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우연 - 제1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3
김수빈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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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우연’이라는 제목은 이 책이 마치 고등학생 ‘고요’와 ‘우연’이 주인공인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고요한 우연」은 같은 반 학생인 ‘수현’의 시선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수현은 한 교실에도 몇 명씩은 있을 것 같은 인물이다. 좋아하는 남학생의 미소에 행복해지고, SNS에 적당한 시간을 보내고, 주변 눈치를 보며, 동물을 무서워하지만 챙겨는 주고, 그리고 괴롭힘당하는 고요를 보며 마음 한구석 불편함을 느낀다.
어릴 때부터 계속 이어지는 학교폭력예방교육과 선생님, 부모님의 지도를 통해 아이들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는 안다. 우리는 폭력의 순간에 박차고 나가 피해자를 지켜주고 가해자가 마땅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외치는 사람을 ‘영웅’이라 칭하며 손뼉을 치지만 실제로 내 앞에서 일어나는 아픔을 보며 고개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누가 폭력, 괴롭힘, 따돌림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을 수 있을까. 폭력으로부터 고개를 돌렸을 때 느껴지는 불편함. 그 불편함을 마음에 담아두고 제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수현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고요한 우연」이 어떤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있다.

228.p “그리고 나는 네가 궁금해졌어. 아주 많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여는 말은 때로는 아주 사소한 말일 수도 있다. 장점을 칭찬하거나 내가 가진 것을 모두 너에게 줄 거라는 약속처럼 거창한 말이 아니더라도. 그저 ‘네가 궁금하다’라는 수현의 말 안에 담긴 따스함이 우연의 마음에 닿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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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p “나는 여전히 네가 좋아. 실수투성이에 가끔 답답할 정도로 착한 이수현이 좋아.”
그리고 또 한 명. 수현을 믿고 항상 곁에 있어 주는 ‘지아’도 참 따스한 캐릭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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