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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1
천계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전권을 모은, 지금은 뉴욕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 만화계의 천재 작가 천계영이 그려낸 만화 '오디션'. 본인의 수식어에 걸맞게 책에서 또한 네명의 천재소년들을 그려내고 있다.카리스마 국철, 우직한 장달봉, 섹시보이 류미끼, 외계소년 황보래용. 이 만화는 오디션 우승을 향한 이들 넷의 좌충우돌 연습기라 할수도 있겠지만, 또 다르게는 천재소년들의 자아 성장기라고도 하겠다. 송송회장이 발굴해낸 이들은 모두 범상치 않은 과거를 지니고 있다. 국철의 과거는 읽는 이로 하여금 절로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쉽지 않게 만난 그래서 더 각별한 그들이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거치는 수많은 경쟁자들을 상대로 아파하고 때로는 기뻐하며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 서서히 빛을 내며 영롱한 보석으로 성숙해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허구성 짙은 만화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가의 쾌거는 제대로된 음악지식을 습득키 위한 그녀의 뼈아픈 고통과 인내로 일궈낸 것이니 만큼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오디션 곳곳에 등장하는 캐릭터 모두 개성이 강한만큼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재활용밴드의 생애 최대의 라이벌 천사표 밴드와 12cm의 하이힐을 신고도 키가 170인 변득출도 예외는 아니다. 재활용 밴드가 거치는 그 수 많은 캐릭터들에 있어 천계영의 설정은 과히 예술이다. '못 쓰는 물건을 새롭게' 어쩌면 그들 넷과 비유하기에 그렇게도 딱일 수 없는 재활용밴드라는 네임으로 새롭게 태어남과 동시에 그들을 이끌고 아버지의 유언을 이루고자 결국 큰 일을 해내고 마는 매니저 송명자, 그들을 위해 왕5삼과 마지못해(?)결혼까지 하게되는 터프한 여탐정 박부옥까지..
천계영의 애정어린 손길로 한국 만화계에 또 하나의 아름다운 명작이 탄생해버렸다. 오디션에서 담아낸 서로간의 믿음과 용기,사랑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천계영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장본서~ 오디션 속으로 다시금 풍덩 빠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