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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시절 교수님이 강의도중 몇 번 권하시던 생각이 난다. 요즘의 마음이 따라가고 존경할 수 있는 교수님이 귀한 때에 그 교수님은 참 스승다우셨던 것 같다. 하여튼 그때 처음으로 들어 알게된 책인데 읽기까진 무려 4∼5년이 걸린 셈이다. 그렇게 책 좋아하는 내가 왜 그랬을까 의아하다.
솔직히 신영복씨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조금 있다면 젊었을 때 어떤 정치적 사건으로 인해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몇 십년만에 나와서 그간 옥중에서 썼던 편지들을 책자로 냈으며 몇 권의 책이 더 나와있다는 정도의 두리뭉실한 남들 다 아는 수준이다.
사방이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단절된 감옥에서 신영복씨는 자신에게 허락된 (검열된 범위내에서의) 독서와 자기성찰, 사색, 그리고 친지들과의 서신교환으로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의 최대한 성실하고 자아발전적인 생활을 한 것 같다. 물론 신영복씨의 서신에서 보건데 그 나마 자신의 하루를 되돌아보며 게으르지 않았나 그는 반성하고 또 반성하지만 체험하지 못한 나로서도 그 이상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뿐이고 마침내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자신이 부끄럽기만하다.
삼분의 일 가량 읽고는 이 편지글들이 조금은 딱딱하고 반복되는 내용으로 좀 심심하게 느껴졌지만 이 역시 글쓴이의 생활과 환경을 고려하고 읽으니 감수할 만했다.
아..이사람은 어떻게 억울하게 젊은 날을 고스란히 옥살이로 보내면서도 억울함을 토로하거나 분에 받쳐하지않을까..어떻게 이렇게 사람이 맑을 수 있을까.. 내가 이런 입장이 된다면 과연 어느 만큼 훌륭히(글쓴이께 죄송하지만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감옥안에서의 생활에 임할 수 있을까..(그 많은 독서와 끊임없는 공부, 그리고 끝없는 사색과 성찰..)
삶이 고단하다고 느껴질때, 빠듯한 일과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이 편지글들이 언뜻언뜻 생각난다. (그의 억울한 젊은날들은 이렇게 젊은이들을 일깨우며 이제와서 빛이 나지만 무엇으로 그의 젊은 날을 보상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새삼 침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