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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난생처음 살아 보는 날
박혜란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7년 1월
평점 :
여성학자 박혜란 선생님이 책을 냈다. 제목은 <오늘, 난생처음 살아보는 날>이다. 표지 띠에는 “한 번도 웃지 않은 날은 망한 날!”이리 말하며, 호기심 대마왕은 재미주의를 설파한다. 단조롭게 사는 나에게 책 제목과 덧붙인 설명은 보물찾기 같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슬슬 읽어볼까? 하고 시작하다 알아챘다. ‘이거 속도 내면 안 되는데...’ 아껴 읽어야 하는 책이 한 권 더 생기는구나! 본능 레이더가 신호를 준다.
박혜란님을 알게 된 건 2년전이다. 대전의 박학다식 친구분이 #이적님 어머니이시고, 우리나라 공동육아의 큰 틀을 세우신 분이며, 여러 책을 내셨다고 이야기해 줘서 기회가 되면 책을 읽어보리라 벼르던 차에 예능TV #유키즈 에 나오신 방송을 보고 동경하게 되었다. 육아서적을 집필하셔서 아이의 육아에 예민한 분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비가 와도 우산 안 가져다 줬다. 알아서 커라. 말씀하셨다길래 뭔가 초월하신 분이란 생각했었다. 맞았다 초월하신분이다. 세월을 거치시며, 웃음과 이해의 최고경지에 도달하셨다. #앙리베르그송 #웃음에서 보통의 삶에서 요구되는 어떤 특정한 것에 대한 대답을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했다. 박혜란님은 특정한 답을 웃음과 즐거움에서 찾으신 것 같았다.
책의 후반부에 <너희들이 기적이다> 챕터는 이 책을 통틀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할머니가 손주 6명에게 쓴 편지인데, 유쾌하고 밝고 깊은 마음에 마음이 울컥했다. 따뜻했다. 나도 나이가 들면, 손주가 생기면 이렇게 적고 싶다고 생각했다.
좋은 구절 남겨본다.
음반을 내고 대중 가수가 된 것도 신기한데 콘서트까지 한다니 이렇게 신기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본인만큼이야 아니겠지만 나 역시 흥분되고 긴장됐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 하는 건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나이 먹으면 좀 줄어들긴 하지만 호기심이란 놈은 쉬이 수그러들려 하지 않는다. (131쪽)
손주들이 아이언맨 인형을 갖고 놀 때 나는 위풍당당하게 끼어든다. “애들아, 할머니는 아이언우먼이란다. 심장에 아이언이 세 개나 박혀 있거든.” “우와~ 대박!” 손주들이 존경의 눈빛으로 엄지를 쳐든다. (162쪽)
세상이 갑자기 싱그러운 원색으로 돌아갈 때가 있지. 바로 너희들이 할머니! 하면서 나타날때야. 평소엔 ‘모든 것은 지나간다’라고만 생각하다가 너희들을 보고 있으면 ‘모든 것은 자라난다’라는 생각이 든단다. 그러면 할머니에게서 사라진 줄만 알았던 웃음보따리가 순식간에 되살아나서 빵 하고 폭발하는 거야. 그야말로 기적의 시간, 혁명의 시간이야. (231쪽)
이 나이가 되어서도 쓸데없이 남을 기웃거리다가 마음이 부글거릴 때면 난 냉큼 친구의 말을 떠올린다. “이만하면 됐지.” 그러고 보면 행복, 참 쉽다. (263쪽)
#여성학자 #육아멘토 #믿는만큼자라는아이들 #이적님 #어머니 #박혜란님
<나무를 심는 사람들>에서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