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의 영혼 오로라 - 천체사진가 권오철이 기록한 오로라의 모든 것
권오철 글.사진, 이태형 감수 / 씨네21북스 / 2023년 1월
평점 :
몇 년 전, 우연히 일러스트레이터 바랜 님의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본 적이 있다. 이 만화를 보기 전까지 오로라에 대해 큰 관심이 없던 나는, 이후로 누군가에게 '돈과 시간의 제약이 없다면 어디를 여행하고 싶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항상 '아이슬란드'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되었다. 추운 것도 싫어하고 눈도 싫어하는 내가 아이슬란드를 여행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오로라였다. 아득한 소망으로 오로라를 꿈꾸던 내게 천체사진가 권오철이 기록한 이 책은 오로라 여행을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이 책은 오로라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오로라 여행이 진행되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언제 오로라를 보러 가는 것이 좋은지, 어디가 오로라를 보기 좋은 곳인지, 심지어 오로라 여행지의 맛집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 책만 있다면 오로라 관광에 대한 다른 정보는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될 정도. (물론 늘 그렇듯 항공권은 제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컨대 120여 점이 넘는 오로라 화보이다. 물론 작가의 홈페이지에서도 오로라 사진을 볼 수 있지만, 반질반질한 종이에 선명하게 수록된 오로라 화보의 매력은 상당하다. 똑같은 사진이어도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책으로 볼 때 더 와닿는 건 내가 아날로그 인간이기 때문일까?

\
본문을 어떻게 찍어도 내 아이폰이 사진의 선명함을 담지 못해 작가의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가지고 왔다.
위와 같은 아름다운 오로라 사진을 잔뜩 볼 수 있다.
이 책은 미려한 문체로 쓰여진 오로라 에세이는 아니다. 아름다운 우주 에세이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로라 안내서'로서의 역할은 200% 충족하는 책이다. 밤하늘을 가득 채운 빛들의 춤, 그 절정의 순간을 직접 보러 가고 싶다면 이 책으로 미리 맛보기를 해 보는 건 어떨까?
아, 참고로 나의 버킷리스트였던 아이슬란드보다는 캐나다의 옐로나이프가 오로라를 보기 더 좋은 환경이라고 한다. 이제 누군가 내게 어디를 여행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아이슬란드가 아니라 캐나다의 옐로나이프라고 대답해야 하나 보다.
하지만 가보지 않으면, 오로라를 볼 확률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데 0%이다. - P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