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걷는 소년 다림 청소년 문학
이순원 지음 / 다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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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걷는 소년]

글 이순원

다림



어릴 적 누구나 그렇듯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깊은 의문이 아닌 그저 얕은 궁금증이었을 뿐이며

사소하게 지나가는 그런 의문이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가면서 내 주변을 하나씩 잠식해가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드문드문 생각나는 것에서 그 정도가 빈번해진다.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부터

주인공의 마음에 동화되고 말았다.


 


소재의 다양성과 함께 글의 구조는 물론 문장까지 짜임새와 탄탄함을 보여 주는

이순원 작가님의 청소년 소설 신작

[시간을 걷는 소년]

청소년기에 가볍거나 무겁거나 누구나 한 번쯤 의문을 품어보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잔잔하고도 깊이 있는 울림으로 풀어내준 책이다.


'은우'라는 이름이 있지만 집에선 '자묘', 동네에선 '자무'라고 불리는 아이.

태어날 때부터 연약해서 혹시나 잘못되기라도 할까봐 할머니가 붙여준 이름.

어린 생명을 지켜내리라 다짐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이름.


 


11p

그 부름은 마치 어린 소년의 머릿속에

앞 강을 헤엄쳐 올라오는 은어 떼와 같았다.

자무야, 자무야, 하는 부름 속에

소리의 은어 떼들이 시간의 강을 거슬러 올라왔다.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명어머니와 명누이 영숙이,

은월산 아래 은덕사의 스님의 보살핌이 소년의 어린 생에 가득 온기를 품어준 것이 아닐까.


할머니와 영숙이의 죽음이 두렵기만 한 건 아니였고,

가슴에 묻어 두기에는 너무 큰 슬픔이었고,

그 애잔함을 털어내기 위해 애쓰는 소년이 보였고,

그런 소년을 따스히 감싸준 할머니와 영숙이의 무한함이 있었다.



 


138p
소년도 그 시절,
소년의 눈에는 조금도 중 같아 보이지 않던 그 스님이
하늘의 할머니와 영숙이와 함께 위로하고 지킨
한 그루의 어린 나무였다.



그리운 이들을 통해 시간의 나뉨을 보고 느끼며

마음속으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품고 다녔던 여린 소년이

자신이 지켜주리라 다짐했던 나무들 덕에 한 뼘 성장한 모습에 뭉클해졌다.



삶과 죽음의 시간을 알아채던 소년에게서

묘한 끄덕거림이 있었기에 

이 여리지만 강해져가는  소년을 이해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너는 너를 지켜주는 사람이 많아서 다 괜찮아...'


서로가 서로에게 울타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누구나 태어난 시작점이 있으니 죽음이라는 마침표도 존재하는 걸 알지만

이 삶이라는 것이 언제나 유한할 듯이 살아내는 지금,

조곤조곤 다가 온 이야기에 다시금 내딛을 한 걸음마다 묵직한 마음을 담아 보게 된다.




▶ 위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콘텐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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