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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안도현 / 열림원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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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일은 열일곱 살에 일어난다. 어른이란 열일곱, 열여덟 살에 대한 지루한 보충설명일 뿐이다'
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말인가?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깝고도 우울하기 그지없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열일곱과 열여덟이라는 나이는 중 고등학교 시절을 일컫는 말이 아닐까?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일은 열일곱 살에 일어난다'라는 말...
하지만 우리나라 평범한-그러니까 부모님 말 잘 듣고 비교적 학교방침에 따르는-학생들 중 과연 몇 퍼센트나 해당될까? 나는 심히 의심스럽다. (나 역시 그러하지 못했으므로 또한 나의 친구들도.. 그리고 내가 만나온 대부분의 사람들..)

그렇다고 그 시절이 마냥 우울하고 무거웠다는.. 전혀 그 말이 맞지 않다는 반론을 펴려는 게 아니다. 다만, 얼마나 그 말이 우리현실에서는 턱없이 무기력한 책 속 구절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금부터 말하려는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나를 포함한) 벌써 이 시기를 거쳐왔거나, 아니면 지금 그 시기를 맞고 있는 학생들도 어쩌면 대학을 들어간 20대 초반을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울 시절'로 기대하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부끄럽고도 원통하지만 나 역시 그러했다)

다시 말해 20대 초에 펼쳐질 편안하고 폼나게 살 수 있는 때를 위해 10대에는 무거운 책가방과 쉴 틈없는 시간표에 맞춰 과내.외 수업을 견뎌내는 것이다. 인생은 그렇게 몇 년을 참고 견뎌낸다고 그 뒤 몇 년이 계속 평탄하기만한 그런 딱 떨어지는 단답식형 수학문제도 아닐뿐더러 과정과 결과가 구분지어지는 화학실험도 아니다. 매순간이 과정이자 결과이지 않는가..

왜 나는 구태여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을 구분하려는 걸까? 내 생각에는 분명 둘에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 나라를 떠나서 전세계적으로 20대 초반이라 함은 벌써 자기 스스로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인생의 중요한 계획들중 하나둘을 실행하는 시기이고 진정으로 자기 꿈과 미래를 위해 세상에 뛰어들어 실력을 갈고 닦는 시기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대 초반에 지나온 어두운 10대때의 고생에 보상이라도 받는냥 마냥 놀고 또 놀고 그러다 지치면 공부를 한다.(물론 과장된 표현일수도 또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것 물론 알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단 얘기다) 물론 졸업이 다가와 막상 취업이 걱정되기 시작하면 그때야 또 어두웠던 10대시절처럼 지옥살이 하듯 공부를 하게되지만...

내가 서두에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서글프고 우울했단 말을 했는데
왜 <짜장면>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착하게 공부만 할 때보다 대부분의 어른들이 나쁘게 보는 '일탈'을 행해서야(그것도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비로소 주인공은 인생전체에 있어서 기억될 소중한 추억을 만나게 되고, 평생을 두고 뒤돌아볼 수 있는 삶의 밑거름을 얻게 되는지 그 사실이 못내 아쉽고 서글프다. 과연 주인공이 그 일탈을 행하지 않고 끝내 모범답안대로의 10대를 보냈더라도 주인공의 가슴에 보석같은 추억이 남았을지 의심스럽기 때문에... (나 역시 10대때의 추억은 있고 생각만 해도 웃음이 흐르는 기억도 있지만 내 평생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석같은 추억은 끝내 생각해낼 수가 없다.)

하지만 결국 어떤 환경에서건 자신만의 소중하고 값진 추억을 갖는 건 어쨌든 자신의 몫이고 교과서에 나와있지 않는 10대들의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정말 바보같은 결론이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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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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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성인동화가 지금처럼 사랑받았던 적이 있었을까? 하긴 성인동화라는 말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은지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싶다. 그건 역설적으로 이 시대는 성인에게도 동화가 필요할 만큼 냉혹하고 이해타산적이여서 어릴적 동심을 그대로 간직하고 살기가 힘들다는 말이기도 해서 넘쳐나는 성인동화에 서글픔을 느낀다.

하하 어쨌든..이 책 '우동한그릇'에 나오는 짧은 이야기 두 편에는 따뜻하고 어여쁘기만한 동심을 가진 남녀노소할 것 없는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어쩌면 지어낸 동화가 아니라 우리주변 어딘가에는 분명히 있을 실화일지도 모르는 이야기다.

태어날때 저마나 새하얀 도화지 같은 마음을 갖고 태어난다면 우린 각자 얼마나의 새하얀 부분을 아직 더럽히지 않고 잘 보존했을까 싶다. 아직 한뼘만큼이라도 어릴적 동심이 남아 있다면 더 늦지 않았으니 '우동한그릇'같은 동화로 치유제로 삼는 건 어떨는지...

( 점심식사후 서점에서 서서 또 한번 읽은 이 책. 음~ 속이 든든하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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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까치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하루키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빠뜨리면 퍽 섭섭할 글이다. 나는 하루키 장편보다 에세이를 더 즐기는 편인데 내가 좋아하는 하루키 문체가 에세이에서 더 빛을 발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 글이 20대전후의 여성들이 많이 보는 잡지에 연재된 글이라 해서 어떤 내용일까?.. 아니 하루키는 그런 나이대의 여성들이 보는 잡지에 도대체 어떤 식으로 글을 쓸까 무척 궁금해서 당장 사보지 않을 수 없었다. 여행하면서 가볍게 쓰던 짧은 글들 보다 더 상큼하고 경쾌한 것 같다. 그렇다고 꼭 20대 전후 사람들의 취향이냐 하면..그렇지도 않고, 오히려 그 시절을 벌써 보낸 사람들이 볼 때 아련한 옛 추억도 떠오르고 공감도 더 하게 되는 것 같다.

찌릿찌릿한 메시지나 심각한 주제도 없지만 버스나 지하철에서 혼자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히죽히죽 웃고 있는 당신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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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동보서점에 들렀다.

<나물이의 2,000원 밥상차리기>가 재질이 좀 바뀌었다길래 궁금해서 ^^

아니나 다를까 10쇄를 훌쩍 뛰어넘은 판매율 때문에 출판사가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는지

종이도 업그레이드 되고 칼라도 훨씬 향상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천천히 살껄 그랬나..ㅠㅠ)

개인적으로 정도 가고 관심도 가는 책이라 유심히 뒤적 거려 보았다.

벌써 15쇄였다..

출판업계에 길이 남을 요리책 대박이다..

요즘 나물이네 사이트 들락거리는 재미로 사는데..

기분 좋은 일이다..^^

 

<국화와 칼>을 조금 보다 나왔는데 음.. 언제 한번 구해서 꼭 읽어봐야 겠다..

서양인이 쓴 일본... 몇장 안 읽어봤지만..상당히 객관적이고 과학적이었다.

요즘 여러모로 일본이 신경쓰이는 뉴스가 많은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아는 만큼 우리가 일본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기에..

나부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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