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도트 시리즈 5
육선민 지음 / 아작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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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육선민의 "비에"를 읽었다. 생을 상실한, 또는 그런 생을 얻은 복제인간 '하나'와 낡은 로봇 '비에'의 이야기다. 둘의 우정을 보여주는 이야기가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시간이 갈수록, 비에는 하나의 마음을 알아갈수록 둘 사이의 감정은 사랑에 가까워진다. 그러다 결국에 비에는 하나를 열렬하게 사랑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하나는 세상에게 버림을 받는다. 하나의 상실감은 비에의 사랑으로도 달래지지 않는다. 점점 꺼져가는 기계 심장을 지닌 채 고통 속에서 생을 다한다. 그런 하나를 바라보고 안아주고 당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호소하는 비에는 사랑에 처절하게 임하지만 끝내 자신의 마음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른다. 스스로를 위해 살라는 유언 같은 하나의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자신의 삶을 살러 떠난다.

소설 "비에"는 소설보다는 한 편의 긴 시처럼 느껴진다. 어떤 점 때문에 그럴까, 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진짜' 인간들로부터 버려진 하나와 비에가 진짜 인간들은 결코 알 수 없는 마음을 뼈저리게 관통하면서도 진짜 인간의 마음을 동경하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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