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1
전경린 지음 / 생각의나무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그대로 내겐 너무 낯설고도 먼 이야기다. 소설의 허구성이야 다 아는 거지만.. 이십대의 은령의 모습은 겉모습과 같이 도도하고 당차다. 허나 그 당당함을 굳이 얼음같이 차갑고도 매력적이고 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외모로 묘사할 필요가 있었을까? 때문에 주인공 은령에게 선뜻 친근감이 들지않음과 동시에 그녀의 내면을 진정으로 이해하기 힘들었음이 유감스럽다. 상대 남자 주인공 유경과 이진의 묘사또한 그러하거니와 그들의 비극적인 죽음도 책의 제목과 같이 낯선 바다를 떠도는 느낌이다. 진정 25의 여자는 그렇게 겉과속이 모호한 주체할수 없는 시기인가? 순탄치 않던 가족사로 인해, 대학시절 순결을 빼앗긴 선배로 인해, 느닷없이 찾아온 두 남자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그녀가 여느 이십대의 여성과는 자못 다르게 성장했음을 굳이 이해시키려 한다해도 문장 곳곳 언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에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은령도 유경과 이진도 내게는 모두 낯선 존재들이다. 그녀의 나른한 일상에는 동조하긴 하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 김영사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류시화의 말대로라면, 그가 만난 수많은 수행자들에 말대로라면 우리는 지구라는 별을 여행온 여행자들이다. 말 그대로 지구별 여행자. 그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때문에 여정의 일부인 이 서평을 쓰는 시간조차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비록 내앞엔 탁발승도 이마 한가운데 신비의 눈을 그려넣은 소녀도 망고주스도 없지만 류시화의 책 한권에 어느새 그들과 함께 갠지스강을 바라보며 명상을 하는 듯 기분이 묘해진다.

류시화는 이책이 본인의 작품이 아니라 그가 만났던 모든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말하고자 하지만 그가 수도자로써의 바른 자세로 그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포용하며 작은 것이라도 함께 나누고 도움을 베푸는 참된 여행을 했기에 또한 가능했던 것이기에 오히려 그러한 겸손이 우리에겐 송구스럽다.

그의 말대로 한,두달의 짧은 인도여행으로는 인도에 정나미가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더럽고 위험하고 부패가 팽자한 더는 가고싶지 않은 나라로. 허나 류시화는 일년의 반을 인도에서 보낸다고 들은바와 같이 끊임없이 인도를 향해 나아가고 엉덩이가 처진 똥싼바지와 부스스한 장발로 그들 곁에 한발 더 다가가 진정한 인도인들의 내면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때문에 겉치레에 불과한 인도여행을 한 자들이 류시화의 넘치는 인도사랑을 이해하기란 쉽지않을것이다.

망고주스를 파는 노인에게서, 메뉴와는 딴판인 음식을 내오는 못마땅한 식당주인에게서도 류시화는 끊임없이 배우고자 노력한다. 그때는 간과했던 자신의 옹졸함을 뒤늦게라도 깨닫고 반성함을 잊지 않는 류시화의 모습은 독자들에게도 깨달음의 시간을 배려한다. 지구별 여행자로써 때로는 한없이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을 자책하고 뉘우치며 나아가 인도인을 한발짝 더 이해했음을 뿌듯해하는 진정한 지구별 여행자 류시화.삶과 죽음, 행복과 슬픔의 대립을 고스란히 수용할줄 아는 인도인의 삶 속으로 오늘도 'no roblem', 'are you happy?'를 외치며 함께해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모 프로에서 이 책이 선정되었다는 것이, 때문에 더 큰 이목을 끌어 판매순위 상위에 랭크 되었다는 것이 참말로 잘된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에따라 흥미위주의 사재기 조성이 아닌 진실로 탐독하게끔 하는 것이어야 하겠지만. 이 책은 끝까지, 마지막 저자의 기념강연을 추려놓은 뿌리내리기까지 열심히 읽고 우리 생태계에 대해, 아울러 야생초에 대한 진정한 의미와 문제 그리고 해결방안까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제대로 정독했다 할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농업을 상업주의에서 해방시키고 자기 나름의 생태농장을 경영해야 한다는 문제에 대해 말이다.

이처럼 야생초를 사랑하고 그것이 자신의 일부에서 뻗어나간 몸의 일부라 여기는 저자 황대권의 긴 옥중 생활은 현재 생태공동체를 위한 활발한 운동의 모태가 무엇이었는지 여실히 묘사해주고 있다.감옥에서는 자기가 쓴 글을 소지할수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규율로 대신 여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로 그의 생각과 야생초를 담아보내는 기발한 발상과 때문에 야생초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울러 사람과 이 땅을 사랑하는 한 자연인의 참된 수행을 생생히 접할수 있음이 너무도 감사하다.

그가 관찰한 야생초들은 이름도 하나같이 범상치않지만 그 생김또한 작지만 속이 알차서 정말 우리네 정서를 고스란히 전승해온 듯한 모습에 진정 감탄했다. 물론 야초에 따른 저자의 첨부 설명도 그 몫을 톡톡히 한다. 그가 하던대로 야초를 모으고 모아 모듬 물김치도 담가먹고 싶고 질감이 연한 건 또 모아 생으로 고추장에 찍어 밥과 함께 아삭아삭 씹어먹고도 싶었다. 나도 마당 한구석에 작은 화단을 만들어 정겨운 야초 한 무더기 길러내고보고픈 충동이 인다. 인위적으로 재배되는 인공 야채(?)들이 아닌 자연과 더불어 입맛도 살리는 그야말로 일석이조 아닌가..

물론 지금은 집집마다 붙어있고 마당조차 없는 삭막한 현실에 실현 불가능이긴 하나 언젠가 나도 조그만 화단에 수줍은 야생초 한다발 캐어 기뻐할날이 오겠지. 진정한 '야생초 편지'를 띄워 잃었던 풀 사랑을 깨우쳐준 작가 황대권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루피로 산 행복
이해선 지음 / 바다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너무도 부러운 꿈이었다. 사진작가이기도 한 이해선은 그 꿈에 도전한 나에게는 더 없는 우상이다. 낯선 이국 땅에서의 사람냄새 물씬나는 두터운 정과 장광한 풍경까지.. 그녀가 보고 느낀 그대로의 모습이 마치 나에게도 줄레(안녕)를 외치는 듯 어느새 친숙해져 있다.

고갯길이 있는 땅이라는 의미의 라다크. 그곳의 기후는 인간에게 너무도 혹독하다지만 그녀가 체험한 여러 곰파(사원)의 신명나는 축제들과 어린 라마승들 그리고 오체투지를 불사하는 많은 순례자들의 모습이 그까짓 기후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참으로 숭고하다. 신성한 날이면 만든다는 기도깃발 타루쵸는 인적이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할 곳곳에 나부끼고.. 버스로 오르기도 힘든 고산을 오체투지(온몸으로 절하는 의식)를 행하며 오르는 순례자들의 모습에는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도중에 죽는 이들도 있다지.. 작가의 말처럼 과연 그들이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깨달음이란 무엇일까.. 언젠가 나도 오체투지로서 그 숭고한 대지위에 맞닿아 신의 나라에 오르는 장엄한 순간을 체험해보고픈 충동을 느낀다. 진정 신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곳, 라다크이다.

간접적으로나마 깊게 체험한 수행자적 여행, 그 속에서 작가 이해선은 전생과 지금, 또 앞으로의 인연에 이끌려 또 다시 슬픈 영혼의 호수 티벳으로 떠난다. 부제에 걸맞게 진정 그곳의 대지는 척박하고 외로우며 한없이 슬프다. 신이 맞닿아 있다는 카일라스산을 오르는 힘겨운 여정속에 그녀가 느끼는 인연의 실체란 것이 참으로 몽롱하고 한편으론 생생하게 다가오기에 진정 전생과 현생 그리고 후생의 나에 대해 자못 심각한 물음을 하게 된다. 아마 그 성스런 땅에서의 힘든 고행과 아울러 가파른 언덕에 타루쵸를 걸어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힘들 듯 하다. 참 각박하고 삭막한 이 사회에서 그녀의 여행기가 안겨주는 커다란 가르침을 조금이나마 체험했음이 뿌듯할 따름이다. 허나 티벳에도 개화의 바람이 미풍이나마 불고 있다는 소리에는 자못 안타깝다. 하지만 난 믿는다. 작가가 선사하는 티벳인들의 모습, 그 진정한 순례자의 깨침을 믿기에 신을 향한 인간의 숭고한 믿음은 언제까지나 가파른 언덕 위 타루쵸처럼 곳곳에 나부낄거라고 믿고 싶다.
비록 힘든 고산증과 함께였지만 그녀의 성스런 여행길은 에필로그의 마지막 그녀가 맺은 바램과 같이 진정 티벳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
박범신 지음, 우승우 그림 / 깊은강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자식에 대한 애정이 여실히 느껴지면서도 주관적인 냉철함을 읽지 않는 박범신. 그의 글은 혼돈의 사회에서 자기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나름의 의지이기도 하다. 이 책의 곳곳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 사회의 몇몇 비뚤어진 부의식에서 집주인의 사고방식까지.. 그는 바른 편에 서서 옳고 그름의 판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긴 시간을 똑같은 헤어스타일로 지낸 아내가 새로 머리를 하고 창피해하는 모습을 보며 그가 느끼는 따뜻한 사랑, 갑자기 쓰러진 아내를 병실에 두고 홀로 병원 뒷길을 걷는 동안 아내가 감춰왔을 꿈과 그간의 힘들었던 노고를 헤아리며 가슴 아파하는 그의 모습에서 아내를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남편의 모습을 엿볼수 있다.그런 가슴 따뜻한 한 남자이자 신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최신 유행가를 하루 꼬박 새워 외우는 자상한 아버지인 박범신은 얼마나 당당한 5060세대인가.. 박범신의 바른 생활과 이상적인 아버지이자 남편인 그의 모습이 언제까지나 영원하길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