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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색칠 - 명화에 숨은 감정 읽기
김유진 그림, 지경화 글 / 상상의집 / 2015년 1월
평점 :
명화에 숨은 감정 읽기
[마음 색칠]
상상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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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아이랑 컬러링북을 열심히 색칠하던 때가 있었어요.
요즘은 뜸하지만요.
자신의 기분에 따라 색을 선택해서 칠하면서
색에 집중하기도 하고
내 기분을 표현해내기도 하면서
마음의 힐링이 목적이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색으로 내 기분과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는 것은
아트 테라피(Art Tehrapy) 범주에 속해요.
이번에는 우리가 익히 봐왔던 많은 명화들 속에서
감정의 형태와 색깔을 찾으면서
어떤 감정으로 각 명화들을 분류해 볼 수 있는지
[마음 색칠] 책을 통해서 알아보려 해요.
[마음 색칠]은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동생 연수를 잃은 연지와 엄마, 아빠
그리고 연수의 친구 보라, 할아버지의 이야기와 함께
그들이 이야기하는 감정들을 그림을 통해 전해주고 있어요.
엄마가 연지에게 쓰는 편지로 이 책은 시작됩니다.
엄마가 연지와의 단 둘만의 여행을 하면서
연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주기 위해 많은 그림들과 풍경들을 보여주려 해요.
엄마가 연지에게 이야기 해주는 감정 중 하나인 <기쁨>
'기뻐서 날아갈 것만 같다'라고 표현해 준 작품은
바스티앵 르파주의 {10월의 감자 수확}이에요.
감자를 수확하면서 그 동안의 힘든 노동도 잊게 해 줄만큼 그 기쁨이 오래도록 간직되겠죠?
그런 기쁨의 기억을 엄마는 연지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해요.
지금의 이런 힘든 마음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른 감정들로 승화될 수 있다는 것을요.
이제부터는 연수 친구인 '최보라'가 연지 언니에게 보내는 이야기에요.
연지 언니를 참 좋아하는 보라는 어느 날 연지 언니의 부재로 인해 불안함을 느끼게 되죠.
하루 종일 연지 언니를 찾아 헤매이던 그 때의 일을 편지로 쓰면서,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를 이야기해요.
두려운 대상이 없어도 저절로 생겨나고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라는 <불안>
뭉크는 자신이 실제로 들었던 '자연의 절규'를 표현한 것이라는데,
이 글을 읽던 콩군은 {절규}를 몇 번 봤어도
자연에서 느끼는 절규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네요.
저도 사실 이 그림을 처음 접했을 때 단순히
급격히 어두운 하늘빛에 두려워지는 순간
무언가에 놀라 소스라치게 놀란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
여행중인 연지에게 할아버지가 쓰신 편지로 시작되는 부분이에요.
할아버지는 연지에게 답장을 바라기 보다는
연지가 엄마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슬픔을 잘 보듬어 주어서
굳건함과 희망으로 가득참을 만끽하길 바라는 마음이 보여요.
할아버지가 건네 보여 주신 <그리움>
마르크 샤갈의 {나와 마을} 이라는 작품에서 향수 짙은 고향의 그리움을 꺼내 놓으셨어요.
그리움이란 불 같아서 때론 세차게 타오르거나, 때론 잔잔히 달아오르기도 하니,
불길이 잔잔해지면 그리움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콩군은 아직 무척이나 그립고 그리운 그런 느낌은 받아보지 못했다며,
언젠가 그런 그리움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면
지금의 이 불에 비유된 그리움을 떠올려 보겠다 하네요.
콩군의 말을 들으니 문득 난 무엇을 그렇게도 간절히 그리워해 본 적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네요.
어릴 적 마음이 착착! 맞았던 친구가 이제는 곁에 없다는 걸 인지한 그때,
그때의 힘든 마음이 떠올라 살짝 눈물이 고여 버렸네요.
다음은 연지가 동생 연수에게 쓰는 편지글과 감정들을 담은 그림 이야기랍니다.
연수를 잃고 마음속에 생긴 공간이라는 <상실감>과,
비어있는 손의 <간절함>으로 엄마와 아빠의 마음을 전달해주네요.
상실과 슬픔속에서 영원히 갇혀 있을 것만 같았던 연지와,
연수를 놓치지 않으려 끝까지 마음속으로 바랐던 엄마와 아빠의 그 간절함이 느껴져
참 먹먹한 대목이었어요.
<상실감>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피에타}
<간절함> - 김기창 {세 악사}
하늘나라로 떠난 연수가 언니 연지에게 쓴 편지에서 정말 눈물을 왈칵 쏟아내어 버렸네요.
콩군은 이 부분에서 너무 슬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따스함도 느꼈데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언제나 행복함을 <소망하는> 연수의 마음을 저도 깊이 새겨 보려고요.
서로의 생명을 아름답게 여기며 그 아름다움을 잘 지켜낼 수 있도록 말이죠.
<소망>이라는 감정을 담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생명의 나무}를 보면서
나뭇가지 하나하나마다 모든 이의 소망이 하나씩 걸려 있기를 상상해봅니다.
[마음 색칠]의 마지막 책장을 덮지 못하고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었어요.
이제는 더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연수,
그런 연수를 늘 그리워하면서도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먹먹해지게 하네요.
그래도 엄마와 보라, 할아버지 그리고 연지와 연수가 전해주는
수많은 감정들을 담은 그림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고 있으니,
저도 그 슬픔에서 희망을 찾고 있게 되더군요.
내 안의 감정을 알아내고 충분히 느끼게 되니
아트 테라피가 필요한 사람들도 많겠구나라는 생각이 떠오르네요.
아트 테라피처럼 나를 돌아볼 수 있는 방법들을 더 찾아봐야 겠어요.
또한, 명화를 접하면서 화가의 의도나 목적, 시대적 배경 등을 먼저 떠올리는 엄마임이
이 책을 읽으면서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어요.
왜 화가의 감정들은 놓쳤을까?
왜 이런 감정들을 표현하려 했을까?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하려 했을까?
이젠 이런 의문을 가지면서 명화들을 바라보는 습관이 생겨날 것 같아요.
[마음 색칠]을 통해서 명화들이 담고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살펴보니 나니
감정을 이렇게 표현할 수 도 있구나~라고
이해해 보는 시간도 된 것 같네요.
콩군은 내 감정을 표현하는 회화적 기법을 알아낸 것 같다며
이제 그림을 그릴 때도 내 안의 감정도 실어 볼 수 있는 그림으로 표현해보도록 해보겠답니다.
덧붙여, 내 가족과 주변의 인연들을 더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것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