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는 지구에서 뉴온 3
장한애 지음, sujan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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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치워크'. 여러가지 색상, 무늬, 소재, 크기, 모양의 작은 천조각이나 큰 천조각들을 서로 이어붙여 하나의 천으로 만드는 수예를 말한다. 다양한 인물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패치워크'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하나하나 개성 넘치는 천조각이 모이면서 얼핏보면 어울리지 않고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서 보기 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모이고 모여 완성된 하나의 천을 멀리서 바라보면 그게 또 멋스럽다. <홈스테이는 지구에서>도 패치워크 같은 작품이다. 지구로 여행 온 우주인이 홈스테이를 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림작가가 누군가 다시 볼 정도로 감각적인 삽화가 들어가있다. '우주'하면 떠오르는 총천연색의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이야기도 총천연색이다. 홈스테이 손님으로 묵고 있는 개성있는 우주인들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새롭고 놀랍고 벅차다. 아동문학이 아니라 성인을 위한 문학이었으면 한 명 한 명 좀 더 길게 다루면서 깊이있는 이야기가 풀렸을텐데, 여러 우주인들 소개만 한번 듣고 넘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후편이나 시리즈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으나 가볍게 읽기는 조금 힘들었다. 너무 많은 장면이 지나가서 집중을 해야 따라갈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가끔 의성어가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있어서 몰입이 깨지기도 했다. 핑크 가방에 내일 학교에서 보자며 "히히힉." 웃는 장면은 조금 무서웠고, 공유수가 학교가 새롭게 느껴지며 낮은 감탄을 한다는 장면에서는 "아아!"라고 해서 전혀 다른 장면이 그려졌다. 그래도 164쪽에서 외계인이라며 교실에서 겉도는 느낌이던 유수가 같은 반 친구에게 먼저 폰으로 뭘 보는지 물어보고, 자연스럽게 친구도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우리가 나와 너무 달라서 친해지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대에게는 다가갈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고학년 학생들과 책을 함께 읽고서 외계인 챌린지를 함께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를 잘 모르겠고 이해하기 어려운 외계인으로 느껴지는 아이들에게 그것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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