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바니 레다와 니콜라 마시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스케이트 보드 위의 삶: 리오 베이커 스토리’를 봤다. 트랜스젠더 남성으로 자신을 정체화한 세계 최정상의 스케이트 보더 리오 베이커의 삶을 다룬 이야기이다. 리오는 오랫동안 알려진 레이시 베이커라는 이름을 뒤로한다. 도쿄 올림픽에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선수로 출전할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하고, 코로나19로 스케이트 보드 대회들이 쉬는 동안 유방 절제술을 받는다.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몸속에서 자유롭게 스케이트 보드를 탄다.

리오가 자신이 좋아하는 컨셉으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자마자 반발하는 댓글이 무수히 달린다. 네가 트랜스라면 남성 팀에서 뛰지 그러냐, 너는 그래봤자 여성 팀에서 뛰는 여성 선수일 뿐이야, 같은. 예상했던 대로다. 그래도 리오는 반발들을 무릅쓰고 올림픽 출전권을 포기한다. 여성이 아닌데 여성이라고 불리는 것에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탓에 포기와 함께 든 건 오히려 자유롭다는 느낌이다. 친구와 애인의 응원을 받으며 리오는 자신다운 모습을 부단히 추구한다. 자신이 머리를 짧게 잘랐을 때처럼 서포터들의 지원이 끊기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도 기우에 불과하다. 커밍아웃을 하고 유방을 절제한 이후에도 나이키와 서포터들의 지원은 끊어지지 않는다. 퀴어 스케이트 보더들은 그에게서 영감을 받아 신나게 거리를 누빈다.

리오 베이커가 소속된 퀴어 스케이트 보더들의 그룹 ‘글루’를 응원한다. 퀴어들이 그 자신답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을 예상하게 하는 사회를 타파하고 더 많은 만남을 향해 발을 굴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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