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누구나의 인생 - 상처받고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뜨거운 조언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홍선영 옮김 / 부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지은이  셰릴 스트레이드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어려움에 부딪히곤 한다. 때로는 한바탕의 울음과 분노, 멈출 수 없는 식욕등으로 해소 하기도 하고, 끝없는 가라앉음으로 헤어나지 못할때도 있다. 내 인생만이 이렇듯 참담한걸까, 하늘을 바라보며 원망도 해보고 지인들에게 하소연도 해본다. 다른 사람은 나만큼 불행하지 않은것 같아보이고, 나에게 주어진 삶만이 가장 힘들게 느껴질 때도 많다. 그래도 그 과정중에 우리는 살아나갈 방법을 찾고 또 한걸음 앞으로 나가기 마련이다.

여기 많은 이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슈거가 있다.

 

이 책은 '디어 슈거'로 시작되는 상담칼럼을 모은 책이다. 슈거는 <토치>라는 소설로 알려진 셰릴 스트레이드 이다. 그녀는 기존에 있던 상담칼럼의 새로운 슈거가 되어 달라는 스티브 아몬드(단편소설작가, 에세이스트)의 부탁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녀의 상담칼럼이 다른 것과 다름은 피상적이고 논리적이고 교훈적인 상담이 아니라는 데 있다.

그녀는 상담자와 같이 느끼고, 슬퍼하고, 분노하고,아파한다. 자신의 아픈 기억과 감추고 싶은 기억들, 심지어 알리고 싶지 않은 실수까지도 내어놓으면서 상담자의 마음을 위로하고 있다.

 

하지만 위로는 상대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모두 나눠 주는 것이 위로예요. (p102)

 

그녀는 진정한 위로를 그들에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쉽게 말해, 완벽한 삶이 아니었다.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낸 것도 아니었다. 성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지도 못했다.

할아버지의 성적인 학대, 부모님의 이혼, 첫남편과의 이혼, 사랑하는 엄마의 죽음...

그녀야말로 누군가에게 위로 받아야하는 인생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녀의 조언은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깊이 공감하고 함께 해주는 조언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또 조언을 하면서 이래라 저래라 교훈을 일삼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경위를 충분히 이해해주고 공감한다. 그리고 상담자가 미처 보지 못한 다른 관점을 제시해준다. 그리고 그것을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풀어 목록을 만든다. 목록 만들기를 상당히 좋아한다. 그런데 이 방법이 상당히 효과가 있다. 그래서 상담자가 자신의 상황을 냉정한 위치에서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또한, 그녀의 조언은 재치가 있다. 소설가라서 그런지 말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나다. 그녀의 주옥같은 조언은 내 마음에 울림이 되어 책을 덮고 조용히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용서란, 용서 받은 사람이 당신을 다시 한 번 무참히 짓발고 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닙니다. 용서란 당신이 입은 상처와 피해를 뚜렷이 인식하고 그로 인한 분노나 고통이 삶을 지배하지 않도록, 그 감정이 상대와의 관계를 정의 내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다는 뜻이에요. (p200)

저는 상담 칼럼니스트지 점쟁이가 아니거든요. 저는 수정 구슬이 아니라 단어를 다루는 사람이에요. (p235)

지금의 저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당신 역시 당신이 택하지 않은 삶은 절대 알수 없어요. 우리가 아는 건 자매 삶이 중요하고 아름답다해도 우리것은 아니라는 거예요. 그 삶은 우리가 타지 않은 유령선과 같습니다.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이라곤 해안에서 손을 흔들어 주는 것 뿐이에요. (p257)

 

그녀가 자신의 20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우리 모두가 듣고 싶고 우리의 젊은 시절에 해주고 싶은 말일 것이다.

 

무의미한  하루하루가 쌓여서 의미있는 무언가가 될거야. 고된 웨이트리스 일, 일기 쓰는 시간, 정처없이 오랫동안 헤매는 산책, 시와 단편집과 소설과 죽은 사람들의 일기를 읽고, 섹스와 신에 대해 고민하고, 겨드랑이 털을 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시간. 이런 것들이 모두 모여 네 자신이 될거야. (p367)

 

이 책을 읽으며 잠시 나 또한 위로 받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그녀의 영혼을 담은 글 때문이리라.

 

 

다만, 이 책이 우리나라의 상담칼럼이 아닌 미국의 것이기에 상담내용이 상당히 문화차이가 있다. 우리는 대부분 사랑, 취업, 아이들 문제, 부부간의 문제, 고부갈등, 직장에서의 어려움등이 상담주제가 될텐데, 미국은 우리와 달리 거의 모든 내용이 사랑이 주제이다. 물론 다른 것들도 있지만... 문화가 다르다 보니 헉~ 하는 내용도 많다. 그래서 상담주제 보다는 그것을 풀어나가는 저자의 능력 위주로 책을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이 상담칼럼이 인기를 누렸던 것이고...

 

한가지 에피소드는 내가 이 책 제목만 보고 딸아이 중학교 도서관에 새로운 도서구입목록에 이름을 올렸다가 - 나는 고민을 상담해주는 내용이라고 해서 아이들에게 좋을줄 만 알고 - 책을 받아들고 몇페이지 읽어나간뒤, 화들짝 놀라 얼른 학교에 전화를 걸어 목록에서 빼었다. 그만큼 우리 정서와는 조금 다른 내용이 많다. 아님, 내가 너무 진부한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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