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알라딘 13기 소설분야 신간평가단 활동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 개설 후 첫 포스트는 주 활동이 될 서평 작성에 대한 소견과 앞으로의 블로그 운영 방향 및 계획에 대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알라딘에서 요구한 활동은 간단합니다. 정기적으로 글을 쓰라는 거예요. 월 초에는 '신간 추천 페이퍼'라는 포스트를 통해 새로 출간된 도서들 중 추천할만한 작품들을 간단히 소개하게 될 겁니다. 저를 포함해서 모든 소설담당 평가단원들이 추천한 작품들을 알라딘에서 모두 취합한 후 해당 도서의 선호도나 출판사의 사정 등을 고려해 도서를 선정, 평가단원들에게 보내주게 됩니다. 저는 그렇게 선정되어 보내온 신간 소설들을 읽고 광고 문구와 함께 리뷰를 작성하게 될 거예요. 웬만하면 이 블로그에서는 '신간 추천 페이퍼'와 '작품 리뷰' 두 가지 종류의 글이 포스팅 될 예정입니다. 


   사실 리뷰라고 해봐야 책에 대한 감상에 제가 가진 인문학적 부스러기를 섞은 간단한 인상비평이 될 것 같아요. 사사건건 작품에 돋보기를 들이미는 짓은 최대한 지양할 생각입니다. 그런 식의 접근은 무수한 작품 해석의 가능성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좋게 볼 수 없습니다. 교실에서는 이게 '강요'라는 인습과 만나 점수 획득이라는 미명하에 아이들의 창의적 사고를 난도질하는 폭력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갑니다. 볼펜으로 책에 밑줄 쫙 긋고 위 단어의 상징이 어쩌고 의미가 어쩌고 복선이 어쩌고 종이 통째로 머리통에 넣어다가 분석하는 짓거리는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이미 졸업했거든요. 굉장히 몰가치적인 사고에 입각한 무식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따져가며 읽으면 재미없어요. 


   신간 추천 목록에 선정될 작품은 온전히 저의 느낌만으로 추려질 테지만, 선정 기준에 120% 작용할 저의 기호를 밝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 독서는 수단이 아닌 그 자체로 목적입니다. 책을 읽는 것이 무언가를 바래서, 무언가를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면, 소설들은 진작에 내던지고 영어단어집을 붙잡고 있었을 거예요. 그치만 그냥 읽습니다. 이 작품 저 작품 마냥 읽다보면 어떤 작품은 별 감상이 없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재밌습니다. 어떤 작품은 이게 뭐지 싶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난해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심장에 150 키로 강속 직구로 날아드는, 저에게 더없는 위로가 되준 고마운 작품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카프카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의 머리에 마구 주먹질을 하는 그런 작품들을 말이에요. 경험 상 그런 작품들은 순문학 계열에 속하더라구요. 


   어느 때는 리듬타며 술술 잘 풀리다가도 어느 땐 세세한 것 하나하나에까지 신경쓰여 나아가기가 힘든 게 글쓰기인 것 같습니다. 모더니즘 문학의 거장으로 칭송받는 아일랜드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도 하루 온종일 머리를 싸매고 나서야 겨우 문장 하나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일화는 글쓰기가 쉬운 일만은 아님을 말해주지요. 그런 의미에서 정기적으로 글을 써야하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글이 안써질 때도 키보드를 두드려야 하니까요. 노력할 거예요. 그렇지만 리뷰 작성이 늦는 한이 있더라도 신간평가단 활동이 절대로 책을 억지로 쥐게되는 강독 작업이 되는 일은 없게 할 겁니다.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읽는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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