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페미니즘이 제공하는 일종의 가짜 해방 속에서 여자들은 함께 힘을 합쳐 여자의 지위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신발 굽이 높아지는 만큼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남자의 관심을 두고 경쟁한다.
무조건 자기편이 이기는 것만이 정의와 공정의 기준이 된다. 자기편의 장기적 이익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개별 사안에 대한 대화와 토론이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내가 하면 로맨스지만 남이 하면 불륜이 되는 ‘내로남불’이 양산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들을 열거해보자. 전체가 10이라면 우리는 9개에 대해선 거의 같은 의견을 갖고 있으면서도 단 하나의 차이 때문에 싸운다. 그 하나의 차이가 사회체제의 근본을 바꾸는 문제에 관한 것이라면 나머지 9개를 합한 것보다 훨씬 큰 무게를 갖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정을 맺는 것에도 에너지가 많이 든다"며 "집단주의가 중요한 사람도 에너지가 떨어지면 개인주의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위선을 자제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 ‘자기이익 추구’가 왜 나쁜가? 정치인들은 공익을 위해 모든 걸 헌신하고 희생하겠다는 식의 거짓말은 이제 그만두고 사익과 공익을 동시에 조화롭게 추구하겠다고 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