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패가 유독 싫었다. 그걸 피하기 위해 애썼고, 타인에게 전하곤 했다. 이제야 그 과정이 필연적이었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말하기를 꺼려해서는 안되는 것 같다. 늘 그렇듯 오지랖과 조언의 경계는 흐리다.
나의 작은 세계로 충분했던 시절에, 나 또한 같은 기분을 느낀 적이 있었다. 유사하게도 거대한 자연은 작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는 존재인 걸까.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느끼는 것뿐일까. 이것을 설계라 느끼는 순간이 오기도 하지만 어쨌든 나는 그때의 충만함 이후로도 무언가를 끊임없이 추구해야 했다. 나 또한 완벽한 하나의 진리를 찾고 있었기에 스스로가 세상은 단순하게 보고 복잡성을 받아들이면 된다는 관점의 전환을 이해할 수 없었다. 세상에 진리가 있다면 그것을 찾아내면 이 모든 것은 명쾌해질 터인데 찾기를 포기하고 관점을 바꾸는 건 당시의 나로서는 한심하게 느껴졌었다.
지금도 여전히 하나의 진리가 있을 거라는 믿음은 포기하질 못했다. 이 수많은 세상의 구체적이고 복잡한 사정들을 더는 외면하지 않기로 했을 뿐이다. 단순한 진리조차 개인의 관점에서 무조건적으로 우기기에 우리가 보아야 하는 관점들이 너무 많아졌다. 한편으론 그런 생각이 든다. 세상은 지금에 와서 복잡해진 게 아닐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그랬음에도 나의 작은 세계에서는 360도로 시선을 아무리 돌려보아도 좁은 시야가 전부였기에 그렇게 보였을 뿐이었다는 걸.
3. 이상적인 인간
이상에 가깝다 X 이상을 품은 인간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