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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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지나치다. 반전을 위한 반전. 반전만을 위한 반전. 설정이 흥미로웠기 때문에 두 개의 사건에 집중해 풀어나갔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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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vs. 패션 도미노 총서 3
박세진 지음 / 워크룸프레스(Workroom)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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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재미 가득. 패션의 역사와 배경을 알 수 있다. 144쪽에선 거의 모든 독자가 웃었으리라. ˝아, 저는 옷을 입어야 한다니까 입고 있습니다만, 유니클로를 입고 있으니 저 따위로 옷을 입고 있다니 하는 생각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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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열린책들 세계문학 77
이디스 워튼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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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무섭고 징그럽지 않나. 남주인공이 고마워한 게 이해가 가지 않아. 무지를 가장해 남의 인생을 조종한 거잖아. 섬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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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브]는 바로 전에 읽은 [냉소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책이었다. [냉소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정치를 말했다면, [차브]는 허물어져버린 노동계급의 정치를 이야기한다.


여러 가지 생각이 엉겨붙어서 책을 읽는 내내 너무 힘들었다. 슬픔과 분노 속에 읽어내려갔다. 망해가는 노동조합과 진보정당, 득세하는 '여성혐오'가 [차브] 주위를 어른거렸다. 영국만의 상황이 아냐. 이건 나 자신의 현실이야. 세상은 망했고 희망은 없구나.


"노동계급을 악마화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시스템을 정당화하는 잔인하도록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들을 악마화하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고, 그리고 극도로 불평등하게 이뤄지는 부와 권력의 분배를 사람들이 지닌 가치와 능력을 공정하게 반영한 결과라고 합리화하는 것. 그러나 이런 악마화는 훨씬 더 치명적인 의제를 갖는다. 오직 개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교의는 특정한 노동계급 공동체들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제 전반에 적용된다. 그것이 빈곤이든 실업이든, 혹은 범죄이든 관계없이 그것은 개인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부서진 영국(Broken Britain)에서 희생자들은 자기 자신들 말고는 탓한 사람이 없다."(270쪽)


이 책에서 말하는 노동계급은 전체 노동자계급이 아니라 룸펜 프롤레타리아를 포괄하는 하위 노동계급에 가깝다. 이들의 문화에 관해서는 미국 얘기지만 [학교와 계급재생산]도 연결해서 읽어볼만하다.


"의심의 여지 없이 수많은 노동계급 공동체들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제들은 '차브'라는 캐리커처를 특징짓게 됐다. 유모차를 미는 10대들, 깡패, 무책임한 성인들. 이런 것들이 많은 이들에게 '차브'가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존재들이다. 미디어와 인기있는 연예 프로그램, 그리고 정치적 기구들은 이것들이 도덕적 이슈이며, 교정되어야 할 규율 결핍의 산물이라고 집요하게 우리를 몰아세운다. 희생자들을 비난함으로써 약물, 범죄, 반사회적 행동과 같은 사회문제들의 배후에 자리잡은 진짜 원인들은 의도적으로 은폐돼왔다. 한마디로 증상이 원인과 혼동되어온 것이다. 가장 고통을 받는 커뮤니티들이야말로 대처리즘에 의해 촉발된 계급전쟁의 최대 희생자들이다."(286쪽)


심리적인 타격이 커서 당분간 이런 류의 책을 고르지 않으려고 하는데, 여성운동, 정당운동, 노동운동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백인 하위노동계급 남성'이 소수인종화되는 것을 통해 극우정치와 여성혐오, 노동계급의식의 약화를 총체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므로.

핵심은 사회에서 정치경제적 힘으로 존재하는 노동계급을 지워버리고 그것을 개인들, 또는 기업들의 집합으로 대체하며 각자의 이익을 위해 서로 투쟁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마도 지위향상을 목표로 삼는 새로운 영국에서 모든 사람은 사다리를 오르려고 열망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자신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개념으로서의 계급은 제거된 반면, 실제에서의 계급은 강화되었던 것이다.(72쪽)

"희망이고 어쩌고 하는 건 다 헛소리에요. 무언가를 희망한다는 건, 그것을 알고 이해할 때에나 가능한 거니까요."(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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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소 사회 - 냉소주의는 어떻게 우리 사회를 망가뜨렸나
김민하 지음 / 현암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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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첫 책은 큰스승의 [냉소사회]가 되었다.


이 책은 냉소와 열광이 '열등감'이라는 한 뿌리에서 나온, 열등감 덩어리의 양면이라는 직관과 통찰에서 시작된다. 냉소든 열광이든 이런 걸 알아보는 나, 라는 의식은 능력주의에 기반한 태도다.


하필 JTBC 보도윤리가 논란이 된 날이다. 누군가(네티즌 1인이 아니고 뭔가 글쓰기나 학문에 적을 둔 누군가였다.)의 비판을 두고 손석희에 대한 열등감이라는 댓글을 단 사람들이 많았다. 스펙만 놓고 보자면 한국에서 손석희를 이길 자가 몇이나 될까. 동안의 호남에 젊은 시절부터 메인 뉴스 간판 앵커가 되었고 이제는 JTBC 사장이 되어 공신력과 영향력 1위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면 열등감을 느껴야 하나. 댓글들이 말해주는 건 그들 자신이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보도윤리와 손석희를 비판할 자격이 무슨 상관인가.


책으로 다시 돌아가서 이 책은 '열등감'보다는 '열등감' 때문에 작동하지 않는 토론과 비판 문화, 크게 보아 정치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책을 쓴 것이기도 할 테다. 라디오와 팟캐스트를 하며 "읽어주지 않는 기사"를 쓰고 "뽑아주지 않는 정당"에 복무하는 저자의 피로감을 익히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진정한 무엇이 거기 있다고 당위와 명분을 주장하는 진보정치를 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에 짠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다.


주장과 실천을 일치시키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큰 스승 김민하 님의 책에 모두들 '구매 의사 있음'을 표시해 주세요.


덧1. 주된 내용과 별개로 '주체의 연속성'과 '메시지의 일회성'이라는 SNS의 특징이 우리 일상과 같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덧2. [냉소사회]라는 제목이 딱히 나쁘지는 않았다. [이 친구가 정치를 모르네!]나 [열폭과 정치] 정도도 괜찮았을 것 같다.

덧3. 언급은 하지 못했지만 '소비주의'도 중요한 키워드이다.

저항의 논리는 대개 주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분절될 수밖에 없지만, 통치의 논리는 그보다는 체제 운영에 대한 총체적 인식을 우선한다.(180쪽)

다시 한번 설명하지만 정치는 저항의 논리를 동원해 통치를 쟁취하는 것이다. 여기서 ‘통치‘란 정치인이 갖고 있는 노선을 국가를 운영하는 기본 틀 안에서 관철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는 없다‘라는 냉소적 관념은 이런 규정을 거부한다. 이들의 규정 안에서 정치는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로 이름 붙여진 어떤 각축장 안에서 승부를 겨루는 것에 불과하다.(199쪽)

그런데 "작은 차이를 극복하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실상 원하는 것은 사람들이 차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말자는 것, 즉 열광을 유지하기 위한 판단 중지를 선택하는 거다.(208쪽)

결국 어떤 정치가 승리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사회 현상에 대한 진지한 해석과 성의 있는 비평, 이를 하나로 꿰어 맞출 수 있는 정치적 직관이다. 이것은 어떤 종류의 시대정신을 구하는 과정이라 말할 수도 있다. 그것을 구하기 위해 정치인은 끊임없이 대중과 부대끼며 자기 자신의 존재를 대중의 일원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은 정치의 주요한 또 다른 한 축이다. 그런데 ‘수권 능력‘을 키우자는 담론은 이런 과정 자체를 ‘운동‘의 영역으로 밀어놓는다. "이 친구가 아직도 정치를 모르네!"라는 핀잔은 결국 정치 없는 통치의 논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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