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동 천 원 공부방 - 정의와 실천 인성학교 마음교과서 5
강효미 지음, 손지희 그림 / 상상의집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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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공부할 권리가 있어요!!!

불공평한 세상에 작은 균열을 일으킬 희망!


[고래동 천 원 공부방]

글 강효미 / 그림 손지희

상상의집



 


출판사 상상의집에는 <인성학교 마음교과서>시리즈가 있어요.

다섯번 째 이야기 주제는 '정의와 실천'이네요.

그 어느 때보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잖아요.

무엇보다 아이가 좋은 인성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최고이지 않을까요?

좋은 인성을 가진다는 건 바로 정의로움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생각되요.


[고래동 천 원 공부방]책은 바로 그 정의로움이 어떤 것일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생각거리를 안겨주는 책인 것 같아요.



 


[고래동 천 원 공부방] 이야기는 바다시 푸르구 고래동 마을이 배경이랍니다.

고래의 모습과 닮아서 이름 붙여진 고래동.

고래의 머리 부분에 자리 잡은 윗마을을 '머리말',

꼬리 부분에 자리 잡은 아랫마을을 '꼬리말'이라고 불러요.

머리말은 최고급 아파트가 많은 곳이고,

꼬리말은 좁디좁은 골목 양쪽으로 작은 집들이 많이 있는 곳이에요.

고래의 중간 부분에 자리 잡은 고래동의 유일한 '고래초등학교'가 있죠.

고래초등학교에 다니는 4학년 친구들인

꼬리말에 사는 '이차노'와 '강대철', 머리말에 사는 '한이랑' 이렇게 세 친구의 이야기로 시작한답니다.


경제적 여건이 좋아서 과외 수업도 받아 성적이 대체로 좋은 '머리말' 친구들과,

이와는 반대로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아 과외 받기도 학원을 다니기에도 힘든 경우가 많은 '꼬리말' 친구들 사이에는 은근 벽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 날, 꼬리말에 '천 원 공부방'이라는 곳이 생긴다는 알게 된 차노와 대철이.

하루에 천 원만 내면 모든 과목을 가르쳐 준다는 할아버지 선생님이신 '할쌤'은 형편이 어려워 공부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천 원 공부방'을 만든거래요.


천 원을 할쌤에게 공부방 이용료로 드리고 난 뒤, 공부를 가르쳐 달라는 아이들에게 할쌤은 계속 질문을 하신답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니?"

"민주주의에 대해 무얼 배웠느냐?"

학교에서 뭘 배웠는지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면 혼내준다는 할쌤.

그 덕분인지 차노와 대철이는 학교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에 더 집중해서 듣고 공부하게 되네요.

그 덕분에 성적이 쑥쑥! 올라간 꼬리말 친구들.


콩군은 이 부분을 보여주면서 제게 생각나는 게 있다면서 이야기 하네요.

혹시 'SKY캐슬'이라는 드라마 보셨나요?

학원이나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공부를 곧잘 하던 학생의 비법을 말해주던 장면이 있었어요.

배운 내용을 다른 이에게 설명하듯 알려주면서, 저절로 학습이 되고 자기만의 것이 되었다는 점이거든요.

그 드라마 장면의 효과였던지, 한동안 콩군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을 저녁 먹을 때 줄줄~ 이야기 해주곤 했어요.

그랬더니 확실히 그날 그날 복습이 제대로 되더라고요.


꼬리말의 '천 원 공부방'을 운영하시는 할쌤도 그 방법이 정말 좋은 거라는 것을 이미 알고 계셨던거겠죠? ^^



 


하지만 꼬리말 아이들의 성적을 쑥쑥! 올리게 해 준 '천 원 공부방'이 위기를 맞았어요.

머리말 어른들이 '천 원 공부방'의 할쌤에게 자신의 아이들을 맡기고 싶어했지만 거절 당한 뒤부터,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천 원 공부방'을 없애버리고 말았네요.


머리말의 이랑이 엄마가 꼬리말 아이들처럼 머리말의 아이들도 공평하게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머리말에서 공부를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다고 할쌤에게 말했지만,

그건 공평과 불공평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며, 공평하게 교육 받을 여건이 되지 않는 꼬리말 아이들에게만 '천 원 공부방'을 이용하도록 할 거라는 할쌤이었어요.

자신들의 아이들이 받을 수 없는 교육이라면 꼬리말 아이들도 '천 원 공부방'을 이용하게 둘 수 없다며 머리말 어른들이 '천 원 공부방'을 문 닫게 한 거였어요.


그렇게 '천 원 공부방'이 문을 닫게 되자 차노 반 친구들은 머리말과 꼬리말로 편을 가르어 서로 으르렁댔죠.

물론 짝꿍인데다 마음도 잘 맞았던 차노와 이랑도 서로 말도 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네요.




 


하지만 얼마 뒤, 고래동에 특수학교가 설립된다는 것에 술렁이기 시작한 머리말과 꼬리말 사람들.

얼마 전까지 '천 원 공부방' 때문에 서로 비방하던 어른들이,

이제는 특수학교 설립이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면서 무조건 설립반대를 외치는 걸 차노는 이해할 수 없어요.

공평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천 원 공부방'이 머리말에서 있어줬으면 했던 머리말 어른들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얻었다며 '천 원 공부방'이 꼬리말에 생겨서 좋아했던 꼬리말 어른들이,

이제는 장애학생들이 공평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게 막는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한 것은 당연하네요.



 


고래초등학교 앞에서 번갈아가며 '특수학교 설립 반대'를 외치는 머리말과 꼬리말 어른들에게

차노와 대철이, 그리고 이랑이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공평한 교육을 누릴 권리에 대해 소리내어 말합니다.

'특수학교 건립 찬성!! 누구나 공부 할 권리가 있어요!!' 라고 말이죠.



 


[고래동 천 원 공부방]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먹먹해지더군요.

나도 머리말이나 꼬리말의 어른들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과연 이들의 행동이 나쁜 것이라며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일 듯 해요.

누구나 공평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정의가 지켜지는 사회를 꾸려가기 위해, 나 스스로 늘 아이에게 떳떳할만큼 항상 정의로울까?라는 물음에 선뜻 답할 수 없더라고요.


그런 제 생각을 읽었는지 콩군은 엄마도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할거야?라고 묻더군요.

사실 엄마도 머릿속으로는 특수학교가 당연히 설립되어야지!라고 생각할텐데,

그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질까?라는데에는 글쎄.... 라고 대답하게 되더라고요.

참 부끄러운 어른이네요.




얼마 전 콩군 학교에서 '발달장애인 이해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니 부모님이 아이들과 먼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담임 선생님께서 가정통신문으로 알려주셨어요.

콩군이 [고래동 천 원 공부방]을 읽고 함께 이야기 해보는 시간에, 며칠 전 학교에서 진행한 그 프로그램 이야길 해주더군요.

'장애인의 반대말은 비장애인이다' 이 말이 생각난다면서요.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일 줄 알았는데, 크게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느꼈다고요.

우리도 그들처럼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걸 말이죠.


누구나 하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이 있는데 단지 몸이 불편하고 생각이 조금 느리다고 해서 그럴 기회조차 빼앗아 버린다는 건 참 슬픈 일이에요.

'나는 절대 그들의 입장과 같아질 일이 없을거야'라는 생각 때문에 배려하지 않는 것일 테니까요.


이기적인 어른들의 생각이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나지 않도록,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누구나 그런 공평함을 누릴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참 멋지고 더불어 즐거이 사는 사회를 위해 좀 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생각하게끔 만들어 준 [고래동 천 원 공부방]!!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쉽사리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던 것은

저 또한 그런 이기적인 마음들이 0%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서이겠죠?



 


 


[고래동 천 원 공부방]을 읽고 나니 <인성학교 마음교과서>중 '정의와 실천'이라는 주제로 나온 책이라는 점이 다시금 눈에 들어 오네요.

머릿속으로는 '정의'라는 것이 잘 그려져 있지만, 나의 이기적인 마음에 가려져 제대로 된 '실천'이 되지 않는 지금의 사회를 아이들에게 그대로 물려주지 말자는 일종의 따끔한 충고같은 책이네요.

'정의를 제대로 멋지게 실천하는 사회!!!'

아이들이 함께 할 세상은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고래동 천 원 공부방]처럼 세상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 그런 작은 용기들이 커지길 바라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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