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가 내 감상기 중 “책임을 면하려는”, “자식이란 모체의”, “어머니의 사랑” 몇 구절을 빗대 놓고 “자각이 없느니”, “예속이니”, “구도덕을 배척하고 신도덕을” 하는 아는 대로의 숙어를 전개해 반박의 중요점을 삼으려 했다. 옳다. 씨의 반박의 중요 문구는 내 감상기 전문 중 나의 제일 확실한 감정이었다. 제일 무책임한 말이었고, 제일 유치한 말이었고, 제일 거슬리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 몇 구절은 나의 제일 정직한 말이었고, 제일 용감한 말이었다.

-알라딘 eBook <나혜석의 말> (나혜석 지음, 조일동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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