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손 지우 작은책마을 53
최도영 지음, 최민지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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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니 자주 쓰는 말들이 있다. “너네 이제 고학년이잖아.” “4학년이면 글쓰기 숙제 10줄은 쓸 수 있어야죠?” “3학년 앞에서 창피하게 뭐하는 거야.” 등등... 사실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도 세상에 태어난 지 이제 막 10년이 된 아이들인데 나도 모르게 기준을 정해놓고 아이들을 대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숙제 손 지우에는 어른들이 무심코 뱉은 말에 마음을 다친 어린이들이 등장한다. 동네 아주머니, 엄마, 선생님의 말에 상처받은 파마 임금님수호’, 숙제 손 지우지우’, 맞혀 맞혀 다 맞혀다해에게 기발한 일이 생긴다. 그 일들로 인해 어른들의 민낯이 드러나기도 하고 어른들이 잠시 잊고 있던 어린이에 대한 사랑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은 숙제 손 지우. 처음 책 표지를 보았을 때 어떤 의미인지 가늠이 되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라 생각했는데, 읽으면서 가장 뜨끔하고 여러모로 공감이 가는 에피소드였다. 특히 지우가 나는 손만 있으면 되나 봐. 숙제하는 손!’이라고 생각하는 장면을 보니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비친 내 모습이 어떨지 생각하게 되었다. 아무리 모범적인학생이어도, 어른들의 기준에 성실하고 착한학생이어도 어른들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상처받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마 그 말을 내뱉은 어른들도 모두 그런 상처를 받았던 어린이였던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숙제 손 지우에서 지우를 찾으며 걱정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빠릿하게 무엇인가를 해내거나 공부를 잘하거나 운동을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그 무엇을 잘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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