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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린 채로 행복하게 사는 법
나카무라 진이치.콘도 마코토 지음, 김보곤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지은이 나카무라 진이치, 콘도 마코토
25년전 동생이 암에 걸렸었다. 그때만 해도 암에 걸리면 모두 죽는다고 생각했던때...
갑작스런 일로 우리 가족은 모두 충격이었지만 그래도 의사의 말을 들으며 충실하게 치료를 진행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치료방법이라는 것이 우선 외과적 수술에 의한 암세포 적출, 그리고 항암주사와 방사선 치료였다.
그런데 이 항암제라는 것이 정말 사람을 괴롭게 하는 것이었다.
암세포만을 죽이는 약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빠르게 성장하는 암세포를 표지하는 약이기에 빠르게 성장하는 모든 세포를 공격한다. 머리카락, 점막등. 그리고 지속적인 구토를 유발하고 식욕부진을 일으킨다. 먹지도 못한 상태에서 계속 구토를 하니 나중에는 위액까지 쏟아내고 그로인한 위점막과 식도가 상하는 것은 말할것도 없다. 입안이 모두 헐고, 그야말로 말할수 없는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계속되어지면 암세포가 죽기전에 정상세포가 먼저 죽어버릴것 같았다.
부모님은 이것이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판단하시고, 치료를 중단, 대체요법인 식이요법으로 전환하셨다.
그결과 내 동생은 지금까지 건강하다.
얼마전 친정아버지의 손 근육안에 작은 혹이 생기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통증이 있자 검사를 하셨고, 그것도 악성종양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의사가 말하는 치료방법은 손목절단이었다.
친정아버지는 병원에서 권하는 치료를 거부하시고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건강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신다.
전에 암센터 원장이 나와서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항암제는 독극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항암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3층건물에서 불이 나 밖으로 나갈수도 없고 창문에서 구조를 요청할 상황에 이르렀을때,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가만히 있으면 죽을 것은 뻔하다. 그러면 3층건물에서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죽을 확률이 크다. 그러나 운좋게 조금 다치고 살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그런 상황이 된다면 창문에서 뛰어내리지 않겠는가? 항암제가 독성이 강하지만 사용하는 것은 그런 이치와 같다는 것이다.
이 책은 두사람의 의사가 서로 대담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카무라 진이치는 <편안한 죽음을 맞으려면 의사를 멀리하라> 라는 책을 써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콘도 마코토는 암 방사선 치료 전문가로 유방암의 유방온존요법을 적극 권장하며 <암 방치요법의 이해>라는 책을 썼다. 한마디로 암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암에는 전이암과 유사암 두가지가 있다고 한다.
전이암은 쉽게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암으로 나름 진짜 암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은 발견되면 쉽게 전이가 되기 때문에 치료를 적극적으로 한다고 해서 낫지를 않는다. 다만 치료과정에서 환자의 고통만 가중될 뿐이다.
유사암은 암이기는 하지만 전이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놔두면 조용히 함께 살수 있는 암이다. 그런데 요즘은 조기발견으로 이런 암까지 수술하고 항암제를 맞고 방사선치료를 하니, 오히려 환자의 체력이 저하되어 일찍 죽음에 이르게 된다.
사실 우리가 암에 걸렸을때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를 거부하기란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그것에 대해 문외한이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훨씬 잘 알고 있는 의사에게 모든것을 맡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저자 두사람은 말한다. 의사가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이 암에 걸렸을때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진짜 그들의 의견이라고. 실제로 수술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방사선만으로만 치료하는 의사가 많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도 다른 환자들에게는 적극적인 치료를 권하면서 말이다.
암의 90%는 치료를 안하는 편이 낫다고 한다. 다만 소아암이라든가, 혈액암등은 치료에 대한 반응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흔히 고형암인 위암, 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등은 항암제로는 치료가 안된다고 하다. 항암제의 효과는 종양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것일뿐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치료로 인한 환자의 고통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의사들은 암때문에 고통이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암을 그대로 놔두면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치료약에 의한 고통인데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사 하신 노인들의 몸을 해부해보면 80%가 암세포를 지녔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사망원인은 암이 아니었다. 즉, 유사암은 그저 함께 가는 존재일 뿐인 것이다.
두 의사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암에 걸리는 순간 그냥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할것이니까 남은기간 사람답고 인간답게 생을 마감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암이 많이 진행되어 식사를 더 할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 7일에서 10일이내에 사망한다고 한다. 그때의 죽음은 너무나도 편한 상태에서의 죽음이라고 한다. 나카무라씨는 자신이 치매에 걸리게 된다면 이렇게 곡기를 끊어 조용히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까지 이야기 한다.
웰빙에 이어 이제 웰다잉의 시대이다.
의학의 발달로 우리는 질병을 여러 형태로 치료하려고 노력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려 한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좋은 방법일까? 고통스럽게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과연 아름다운 죽음일까?
내가 암에 걸린다면 아마도 치료에 대해 조금은 머뭇거릴것 같다.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