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씨앗을 심는 사람들
폴 플라이쉬만 지음, 김희정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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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도심 한편에 가려져 있는 못사는 동네를 연상한다. 거기가 이민자들이 모여사는 클리블랜드이고 그 중에서도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곳은 깁스트리트이다. 이 깁스트리트는 삼면이 누추한 아파트로 둘러싸인 아주 넓은 공터를 끼고 있다. 이거면 이 동화의 공간적 배경은 된 것이다.

역사적배경이랄까 상황적 배경이랄까 이 깁스트리트는 주로 이민자들이 모여살고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겹게 사는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평생을 사는 사회로부터 소외받는 동네이다. 떠나는 사람은 형편이 나아져서 떠나는 것이요 아닌 사람은 그 상황이 나아지질 않아서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동화는 공간은 공터 하나로 끝나지만 등장인물은 많고 무엇보다 화자가 13명이나 된다. 이 각개각국출신의 열세명이 공터를 배경으로 느끼고 식물을 가꾸게 됨에 따라 달라진 인생이나 이웃과의 달라진 관계를 각자의 고향의 정서로 짧막하게 이야기한다.

현대의 도시인이라면 잘살고 못살고를 떠나 이웃과 왕래는 커녕 인사도 잘 주고 받지 않는다. 남의 일에 신경쓰기 싫을뿐더러 누가 나에게 아는체하거나 관심가지는 것도 싫은 것이 지금의 정서이다. 하지만 공동 정원을 꾸려가면서 서로의 작물에 관심을 가지고 농사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면서 어제까지만 해도 쌀쌀맞던 이웃에게 관심을 보이고 친절을 베풀어 가면서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고 상대방을 진심으로 대하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도 자그마한 텃밭을 가꾸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식물을 키우다보면 나도 잊고 지내던 따뜻한 인정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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