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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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모리사와 아키오

 

 

 

 

타인과 과거는 바꿀 수 없어도, 나와 미래는 바꿀 수 있다. 

인생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p160) 

 

너무나도 아름다운 소설 한편을 만났다. 

제법 페이지수가 나감에도 처음 책을 든 순간부터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소설이었다.  

주인공의 여정을 나도 함께 따라가면서 그가 느끼는 생각과 감정을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이 소설이 영화화가 되었다는데,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었다. 

 

구라시마 에지는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에게 목공일을 가르치며 직업훈련교사로 일하고 있다.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 요코는 지금 악성림프종 말기로 죽음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는 인정하기 싫다. 

 

한때 국어교사였던 스기노 데루오. 

그는 서류조작으로 졸업을 원하는 제자에게 속아 성추행교사로 파면당하게 된다. 가족과 친구들, 모두에게 외면당하고 마약에 손을 대게 되면서 차량털이범 조직안으로까지 들어가게된다. 교도소를 들락날락 하게 되면서 어느 곳에서도 받아 주지 않는 낙인자의 삶은 계속 되고 그는 여전히 차량털이범으로 살아간다. 

 

난바라 신이치. 

그는 여러 직종을 떠돌아다녔다. 지금 하는 이카메시 판매는 그래도 오래하고 있다.  

 

이카메시 판매를 하며 아내 미와를 위해 아름다운 집을 사두며 열심히 일하는 타미야 유지. 

그러나 어느날 출장에서 일찍 돌아온 그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도망쳐나오고 만다. 

 

타쿠야와 나오코는 약혼한 사이이다. 

나오코의 아버지는 바다에 휩쓸려 실종되어 나오코는 어머니와 식당을 한다. 

타쿠야의 부모님도 그만 바다에서 목숨을 잃으셨다.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지낸다. 타쿠야는 나오코의 사라진 보조개를 찾아주는 것이 꿈이다. 

 

요코는 에지에게 두장의 편지를 남긴다. 하나는 자신의 뼈를 고향 우스카 바다에 뿌려달라는 것이었고, 나머지 한장의 편지는 우스마 우체국으로 부쳐져 그곳에 가야만 열어볼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에지는 도아먀에서 우스카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아내가 생전에 같이 여행 가자면 졸라서 샀던 캠핑카를 이제 둘이 아닌 혼자서 타고 여행을 가게 된 것이다. 

 

이렇게 여행을 하며 만나게 되는 사람들. 

그들에게 나애 요코의 생각과 마음은 에지를 통해 그대로 전달되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시켜주는 계기가 된다. 

각자 자신들의 마음속에 해결되지 못했던 응어리들이 에지와 또 그와 함께한 요코와의 만남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풀어져 나가게 되는것이다.  

에지 또한 이런 과정을 통해 요코와의 이별을 찬찬히 이루게 된다. 

요코에 의한 에지의 여행은 그녀가 그에게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었다. 자신의 틀 속에 갇혀있지 말고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는 한걸음을 내딛어주기 바라는 그녀의 작은 소망이었다. 

 

중얼거리면서,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었다. 또 셔츠를 벗고, 티셔츠와 바지만 남겼다. 

........ 

하나 둘 셋 하고 덕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으로 뛰어들면서 차문을 닫았다. 

농밀한 비 냄새에 웃음을 흘리며 심호흡을 한번 하고 나니 이미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다. 

...........
나는 하얀 세상 한가운데서 흠뻑 젖은 채 웃음을 머금었다.
 

더 내려라. 좀 더 내려라. 

빗줄기가 강할수록 내 갑옷은 쉽게 씻겨나갔고, 무방비로 노출된 부분이 따끔거렸다. 하지만 그 고통이야말로 자유의 일부라는 걸 감각적으로 느꼈다. 

............. 

그저 맨발로 문밖에 한 걸음 나오는 것만으로 세상이 이렇게나 달라진다. 이 작은 한걸음이 세상과 나를 바꾸는 기회다. 

단 한 걸음. 

'0'이 아닌 한 걸음. 

그 차이는 무한에 가까울 만큼 거대한지도 모른다. 

내가 바뀌면 미래도... 

바뀌겠지? 요코                                 (p253,254) 

 

마지막 요코의 편지는 마음속 깊이 눈물이 나왔다.  

"당신과의 만남이야말로 내 인생 최고의 기적이었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말의 울림이 크다. 

 

이 책을 덮자말자 옆지기에게 문자를 보냈다. 

"우리 캠핑카 빌려서 여행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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