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의 법칙
전광섭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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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전광섭

 

 

 

 

 

 

날마다 이어지는 일상적인 일도 어떤 때는 어떤 원인과 결과에 의해 생겨난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할때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길을 건넌 뒤, 뒷사람이 차에 부딪칠뻔 했을때 혹시 나를 노린거였는데, 실패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든지,

골목의 CCTV가 회전하고 있음에도 나만을 따라오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거나...

꼭 이런 피해의식이 아니더라도 바로 옆을 스쳐지나가는 사람을 언젠가 다른장소 시간에서 다시 스쳐지나갈지도 모른다는 일련의 상상을 할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주위의 모든것에 민감해져 하나하나 기억하려고 애쓰게 되고, 그러다 어느 순간 내 기억은 온전한 것일까? 되묻게 되기도 한다.

 

이 세상의 모든것들, 살아있는 것, 생명이 없는 것, 모두 '이동'을 한다. 자의든 타의든.

이런 이동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하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 아닐까 싶다.

아무 의미 없는 이동은 없음을 보여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실제 의미를 알수 없는 이동을 발견했을때 느끼는 당혹감등을 표현하고 있다.

 

재호는 사무기계를 개발해 판매하는 회사에 근무한다.

어머니와 교사인 형의 가족과 함께 살며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여자친구 영주도 있다.

모든일이 열심인 그는 회사일에 많은 투자를 한다. 취미도, 생각도 모두 회사의 일을 위한것이다. 아마도 올해 승진시험이 있어 더할것이다. 국내 굴지의 제화회사를 소유한 영주의 집안에서는 그가 회사를 옮겨오기를 바라지만 재호는 자신의 힘으로 영주앞에 당당해지고 싶어한다.

 

다르지 않은 일상속에서 조금씩 그의 물건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가 아끼는 펜이 없어진다. 그러나 펜은 어쩌다 보면 잃어버리기 쉬운 물건이 아닌가? 그러나 그는 그런 작은일에도 신경이 쓰인다. 자신이 승진을 위해 즐겨 읽던 책이 사라지고, 영주가 자신에게 선물한 스카트 폰을 잃어버렸을 때는 자신의 주위를 누군가 감시하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어느날 골목에서 놀던 아이들의 농구공이 자신의 집 마당에 들어갔다는 아이들의 주장앞에 서게 된다. 그는 공을 전혀 보지 못했으며 찾을 수도 없었으나 아이들은 재호가 그 공을 보고 발로 차 마당 안쪽으로 보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나 마침내 자신의 차를 잃어버리고, 눈앞에 있던 물건이 순식간에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는 더 이상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된다.

우연히 창고에서 그 모든 물건을 발견한 그는 범인을 찾기 위해 창고앞에 캠코더를 설치한다.

과연 그가 발견한 범인은 누구였을까?

 

사물의 이동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소설 전체에서 '이동'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곳에서 조차 툭툭 튀어나오곤 한다.

나름 '이동'에 대한 정의와 시각의 정리도자세히 기술되어 있으나, 사실 이 소설의 주제는 사물의 이동에 있다고 볼수 없다.

평범한 한 사람인 재호를 통한 현대인의 심리를 조금은 알아보고자 한 책이 아닌가 싶다.

어쩔 수 없는 강박 속에 자신이 잊고자 하는 것을 무의식중에 이동시킨것은 아닌가?

그 스스로도 그렇게 되묻는다.

 

그렇다면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숨겨둔 이유는? 혹시 물건들에 대한 집착이 그렇게 만든것은 아닐까? 반면에 농구공만은 집착의 대상이 아니어서 끝까지 감출 필요가 없었느지도 몰라. 새로 구입한 스마트 폰 역시 그렇고,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에서는 농구공이나 새로 구입한 스마트폰이 희망이 될 소지가 많았다. 그들을 대하듯 다른 사물들을 대하면 더 이상 불필요한 이동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p284)

 

작가가 무슨말을 하고 싶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그는 이 소설을 통해 사물에 의지하는 현대인을 그리려 했다고 한다.

 

내게 작은 소망이 있다면, 이 글에서 독자들이 결코 '안식'따위는 찾으려고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나는 이 글에서 독자들이 '평안'이라는 단어같은 것을 떠올리기도 원치 않는다. 도리어 많은 불편과 거부감을 느끼기를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깨어 있는 자의 의식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p5)

 

그렇다면 그는 성공했다.

읽는 내내 상당히 불편했으니까...

소설 전체에 나오는 '이동'이라는 단어에 버거움을 느꼈다.

끝으로 달려가기 위한것이었는 지는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이상한 집착이라고 느낄 정도로 '이동'에 너무많은 설명과 묘사를 할애하곤 했다.

마지막 몇페이지의 해결이 없었다면 정말 내 스스로가 어디론가 이동해버렸을 지도 몰랐다.

 

전체적인 글은 무난하고 읽어감에 무리가 없었다.

너무나도 단조로운 일상의 연속이기에 과연 이것이 소설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마지막을 향해가는 하나의 도구들이었다.

지리한 화면들을 소설의 전체적 구조속에 빼곡히 넣은 것은 참으로 탁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나는 내 주위의 사물이 그대로 그 자리에 있는지 다시 확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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