아요.

풍족함에 길들여져서 물건에 대한 애착도 적어지니 물건을 잃어버리고도 쉽게 잊고 새 것으로 대체하기 일쑤이니 말이죠.


그래서 [몽당이의 이름 찾기] 이 책을 읽고 나니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답니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저학년 즈음 콩군에겐 잘 고쳐지지 않는 습관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자신의 물건을 잘 챙기지 않는다는 거였죠.

몇 해 전 그 때, 하교 후 집에 돌아온 콩군이 실내화 한 짝을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모르겠다며 새 실내화를 사달라고 하더군요.

 하교길에 친구들과 실내화 주머니를 흔들고 장난치면서 오다가 아무래도 어딘가에서 쏙~ 빠진 것 같다면서요.

그 전에도 몇 번 물건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냥 사주고는 했더니 잃어버리는 것도, 잘 챙기지 않는 것도 당연해하는 것 같아서 한 번쯤은 끝까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보도록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렇게 찾아오라고 다시 내보낸 콩군이 왔던 길을 되짚어 가면서 잃어버린 실내화 한 짝을 찾은 건 놀이터였어요.

그 때 이후로 물건을 잃어버린 걸 알아차린 순간부터 찾으려 노력을 하더라구요.

게다가 좀 더 꼼꼼하게 자신의 물건을 챙기려했고 말이죠.


그랬던 콩군이 자신의 모습과 닮아 있는 것 같은 [몽당이의 이름 찾기] 속 '한솔'이를 만났으니, 

예전의 자신이 떠올라서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젠 연필깎이로 깎이지 않을 정도까지 연필도 챙겨 쓸 줄 아는 자신이 뿌듯하게 느껴지기도 했다네요.



누구나 새 물건을 싫어하진 않을 거에요.

하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좀 더 아끼고 잃어버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마음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물건이 있고, 잃어버려도 개의치 않아하며 자꾸 새 것만 가지려 하는 것은 

낭비의 문제도 있겠지만, 

멀쩡한데도 버려지는 물건이 많아 환경 오염도 피할 수 없을 뿐더러, 새로운 물건들로 넘쳐나니 이렇게 악순환되며 지구는 점점 더 아파할 것 같지 않나요?


[몽당이의 이름 찾기] 속 한솔이와 동철이, 그리고 도깨비 몽당이의 이야기를 통해서 

한 번쯤 나를 돌아보며 애정 어린 마음으로 내 물건을 대하며 마음 속에 담아 볼 기회가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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