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또 이렇게 걸작을 만난다. 

허삼관 매혈기.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 또 한권늘었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그저 우리같은 인격과 양심과 인정을 가진 보통 인간 허삼관의 고단한 일생을 담은, 가볍지만 가벼울 수 없는 소설이다. 

우리네 서글픈 삶을 구차하지 않게 서술해 냈다고 표현하는 것이 이 책을 다 표현해 줄 순 없을 것 같다. 

허삼관의 삶 속엔 무수한 화두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문화와 시대적 정서에서 오는 괴리감이 있었지만, 

읽다보니 깔깔대며 웃게 되었고, 

그러다 허삼관처럼, 그의 처 허옥란처럼 나도 서러운 눈물이 나왔다.

정말로 인간적인 책, 서민적인 책이다. 

거만하게 우리를 가르치려 들지도 않고, 목청 높여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다만, 읽다 보면,  

내 아버지가 생각나서 한번, 내 삶이 서러워서 또 한번, 그럼에도 인간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또 한번, 그리고 허삼관이 가여워서 또 한번 눈물이 난다. 

이 책의 마력은 그렇게 눈물을 흘리다가도 기어코 웃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노랫말인,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라는 구절이 자꾸만 떠오른다. 

깔끔하고 속도감 있는 구성력도 대단하고,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작가의 뚝심도 대단하다. 

작가의 힘이 잘 전달되는 책이다. 

위화는 대단한 작가임에 틀림없다. 

허삼관 매혈기또한 대단한 소설이다. 

정말로,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내 삶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줄 뿐더러, 투박한 손끝으로 내 삶을 위로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