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그 고통은 인간이 느끼는 고통과 다를 것이 없다. 서로 다른 정신 역량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나 기억하는 것, 예상하는 것 등도 서로 다를지 모른다는 주장도 있다. 그 점을 인정하더라도, 또한 그러한 차이점이 사실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아기가 느끼는 고통은 악(惡)이다. 설령 그 아기가 가령 돼지보다 자기 인식 능력이 떨어지며 기억력이나 예상 능력 또한 나을 것이 없더라도 말이다. 고통은 위험에 대한 유용한 경고가 되며, 따라서 가치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고통만 있고 그것에 상응하는 혜택이 없다면, 우리는 그 어떤 경우라고 해도 그러한 경험을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그 고통의 주체가 어떤 종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