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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의 예감 - 1998년 현대시동인상 수상작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202
연왕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6월
평점 :
품절
처음 그의 시집을 접했을 땐 시집 중간 중간에 보이는 새로운 시도들이 인상적이었다. 인두 자국을 종이에 내는가 하면, 상처라는 시에서는 실제로 종이를 찢는 실험을 보였었다. 사고의 전환을 유도하는데 있어 언어 이외의 작업들은 아무래도 시선을 끌게 되니까... 기억에 많이 남게 되는 시집이다. 읽으면서 이런 수작업을 누가 했을까, 싶은 염려도 해보게 하는 웃음이 나는 시집이기도 하다.
솔직히 이런 시도들은 개인적으로 맘에 와닿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높이 사고 싶은 것은 시인의 관찰과 관찰에서 나오는 언어적 감수성이다. 전체적으로 우울한 소재의 사용이 많지만 그 중심은 결코 우울하지 않은 밝은 나라에서 온 듯한 인상을 준다. 아마도 이 시인 눈은 참 맑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