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덴마크 선생님 - 불안과 우울의 시대에 서로 의지하는 법 배우기
정혜선 지음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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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인 올해는 유독 공부의 목표가 대학교라고 하는 학생이 많다. 서울대, 못해도 연고대, 서울에 있는 대학교... 캠브릿지 대학교도 나왔다. 꿈이나 장래 희망이 없다는 대답보다 더 슬펐다. 전공의 개념조차 알지 못하는 학생들이 공부해야 하는 목표를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학생들은 친구의 실수를 고발하고 권위적인 태도에 얌전해지며 책임을 회피한다.

 

  교직 경력이 길진 않지만 나는 늘 한 학년이 세 반이나 네 반으로 이루어진 학급의 담임이었다. 올해 우리 학년은 단 두 반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올해 같은 반 했던 친구 중 반은 내년에 같은 반이 되는 것이다. 친구와 갈등이 있어도 어차피 내년에 같은 반을 해야 하니까 참고 넘겨서 같은 이유로 갈등이 계속되었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그래서 나는 수업 활동에서 경쟁적 요소를 최대한 없애고 학급 전체가 협동할 수 있도록 활동을 구성하려고 노력한다. 나뿐 아니라 많은 교사가 그러고 있다. 학생들이 1등의 뿌듯함보다는 함께 해냈을 때의 기쁨을 알아가길 바라고 있다.

 

  『나의 덴마크 선생님을 읽으며 처음에는 교사인 내가 앞으로 나의 학생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서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되었다. 문제를 직면하고, 그늘진 곳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을 바라보고, 나아가 목소리를 내는 삶.

두려워하지 마. 어떻게 보면 아주 매력적인 시대야.”

기억해야 해. 네가 정치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정치는 언제나 너를 선택한단다.”

앙헬 선생님의 말씀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사실 우리 반 학생들은 예쁜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친구가 용기 내어 발표를 마치면 응원의 박수를 자발적으로 쳐주고, 활동을 먼저 끝낸 학생들은 도움이 필요한 친구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친구의 능력에 순수하게 감탄하고 칭찬을 아낌없이 하기도 한다. 마흔에 가까운 나이에 기꺼이 학생이 되어 배움의 길을 걸어 나간 정혜선 선생님을 응원하며, 예쁜 아이들이 교실 안에서도 밖에서도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나도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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