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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3년 5월
평점 :

지은이, 그린이 하세가와 요시후미
부모님이란 어떤 존재일까요?
저처럼 중년이 된 아줌마에게도 부모님이란 언제나 기댈수 있는 언덕,
달려가 안길수 있는 따뜻한 품,
그리고 부탁하면 무엇이든 들어주고 해결해 줄것 같은 만능박사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더하겠지요?
아빠는 수퍼맨처럼 힘도 세고, 날 괴롭히는 친구들을 모두 혼내줄 것 같고,
엄마는 내가 먹고싶을걸 어찌나 그리 잘알고 만들어주는지,
아프면 내 옆에 꼭 붙어 있어주지요.
요시후미에게도 그런 부모님이 있었지요.
그런데 아빠는 그만 병으로 돌아가셨네요.
그래도 엄마는 언제나 요시후미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어 주십니다.
그런데 그게 꼭 항상 뭔가 아닌듯 하게 만들어 주셔요.같으면서도 다른듯...
요시후미는 친구들 앞에서 조금 창피하게 느끼기도 하지만
엄마의 그런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답니다.
그 일이 있기전에는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할 생각도 전혀 없었어요.
그 일이 있기 전에는...

나는 지금 초등학교 3학년.
화면 가득히 주인공 요시후미의 모습이 보입니다.
첫 장면에서 화면을 가득 채우도록 주인공의 얼굴을 나타낸것은
뒤에 나오는 그의 사연에 비추어 볼때
꿋꿋이 지내려는 어린 요시후미의 의지를 나타낸듯 합니다.
굳게 다문 입술.
전체적인 몸의 크기에 비해 유난히 크게 그려진 얼굴.
똥글똥글 눈에 힘을 준것 같이 씩씩하게 보이도록 애쓰며 표현한 그림입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랑 누나랑 엄마
세 식구만 남았지만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
비록 세 식구이지만 한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을 통해
잘 지내고 있다는 그의 말을 증명하려 합니다.
빈 구석이 없이 화면을 가득 채움으로
그림에서 그냥 느껴지는 그리움마저 없앤 흔적이 보입니다.
화면 오른쪽에 일본 특유의 제사상이 보입니다.
매일 끼니때마다 향을 피우고 명복을 빌지요.
아이들에 비해 엄마의 표정이 밝게 그려진 것으로
엄마가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이 그냥 보여집니다.

엄마는 재봉틀로 옷 만드는 일을 한다.
유도복이나 검도복의 안감을 꿰맨다.
어느 날 나는 엄마에게 말했다.
"마사히로 거 같은 청바지 사고 싶어."
"그래? 청바지라면 사지 않아도 돼.
엄마가 재봉틀로 만들어 줄게."
엄마는 재봉틀로 옷을 만들며 생계를 꾸려 나가는 듯 합니다.
일을 하는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엄마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음날 엄마는 검도복 바지를 만드는 천으로 청바지를 만들어 주었다.
좀 이상했다.
그래도 나는 학교에 입고 갔다.
친구가 말했다.
"그게 뭐야? 청바지 같은데 청바지가 아니네?"
모두 날 보고 웃었다.
검도복 만드는 옷감은 청바지 옷감과 많이 달랐을 거예요.
거기에 엄마는 청바지를 만들어 본적 이 없으니
한마디로 유행하는 스타일이 아니었겠지요?
바지통도 넓고 줄로된 허리띠를 묶은 것이 보이지요?
청색으로 된 바지이니 청바지인데도 청바지가 아닌 그런 모습이지 않았을까요?
요시후미도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그래도 그냥 입고 같것을 보니
엄마의 마음을 아는 착한 아이 같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의 웃음은 기분좋은 일은 아니겠지요?

다음엔 엄마가 체육복 상의를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그것도 와이셔츠 천으로 만들다 보니
아이들 것과는 다른 이상한 형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요시후미의 표정이 울상이 되는 군요.
하지만 이 모든것은 넘길 수 있습니다.
요시후미에게는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어느날,
아빠 참관수업안내문을 받아들고 온 요시후미.
엄마에게 보여드립니다.
엄마는 자신이 가겠다고 말을 하지요.
그러나 모두들 아빠가 올텐데, 자기만 엄마가 오는게 창피했던 요시후미는
안 와도 된다고 엄마에게 말합니다.
그래도 엄마는 자신이 아빠 대신이니까 가겠다고 말하지요.

왜 그랬을까?
그런 생각을 한것 아닌데,그렇게 말해 버렸다.
"나도 다른 애들처럼 아빠가 좋아.
아빠가 왔으면 좋겠어.
아빠 만들어 줘,
뭐든지 만들수 있다고 했잖아.
아빠를 만들어 줘."

엄마가 조금 슬픈 얼굴로 만했다.
"미안하다. 엄마 재봉틀로
아빠는 만들 수 없어."
밥에서 모래 맛이 났다.
그만 원하지 않았던 말을 해버렸습니다.
그런 말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지요.
그런 말이 엄마를 얼마나 슬프게 하는지를 너무나 잘 아는 요시후미...
이번만은 엄마의 얼굴에서도 웃음이 사라집니다.
덩그라니 놓여있는 재봉틀이 더욱 더 외롭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드디어 아빠 참관수업날.
아무도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던 요시후미.
힐끗 뒤를 쳐다 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난걸까요?
초등학교 3학년인 요시후미에게 아빠의 빈자리는 아주 큽니다.
평소에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굿꿋하게 지내다가도
문득문득 아빠의 부재에 외로움을 느끼겠지요.
엄마는 그런 부재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합니다.
아빠의 몫까지 요시후미에게 정성과 사랑을 쏟아붓지요.
아빠의 부재라는 상황을 다르게 바꿀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상황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의 진실성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달될 것입니다.
엄마는 아빠를 만들었을까요?

책 뒷표지의 그림과 글귀를 보면 짐작이 가능하지요?
엄마가 무언가를 만들었음을...
그 진실이 통하여
요시후미는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지은이와 주인공이 이름이 같네요.
자신의 경험담일까요?
그렇다면 정말 좋은 엄마를 두었네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입니다.^^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색과 면으로만 그림의 형태를 잡았습니다.
꼼꼼히 칠하지 않은 듯하면서도 전체 면을 빡빡하게 채우는 채색을 택했습니다.
화면 가득히 그림이 들어 있음에도 물로 농도 조절이 된듯한 수채화가 어둡지 않게 무게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간결하게 표현된 눈, 코, 입으로 섬세한 표정을 잘 살려내었습니다.
쓱쓱쓱 그린것 같아 보이지만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는 섬세한 표현이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