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코미디 쇼, ’해나 개즈비: 섬씽 스페셜‘을 봤다. 해나에게는 청혼처럼 흔히들 진지해야 마땅하다고 하는 이벤트 속에서도 우스꽝스러운 한순간을 뽑아내 그 일화를 더욱더 특별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그 순간에서 자신이 뜻밖에 취한 동작을 이야기의 가장 맨 앞에 배치해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그 동작을 취하기까지의 묘사를 뒤로 빼고, 그 사이에 인생사의 농담들을 섞어내는 것이 그의 장기이다.

해나가 쉴 새 없이 던지는 농담들은 자신의 가족과 반려견, 이전 여자친구들을 소재로 한다. 부모님의 캐릭터가 서로에게 어떤 시너지를 주는지, 그리고 그 관계성이 해나 자신과 파트너의 관계와 얼마나 비슷한지, 해나가 이전에 만났던 여자 친구에게서 받았던 크리피한 감정이 현재의 파트너와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스쳤는지. 이야기들은 연달아 이어지고 긴밀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들으면서 웃지 않기란 어렵다.

해나가 쇼의 도입부에서 취한 뜻밖의 동작은 그 자체로 감동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가 앞서 던지는 농담들을 들어야만 그 동작의 의미를 알게 된다. 그 동작은 실로 당황스럽고 곤경에 처한 사람의 것이지만 그는 자신을 진정케 하려고 하는 파트너의 노력에 한없이 솔직해지며 난처헌 상황을 떨쳐낸다.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비명을 지르듯 외친다. 너의 아내! 해나의 농담은 결국 진심에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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