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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편찬자의 일은 단어가 변모하는 풍경을 담고 인간보다 오래 살아갈 말들의 여정을 기록하는 것이다. 우리는 새뮤얼 존슨이 멋지게 설명한 것처럼 ‘태양을 좇는 사람들이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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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중학생의 현실 도피에 유용한 도구는 술이나 담배보다 하루키의 소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언니들의 대화를 주워듣고 시립도서관에서 그의 데뷔작을 빌려와 읽은 뒤, 줄거리를 요약하기도 불가능한 그 맥락없는 소설에 단단히 사로잡히고 말았으니까.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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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읽으려고 여러 번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완독을 목표로 하고 책장 을 펼치지만 몇 페이지 읽다 책장을 덮곤 했다. 그런데 오늘 ˝불현듯˝ 책장에 꽃힌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 책을 펼쳐 ˝불현듯˝ 「미래를 쇄신하라」 챕터를 읽게된다.
그리고 이제 나에게 <백년의 고독>을 완독하는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 같다.




1965년 7월, 마르케탈리아 공화국이 사라진 지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이었다. 마르케스는 갑작스러운 기억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불현듯, 할머니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소년이 아버지에게 이끌려 얼음을 발견하러 간 오후부터 시작해야겠다.

1967년 출간된 소설 <백년의 고독cien Años de Soletad》 첫 줄은 이렇게 "불현듯" 떠올랐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에게 이끌려 얼음을 발견하러 갔던 오래전 오후를 떠올렸다."
이 놀라운 첫 문장은 전 세계 수백만 독자들을 홀려 마르케스에게 노벨 문학상을 선사하도록 돕는다. 이 첫 문장의 비범함은 "얼음을 발견하러"에서 절정에 달한다.
......

답은 간단하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과 그의 아버지는 실제로 얼음을 발견하지 않았다. 재발견했다.
......

<백년의 고독>은 왜 우리에게 온갖 재발견을 보여주는 것일까? 왜 구세계를 신세계로 묘사하고 또 묘사하는 것일까? 이 모든 것은 마르케스가 할머니의 이야기 방식을 재발견했던 그 "불현듯"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순간 그의 뇌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 P509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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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스타일도 풍성하게, 눈매도 크고 또렷하게…. 그렇게필요 이상으로 크게 만들어서 무얼 하려는지 물어보고 싶을정도이지만, 초식녀가 아닌 육식녀들은 여기저기를 더 크게보여 주고 어필해서 노리는 남성을 쟁취할 것이다.
거의 초원에서 자란 마른 풀이 되어 버린 나는 "그래, 열심히 해라." 하고 그녀들에게 소극적인 응원을 보낸다. - P35

진통이라는 것은 아기가 세상에 나오고 싶다는 신호이고 엄마의 몸에 문제가 없다면 진통을 기다려서 출산하는 것이 이치에 맞고 자연스러운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않는 모양이다. 아기가 아니라 부모의 일정에 따라 출산을 정한다고 한다.
출산은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부모가 되는 부부가 결정하면 된다. 타인이 이러쿵저러쿵 참견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인간이 태어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나와 이렇게 다르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P39

어느 정도 직책도 있는 사람이 왜 그런 비상식적인 행동을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문득 손잡이를 잡고 있는그 사람의 손을 보니 정장 소매 양쪽이 모두 닳아 있었다. 중요한 업무용 정장이 찢어져도 눈치 채지 못하는 둔감한 사람이라서 그런 행동을 하고도 아무렇지 않은 것일까?
그렇다고 해도 왜 그런 어른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일까? 젊은 사람들의 잘못된 태도를 보고 나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한심하다. 동년배로서 정말 부끄럽다. 며칠 전에는 한 아주머니가 전철 좌석에 앉아서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또 머리가 아팠다. - P43

나는 혼자 사니까 나만 생각하면 되지만 그 지인은 엄마니까 아이를 생각해서 직접 만드는 음식을 조금 늘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이렇게 대답했다.
"0-157(병원성 대장균의 한 종류) 같은게 유행하면 내가 만든 게 무서울 거 같아요. 냉장고에 넣어도 안심할 수 없다고 하고요. 근데 사 온 반찬을 먹고 상태가 안 좋으면 가게에서 책임을 지잖아요."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전에 비해 병원균이 늘어나서 위생에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맞지만 먼저 책임 문제를 생각하다니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 P4546

옛날에는 친구 엄마나 이웃 사람이 만들어 준 주먹밥을 맛있게 먹었다. 비닐장갑 같은 것도 끼지 않고 맨손으로 만든 주먹밥이었다. 대부분의 집에서 사용하는 연어나 매실장아찌가 들어간 주먹밥인데도 집집마다 미묘하게 맛이 다른 것이 재미있었다. 맨손으로 만들었지만 설사를 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지금은 위생에 신경을 쓰는데도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사람이 맨손으로 만든 것을 먹어도괜찮도록 몸을 건강하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위생적인 요리기계의 발전을 기다릴 것인가? 현재 상황을 보면 확실히 후자를 선택한 것 같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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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집
권남희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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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의 일상을 대놓고 들여다 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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