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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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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까지 겨우 읽어 내고서야, 울음이 터졌다. 

벅차다. 

뭐라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  

감히, 너무 아름다워서라고 말해도 될까...... 

 

책을 사둔지가 몇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벅찰 것 같아, 너무 진지할 것 같아, 그 진지함이 고루할 것 같아, 책장에 묵혀두었던 책이다. 

괜히 잠들기 아까운, 비내리는 밤에, '그냥 읽자, 그냥... 빗소리나 들으면서...'하고 꺼내본 이 책이, 

내 밤을 하얗게 지세우게 할 줄, 밤새 한권을 뚝딱 읽고 곧장, 이 아침에 리뷰를 쓰지 않고는 못베기게 만들줄이야... 

 

희망이 없는 땅. 그 길 위에서, 사람은 사람에게 어떤 존재일까.  

희망이 없다 여기는 삶 속에서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 길 위의 나는, 어떤 사람의 모습으로 걸어가고 있는가...  

결국,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성찰을 아니할 수가 없다. 

걸어가 봐야 절망뿐인 그 길을, 대책없이 걸어가야만 하는 건,  

그럼에도 무언가를 해야만 하기 때문, 그게 살아가는 일이기 때문, 나는 살아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처절한 고독과, 무의미함과, 고뇌를, 뼈아프게 그려내고 있다. 바로, 내 삶의 가장 어두운 그 곳을 말이다... 

숨 막히게 힘들고 잔인하고 무서운 이 글을 읽고도, 난 왜 아름답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걸까. 

모르겠다. 

어떻게든 살아내고자 하는 의지가  질기고 구차한 것이 아니라, 아름답다고 설명될 수 있는, 고귀한 것이었구나...라고 둘러댈 수 밖에... 

설명하지 못할 벅찬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마지막 까지도, 이 소설은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말하고싶다. 아주, 강한 아름다움.

 

 헤밍웨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힘있고 아름다운 문체에 대한 찬사도 빠트려선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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